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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치 전적지, 구체성 보완·주민 관심 높여 사적 지정 나서자”
“웅치 전적지, 구체성 보완·주민 관심 높여 사적 지정 나서자”
  • 천경석
  • 승인 2020.09.27 1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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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치 전적지 국가지정문화재 승격을 위한 재조명 학술대회 종합토론
웅치 전적지 국가지정문화재 승격을 위한 재조명 학술대회가 전북도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25일 좌장인 이재운 전주대학교 교수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열띤 토론을 펼치고 있다. 조현욱 기자
웅치 전적지 국가지정문화재 승격을 위한 재조명 학술대회가 전북도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25일 좌장인 이재운 전주대학교 교수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열띤 토론을 펼치고 있다. 조현욱 기자

‘웅치 전적지 국가지정문화재 승격을 위한 재조명 학술대회’ 주제 발표에 이어 진행된 종합 토론에서는 전문가들의 날카로운 의견들이 게재됐다. 논의 과정에서 의견이 충돌하거나 대립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전북의 숭고한 역사인 웅치 전적지를 사적으로 승격해야 한다는 마음은 하나였다.

이날 토론에는 이재운 전주대 교수가 좌장으로, 조법종 우석대 교수, 김종수 군산대 교수, 이동희 전주역사박물관장, 김주성 전주교대 교수, 홍성덕 전주대 교수, 이경찬 원광대 교수, 이경재 전북일보 객원논설위원이 참여했다. 앞서 진행된 주제발표에 참여한 하태규 교수와 천선행 원장, 심정민 교수, 남해경 교수도 토론에 함께 참여해 웅치 전적지 국가지정문화재 승격을 위한 의견을 밝혔다.

토론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사적 지정을 위해 웅치 전적지에 대한 학술적·역사적 구체성을 보완하고, 특히 해당 지역 주민들의 관심을 끌어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아울러 그간 제기됐던 문화재 관련 지역주민 간의 갈등을 봉합하고, 한마음으로 추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재운(좌장)= 주제발표와 관련해 토론을 먼저 진행하고, 그 이후에 일반토론을 진행하겠습니다.

△김종수= 사적 지정을 추진하면서 아쉬운 부분은, 웅치 전투에서 전적지뿐 아니라 전투에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돌아가신 이름도, 명예도 없는 무명(無名) 용사들이다. 이름도 남기지 못하고 돌아가신 분들을 발굴해서 이름을 새기는 일도 중요한 일 아닌가 싶다. 또, 역사에는 사료가 상당히 중요한데, 사료에 대해서도 면밀히 검토하고 확인해야 할 것 같다.

△하태규= 웅치 전투에서 참전한 분들 연구도 진행했었다. 문제는 당시 전사 기록이 부족하다는 데 있다. 특히 임진왜란 초기 호남방어기에는 문헌 자료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웅치 전투가 어떤 전투인가를 다루는 문헌은 많다. 다른 전투보다 기록이 풍부하다고 볼 수 있다.

