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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금융소비자보호처장 “금융소비자 보호는 경제정의 이루는 한 축”
김은경 금융소비자보호처장 “금융소비자 보호는 경제정의 이루는 한 축”
  • 전북일보
  • 승인 2020.08.09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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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김준호 선임기자, 정리=김세희 기자
김은경 금융소비자보호처장
김은경 금융소비자보호처장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금융을 한다. 그 만큼 금융소비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다. 금융소비자 보호에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이 있다. 바로 전주 출신 김은경 금융소비자보호처(금소처)장이다. 로스쿨 교수이기도 한 그는 일찍부터 학문적 역량을 통해 금융소비자 보호에 앞장서왔다. 계속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는 이슈를 발굴하고 논문을 써왔다. ‘보험소비자’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학자도 그다. 경제와 경영, 금융부문에도 상당기간 배움을 쌓아왔다. 인터뷰 내내 김 처장은 열정적이었다. 그는 ‘소비자와 시장의 상생’을 금소처 운영의 첫 번째 원칙으로 꼽았다.

 

- 여성 최초로 금감원 부원장 겸 금융소비자보호처 처장으로 임명되셨습니다. 늦었지만 소감 한 말씀.

“사회적으로 ‘금융소비자 보호’가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는 시기에 금융소비자 보호처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더구나 금융소비자보호법이 발의된 후 9년만인 올해 3월에 제정됐습니다. 소비자보호 기능이 강화되는 근거법이 생긴 것입니다. 금소법의 취지에 부합하는 금융소비자보호처가 될 수 있도록 제 역할을 열심히 수행하겠습니다.”

 

-금융소비자보호처의 주요 업무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금소처는 금융감독원 내에서 금융소비자보호 기능을 전담하는 조직입니다. 금융소비자의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고, 피해가 발생할 경우 사후구제를 통해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불완전한 금융상품 판매를 근절하기 위해 관련제도를 개선하고, 금융상품 약관을 심사해 설계상 문제가 없는 지 살핍니다. 금융이용자가 금융서비스에 불만이 있어 민원을 제기하면 분쟁조정사항을 처리하는 업무도 봅니다. 보이스피싱 및 보험사기 대응업무, 대국민 금융교육 등도 수행하고, 소비자에게 위험을 알리는 소비자 경보를 발동하기도 합니다.”

 

-금융소비자보호처가 생기면서 거대 금융사들의 갑질에서 소비자들의 권리가 높아졌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금융소비자와 금융회사의 바람직한 관계는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금융소비자와 금융회사는 상생관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금융상품은 소비자 삶의 질을 제고하고, 바람직한 소비자는 사업자를 가치 있게 만듭니다. 어느 한 쪽에 불이익을 주거나 유리하게 만드는 것은 진정한 금융소비자 보호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금융회사의 불법행위를 엄정하게 대처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금융회사가 자발적으로 소비자를 보호하는 경영문화를 만들어가도록 유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가 최근 라임 무역금융펀드 투자원금 100% 반환 결정을 내렸습니다. 판매사가 투자금 전액을 돌려주라는 결정인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번 건은 금융회사가 금융소비자에게 부실펀드를 판매한 사례입니다. 소비자들은 금융회사가 가진 심각한 하자를 알지 못한 채 계약을 체결해 피해를 입었습니다. 분쟁조정위원회는 이번 건을 두고 사실관계를 면밀히 검토했고, 그 결과 판매사가 펀드 운용과 판매에 관여한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결국 판매사와 소비자 사이에 계약을 취소하고, 원금을 전액 돌려주도록 결정했습니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볼 때 사실관계와 부합하는 법리를 적용해 신속히 피해를 구제하고자 했던 노력의 결과물로 생각합니다. 금융소비자를 적극 보호하려는 의미 있는 결정이기도 하고요.”

 

- 금융소비자 보호 업무를 책임지고 계시는데, 금융기관에서 소비자 보호를 위해 개선해야 할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엇입니까.

“금융회사 직원들 개개인이 금융소비자를 영업대상으로만 생각할 게 아니라, 소비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 합리적인 선택을 도와주려는 태도와 역량을 갖춰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경영진도 확고한 의지를 가져야 합니다. 금융회사의 경영목표와 핵심성과지표(KPI)가 영업이익에 치중되어 있는 한 소비자 보호는 도외시 될 수밖에 없습니다. 경영진들이 앞장서서 소비자 보호가 실질적으로 이루어지도록 KPI 등 경영문화를 개선해야 합니다. 이런 마인드를 가진 경영진이 금융회사를 오래 이끌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하고요. 금소처에서는 금융회사가 소비자보호를 중요시하는 경영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 보이스피싱과 관련한 다양한 예방법이 나와도 더 지능적인 사기수법으로 피해가 그치지 않고 있다.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을 위해 어떤 대책을 세우고 계시는지.

