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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도서배달’ 서비스 나선 오윤택 김제 희망남포작은도서관장 “독자 찾아가는 능동적 독서운동 시작합니다”
‘무료 도서배달’ 서비스 나선 오윤택 김제 희망남포작은도서관장 “독자 찾아가는 능동적 독서운동 시작합니다”
  • 이용수
  • 승인 2020.08.13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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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하며 시각장애 시련 극복
남포리 홍 반장·상록수로 불려
독자 찾아가는 독서운동 팔 걷어
오윤택 김제 희망남포작은도서관장
오윤택 김제 희망남포작은도서관장

‘때로는 눈먼 이가 보는 이를 위로한다’.

김제 성덕면 남포리의 ‘홍 반장’으로 통했고 남포리의 ‘상록수’로 불리는, 희망남포작은도서관 오윤택 관장(59)의 삶을 그린 책이다. 지난 2008년 희망제작소가 ‘희망을 여는 사람들’ 시리즈로 기획하고 김경환 작가가 글을 썼다. 김 작가는 김제를 오가면서 오 관장을 만났고, 또 그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사람을 멀리하고 싶은 자신에게 오 관장은 ‘돌아오라고, 돌아오라고 손짓했으며’, 회의와 냉소로 가득 찼던 자신에게 ‘긍정과 희망을 가르쳐 주었다’고 회고했다.

책에는 보길도 깡패와 싸웠던 일, 마을에서 도박을 몰아내던 일, 닭고기 가공업체의 대규모 양계장 조성을 막았던 일 등이 담겨있다. 힘없고 가난한 이들의 곁에 서 있었던 오 관장의 모습이 책장마다 빼곡하다.

오 관장은 시각장애를 가지고 태어났다. 어렸을 적 선천성 각막 포도염 진단을 받았다.

“어머니가 저를 안고 전국의 유명한 안과를 다 찾아다녔어요. 소용이 없었지요.”

앞이 보이지 않았기에 모진 시련과 좌절을 겪어야만 했다. 그렇지만 1984년 24세 되던 해 그는 남포청년회와 학생회를 꾸리고 마을문고를 열면서 한줄기 삶의 빛을 찾았다. 남포문고는 2010년 희망남포작은도서관으로 거듭났고, 올해로 37년째 맥을 이어오고 있다. 오 관장은 가난했지만 그 긴 세월 도서관과 살을 부비며 이웃을 위해 헌신했다. 치열하게 봉사하며 ‘내면의 어둠을 이웃에 대한 사랑으로 승화시킨 사람’으로 제법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해보지 않은 일이 없어요. 저에게 봉사는 숙명입니다. 처음에는 희생한다고 여겼는데, 이런 일을 하지 않았더라면 시각장애에 크게 절망해서 잘못된 길로 가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봉사활동이 삶의 지표가 됐고, 오히려 제 삶에 도움을 준 것이죠.”

큰 인연이든 작은 만남이든 귀하게 여기는 오 관장에게 고마운 사람들이 많다. 특히 참좋은마을 이원석 대표를 꼽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남포들녘마을 공동체사업을 하면서 2009년 이원석 대표와 첫 인연을 맺었는데, 지금까지도 마을에 필요한 일이 있으면 달려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오 관장이 늦장가를 들어 잠시 타지 생활을 할 때는 김일주 작가가 남포도서관을 지켰다.

1톤 트럭을 이용해 이동도서관을 운영했었던 오 관장은 이달부터 김일주 작가와 함께 ‘도서배달 원스톱 무료 서비스’를 시작했다. 전화 한 통화면 마을 사람들 집에 찾아가 대여에서 반납까지 해주는 새로운 도전이다.

힘들지 않겠냐고 슬쩍 묻자 “독자에게 찾아가는 능동적인 독서운동입니다. 한번 해봐야죠”라며 웃는 오 관장. 그는 늘 푸른 소나무처럼 여전히, 더불어 사는 세상을 꿈꾸며 희망을 가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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