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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각박해진 ‘추석 나눔’ 속 더 빛나는 ‘작은 나눔’
코로나19로 각박해진 ‘추석 나눔’ 속 더 빛나는 ‘작은 나눔’
  • 김보현
  • 승인 2020.09.23 1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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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타격으로 지정기탁 외 소규모 개인·신규 기부 급감
치킨10마리·남부시장 상인 모금 등 어려움에도 나눔 ‘눈길’
치킨가게 마선희 대표 “생계 어려워도 정 잃고 싶지 않아”
전주 우아동에서 치킨가게를 운영하는 마선희 대표가 추석을 앞두고 지역 한부모가정 아이들을 위해 치킨 10마리를 기부했다.
전주 우아동에서 치킨가게를 운영하는 마선희 대표가 추석을 앞두고 지역 한부모가정 아이들을 위해 치킨 10마리를 기부했다.

“코로나19로 소상공인들에게 정말 절망적이었던 한 해입니다. 그럴수록 이웃간 정을 잃고 싶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로 각박한 세태 속 더 빛나는 작은 나눔들이 추석명절 온기를 더하고 있다.

추석을 일주일 앞둔 지난 22일 전주 우아동에서 특별한 치킨 10마리가 배달됐다. 동네에서 치킨 가게를 운영하는 마선희 씨가 지역 한부모가정 아이들을 위해 무료로 치킨을 튀겨 배달했다.

생계는 여의치 않지만 그나마도 나눔을 할 수 있어 행복하다는 마 씨. 그는 “지난 3월 동네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자마자 수개월간 홀이 텅텅 비었다. ‘이렇게 문을 닫겠구나’ 생각했고 우리 가게뿐만 아니라 모든 상인들이 생존의 기로에 놓인 해였다”며, “큰 어려움을 겪으니 역설적으로 내 주변의 어려움도 보이기 시작하고 눈길이 가더라”고 했다.

마 씨는 “정말 적은 나눔이어서 말하기도 쑥스럽지만 추석을 앞두고 작게라도 지역사회에 베풀고 싶었다”며 “성장기 아이들이 맛있게 먹고 즐거운 명절을 보냈으면 한다”고 했다.

추석특수가 무색해진 전통시장 상인들도 속앓이 대신 도리어 베풀기에 동참했다.

남부시장 청년몰 상인들은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100만 원을 전주시에 기부했다. 박성민 남부시장 청년몰 반장은 “전통시장을 안전하게 만들고 애용하려는 시민들이 있기에 버티고 있다”며, 시민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주 배달업체 기사 A씨도 30여 만원의 성금을 전주시에 전달했다. 모두가 어려운 때에 혹시라도 내 기부가 동종업계 누군가에게 박탈감을 주진 않을까 우려하며 익명을 요구했다.

한편, 전례 없는 감염 사태로 추석 온정은 전반적으로 얼어붙었다. 삶이 팍팍해진 탓에 기업의 지정기탁 외에 개인의 소규모 나눔이나 신규 기부 등이 뚝 떨어지면서 취약계층을 위한 추석나기 기부금이 급감했다.

전북 사랑의열매에 도착한 올 추석맞이 기부금은 23일 기준 지난해 절반도 되지 않는다. 지난해 추석 당일을 2주 앞둔 기간에 9억 8000여만 원이 모였는데, 올해는 4억 7000만 원가량이다. 일주일 기간이 남았지만 기부 속도가 떨어져 만회는 어려운 상황이다.

전주시 역시 추석 기부금이 전년대비 크게 감소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지난해 3억 1200만 원으로 7000여 명 한부모·장애인·독거노인 등 가정에 추석음식과 환절기 물품을 전달했지만, 올해 2억 안팎이 기부된 상태다. 시는 자체 기부와 독려로 기부를 확대하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취약계층은 증가한 상태여서 민족 대명절 기간 행정 복지에서 소외되는 주민은 없을지 우려하고 있다.

전북 사랑의열매와 전주시 관계자들은 “올 상반기 코로나19 관련 기부가 집중되기도 했고, 계속된 경제침체로 추석맞이 기부가 저조한 상황이다. 매년 기부를 이어온 기업·단체들도 어려운 상황에서 평범한 시민들의 나눔 동참은 더욱 감동을 주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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