“보이스피싱 피해를 원천 봉쇄하는 방향을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보이스피싱 전화가 걸려오면 통화내용을 분석해 통화자에게 경고를 제공하는 앱을 개발해 운용중입니다. 이같이 보이스피싱 피해를 차단하기 위한 기술발굴을 지속해 나갈 계획입니다. 또 각 금융회사들이 보이스피싱 방지를 위한 보안시스템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대포통장 방지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도록 독려할 계획입니다. 보이스피싱 피해예방을 위한 전국민 대상 홍보활동도 더욱 강화할 예정이고, 경찰청 등 유관기관과의 협업도 지속해 나갈 것입니다.”

 

-자동차 보험 같은 경우, 일반인들이 참 관심이 많습니다. 조언해주실 사항 없으십니까.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때 보장내용이나 보험료 구성에 대해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가입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으신 것 같습니다. 금융거래하실 때 금융상품의 내용을 잘 이해하고 확인해야 자신에게 맞는 필요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고 불필요한 비용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양질의 정보제공을 위해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http://fine.fss.or.kr)을 운용하고 있으며, “금융상품 한눈에” 코너에서 금융회사에서 판매중인 금융상품들의 세부조건을 비교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보도자료를 배포하여 소비자들이 알아두면 좋을 정보를 적시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홈페이지 보도자료에서 ‘자동차보험’을 검색하면 보험가입시 참고할 만한 많은 다양한 꿀팁들이 게재되어 있으며, 지난 6월에도 소비자에게 유익한 자동차보험 특약을 안내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정보들을 잘 이용하시길 권고해 드립니다.”

 

- 금감원 분쟁조정위원과 제재심의위원,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으로 활동하셨습니다. 교수로 재직하시면서 금감원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1999년 독일에서 공부를 끝내고 온 그날부터 연구를 한 것들의 대부분이 ‘소비자보호’였기 때문에 저의 학문적인 배경이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저의 학문적 성과를 실제 제도개선에 반영시키려고 했던 노력들이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 금감원 산하 분쟁조정위원회 및 재제심의위원회에서 위원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소비자를 직접 보호하기 위해 ‘현실참여’에 나선 것으로도 보입니다.

“학회에서 발표를 하거나 국회나 공청회에서 제 의견을 내는 정도만 하는 거죠. 주로 공부에 더 매진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소비자보호의 현장에 나오면 큰 그림 단위의 공부를 해야 합니다. 학교에서 학생들한테 수업할 정도의 지식 갖고는 나와서 얘기 못합니다. 특히 금융은 생물 같이 변화하고 발전합니다. 이 때문에 경제와 실제 사례, 해외 사례도 많이 알아야 합니다. 국내외 자료와 서적을 계속 읽어야 하고 끊임없이 구글링도 해야 합니다. 판례도 많이 분석해봐야 하고요. 정말 단순치가 않습니다. 책임을 지는 위치에서 발언하려면 공부를 정말 많이 해야 합니다.”

 

-석·박사 때 자동차보험법을 전공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법학도에 있어서 주류가 아닐 수도 있는데 선택하신 이유는요.

“제가 개인적으로 인생에서 좋은 선택을 했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법학을 공부한 것과 이 중 보험법을 전공으로 삼은 것입니다. 제가 법학을 공부하는 데는 선친의 영향이 컸습니다. 선생님이셨던 선친은 항상 ‘선한권력’에 대한 말씀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저 역시 그 말씀을 깊이 새겼습니다.‘법을 잘 활용하면 선한권력으로 작용할 수 있겠다’는 깨달음을 얻었고, 법학도의 길로 들러섰습니다.

보험법은 대학 4학년 때 이균성 교수님 연구실에서 조교 생활을 시작하면서 접했습니다. 그저 딱 1년만 이균성 교수님 조교를 하고 대학원을 가면 형법이나 법철학을 전공해야지 했는데, 어느 날 보니 제가 이미 교수님의 학문적인 제자가 되어 있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석사논문으로 자동차책임보험법을 쓰고, 독일로 건너가 박사과정을 밟았습니다. 독일 지도교수인 Lorenz 교수님께서 자동차책임보험에 관한 것을 박사논문 주제로 주셔서 학문적인 연결이 되었습니다. 이런 자연스런 특화과정이 있기도 했지만 사실 그 무엇보다도 보험법은 재미가 있었습니다.”

