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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천하’ 반전드라마
‘3일 천하’ 반전드라마
  • 김영곤
  • 승인 2020.08.04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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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곤 논설위원
이상직 국회의원
이상직 국회의원

이상직의 반전드라마가‘3일 천하’로 끝났다. 민주당 차기 도당위원장 후보로 지난 27일 단독 등록하고 30일 전격 사퇴했다. 예측불허 돌발 변수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종착역은 어느 정도 예고된 수순 이었다.

대반전의 시작은 지난 25일 주말 전후로 추정된다. 후보 선출을 둘러싼 이상직·김성주 의원의 팽팽한 기싸움이 이 때를 기점으로 이 의원쪽으로 무게추가 기울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상황이 돌변 했는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 의원의 단독 출마로 뜨거웠던 후보선출 문제가 마무리 되자 선거 분위기는 일순 맥이 빠졌다. 뭔가 찜찜하고 이상하리만치 개운치가 않았다.

애초 총선 직후만 해도‘이상직 도당위원장’은 떼어 놓은 당상이었다. 이 때 김성주 의원이 경선 불사를 외치며 출사표를 던짐으로써 2파전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이후 3개월 이상 이상직·김성주 의원을 놓고 의원들이 장고를 거듭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원팀’정신의 합의추대 원칙만 재확인 했을 뿐이다.

그런 가운데 후보등록 당일 김 의원의 갑작스런 하차 소식에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끝까지 출마강행 의사를 굽히지 않았던 그가 하룻밤새 뜻을 접었다. ‘원팀’정신을 훼손하지 않겠다는‘아름다운 양보’로 포장 됐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믿기가 쉽지 않았다. 과정을 복기하면 더욱 그러했다. 후보 등록일이 다가오자 의원들이 막바지 후보 단일화를 시도했다. 지난 20·21일 서울서 모여 이 문제를 집중 논의했지만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추대가 아닌 경선으로 어느 정도 가닥을 잡았다. 실제 이때부터 각 캠프도 경선 준비에 들어갔다고 한다. 주변에선‘원팀’정신의 기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이런 상황에서‘이상직 단일후보’가 급조된 셈이다.

극적인 깜짝카드가 나온 직후 한병도 의원 중재설이 모락모락 피어 올랐다. 한 의원 이야말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내며 문재인 정부에선 전북 최고 실세로 꼽혀왔다. 더구나 그는 이번 전당대회 최고위원에 도전하며 전북 의원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 하듯 이상직 의원도 28일 도의회 회견에서 한 의원과 이 문제를 상의했고,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그를 중심으로‘원팀’정신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원팀’정신 훼손은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김 의원 입장에서도 당시 불출마 결정은‘밑지는 장사’가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끝까지 경선을 관철시켜 승자가 된다 해도‘원팀’정신 훼손이라는 원죄에서 비껴갈 수가 없다. 이럴 바에야 혼전 상황에서 흔쾌히 양보함으로써 이미지 관리뿐 아니라‘댓가’도 기대해 봄직한 승부수 였다는 평가다. 그렇지만 합의 추대가 아니었기에 결국은‘원팀’정신도 훼손되고, 반전드라마 해피엔딩도 볼 수 없었던 것은 아닐까. /김영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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