 

-보험법을 보면 기관하고 소비자하고 관계설정 속에서 이뤄지는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사업자가 상품을 팔 때는 대개 약관을 갖고 팔지만, 소비자는 사업자가 설명해주지 않은 이상 약관의 내용을 알 길이 없습니다. 항상 정보 비대칭 상태인 것입니다. 소비자의 바게닝 파워(bargaining power, 협상력)가 현저히 낮은 거죠. 그래서 우리 같은 학자들이 바게닝 파워를 올려줄 수 있는 역할을 합니다. 끊임없이 논문을 쓰고, 그 논문은 판례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기여합니다. 대법원 판례가 그냥 나오는 게 아닙니다. 저희들이 논문을 쓰면 재판연구관들이 참조해서 학계의 논리를 수렴합니다. 즉 학자들이 소비자와 기관과 관계에서 균형을 잡아가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소비자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학문적으로 근거자료를 만들어주는 거죠.”

 

-처장님 관심은 소비자들의 의식과 권리를 높일 수 있는 길을 찾아주는 데에 있으신 듯합니다.

“그렇습니다. 소비자 권리를 고양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거죠. 지난 2007년 ‘보험소비자’라는 용어를 학회에서 처음 썼는데, 당시 학자들이 학문적이지 않은 용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 용어가 학문용어로 굳혀졌습니다. 그런 새로운 시도들을 끊임없이 해왔습니다. 이런 시도들이 모여고 쌓여야, 결과물을 갖고 소비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드는 거죠. 결국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학문적으로 끊임없는 시도를 하는 것입니다.”

 

-관련해서 소비자 보호처의 기능이 계속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소비자가 바로 국민이기 때문입니다. 즉 국민보호라 할 수 있는 거죠. 특히 금융분야를 눈여겨 봐야 합니다. 금융시장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소비자 보호는 세계적인 트랜드가 됐습니다. 이미 우리나라보다 유럽 국가나 미국같은 나라들은 소비자 보호장치가 잘 구축돼 있습니다. 한국은 지금 보호장치를 구축하는 과정에 있는 것이고요.”

 

-소비자들을 위한 교육기능을 확대하는 일도 필요해보입니다. 특히 금융 분야에서

“금융교육 매우 중요합니다. 금소처 밑에 금융교육국이 있어서 그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라임사태’에서 살펴보니 소비자들께서 대처하는 데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찾아가는 교육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예를 들어 시민들이 모여 있는 장소를 간다던지, 블로그, 유튜브 같은 매체를 통해 접근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사실 초·중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일사일교’ 시스템으로 회사와 학교가 1대 1로 자매결연을 맺어서 교육을 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놨습니다. 그런데 이런 교육들이 잘 돌아가게 하려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합니다. 계층과 성향에 맞게 교육을 하고, 특히 취약계층을 위한 교육에 더 신경을 써야 합니다.

 

-학교에서 교과 프로그램을 개편해 금융교육을 포함시키려는 시도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솔직히 정규 교과 과정에 포함시키는 게 바람직할 것 같습니다. 어릴 때부터 배워야 변화하는 금융상품을 사용하는 데 용이하고, 소비자 문제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인간 생활에서 금융을 피해갈 순 없잖아요.”

 

-임기가 2023년 3월 8일까지입니다. 임기 내 목표가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소비자보호는 경제정의를 이루는 한 축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비자를 향한 사업자의 애정은 다시 소비자의 구매로 이어지고 그것이 다시 사업자의 이익으로 되는 끊임없는 순환체계라고 봅니다.

특별한 외부적 요인이 없다면 이 선순환체계는 상호적인 것이 되며, 결국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공정한 룰 안에서 바르게 대하여야 공정하고 정의로운 관계가 지속됩니다. 이러한 사회로 가는 데에 일조하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금소처장으로서의 목표도 금융회사와 금융소비자가 상호 선순환하는 성숙한 금융시장으로 가는 길목에서 금융소비자보호에 만전을 기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도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코로나19와 폭우로 인해 도민들께서 어려움이 많으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위기를 잘 극복하셔서 활기찬 일상이 회복되기를 기원합니다. 저도 맡은 바 소임을 다하는 것으로써 도민들의 응원에 보답하도록 하겠습니다.”

 

● 김은경 금감원 소비자보호처장은

1965년 전주 출생이며, 7살 때 서울로 건너갔다. 무학여고-한국외국어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학위는 독일 만하임대에서 취득했다.

지난 2006년 3월부터 모교인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올 3월 금융소비자보호처장으로 임명됐다.

김 처장은 금융당국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는 지난 2018년부터 올해까지 금융위원회 옴부즈만으로 활동했으며, 금감원 분쟁조정위원과 제재심의위원을 지냈다.

또 지난해 금융감독원이 꾸린 ‘보험산업 감독혁신 태스크포스(TF)’ 위원으로도 활동하며 약관 개선 부분을 담당했다. 자동차손해배상 진흥원 이사도 지냈으며, 삼성생명, 한화생명 등 주요 보험사의 즉시 연금 관련 분조위에서도 활약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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