△이경찬= 실질적인 접근 방법에서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결국 문화재라는 것은 땅이나 물건을 지정하는 것이다. 사건이나 역사적 기록은 뒷받침하는 내용일 뿐. 이러한 유물이 명확히 표출되지 않으면 근거가 될 수 없다. 웅치 전투는 현재까지도 명확지 않은 부분이 많다. 전반적인 범위 설정도 어려운 실정이다. 좁은 구역이어도 명확히 성격이 규명된 곳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사적지정이라는 것은 이론적 문제가 아니라 현실적인 문제다. 학술적 가치와 사적 지정은 다른 문제로 볼 수 있다. 가치에 대해 깎아내리는 것이 아니라 보다 실질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이재운= 실질적으로 사적 지정 문제를 지적한 것 같다. 웅치 전투가 전개됐던 곳을 확실히 지목할 수 있는 실질적 증빙자료 등이 필요하다. 추정만으로 사적 지정은 어려운 측면이 있기 때문에 심도 깊은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홍성덕= 임진왜란 전적지를 평가할 때 전투라는 개념에서 승패를 먼저 생각하는 인식이 강한 것 같다. 웅치 전투는 치열했지만, 패배한 전투처럼 여겨지는데, 이는 모든 전적지가 가진 한계이기도 하다. 전투 자체 승패가 아닌, 전투에 참여한 사람들의 정신을 가치 개념으로 등장토록 해야 한다. 호국(護國)이라는 큰 틀에서 전적지를 평가한다면, 다양한 활용방안이 고려될 수 있다. 또한, 완주와 진안이라는 전적지의 지리적 개념을 포괄적으로 볼 때, 대전현충원부터 임실호국원까지 이어지는 호국 루트를 개발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 지자체에서 추진하는 다양한 길 관련 사업들과 연계해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재운= 맞는 말씀이다. 역사에서 승리한 전투는 크게 주목받고, 패배한 전투는 그렇지 않다. 승패는 별 의미가 없다고 봐야 한다. 동학농민혁명도 승리하지 못한 전투이지만, 국가가 사적으로 지정하고 관리하는 것을 봐도 그렇다.

△조법종= 역사적 사건과 현장에 대한 기억을 어떻게 계승할 것인지 논의하고 싶다. 특히 교육이라는 관점에서 말하고 싶다. 웅치 전투도 우리 지역에서 벌어진 사건이지만 지역민들이 오히려 모르는 경우가 많다. 웅치 전투로 상징되는 호국의 역사를 학생들과 지역민이 알아야 한다. 가장 쉽게 알릴 방법은 최근 각 지자체에서 지역의 역사를 홍보하고 알리는 지역사 교재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또 지역민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서는 주민들이 해당 사업에 참여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김주성= 사적 지정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홍보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지역 교과서가 있다. 지역 교과서에 웅치와 이치, 안덕원 등을 소개하면 굉장한 효과가 나올 것이다. 이러한 부분은 전북도와 시군에서 즉시 추진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전문가의 시각이 아닌 일반 도민들의 시각으로 다가가야 한다. 예능처럼 쉬운 방식으로 설명하고 알리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

△이경재= 웅치 전투를 패전이라고 보지 않는다. 다소 왜군에 밀린 전투이지만, 웅치 전투가 있었기에 안덕원에서의 승리가 있었고, 호남을 구할 수 있었다. 기회를 제공한 전투라고 본다. 그리고 지역 간의 갈등에 대해서도 말하고 싶다. 현재 웅치 전적지와 관련해 완주군과 진안군 주민들이 다소 논란이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모습이 연출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동학농민혁명 기념일 지정도 10년 넘게 걸렸다. 지역 갈등 때문이다. 웅치 전적지 관련해서는 그러한 모습이 보이지 않도록 사적 지정 이후에 활용 방안을 협의하는 것으로 정하고, 각 지자체가 한 발짝 물러선 후 추진 과정에서는 전문가 집단에 맡겨줘야 한다.

△이동희= 웅치전적지 사적 지정에 있어서 구체성이 빈약해 보인다. 웅치 전투를 계기로 전라도, 나아가 조선을 구했다. 일본에서는 웅치·이치 전투를 3대 대첩으로 꼽는 경우도 있다. 그러한 점들을 부각하고, 모자란 점을 보완해야 한다. 더 나아가서는 웅치전투를 계기로 전라도 역사에 대한 정명 운동도 필요하다. 전북이 충절의 고장이기도 한 만큼, 박물관이나 교육, 탐방 등을 총괄하는 본부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웅치전적지 뿐만 아니라 소외된 다른 부분도 관심을 두는 계기를 만들기 바란다.

△이재운= 토론에서 느꼈듯 앞으로 가야 할 산들이 많은 것 같다. 모두 마음을 모아주셔야 가능한 부분으로 보인다. 특히, 서로 입장을 헤아리지 않고 자신만 맞는다고 여기면 나아갈 수 없다. 당분간 학자, 전문가들이 연구와 조율을 통해 합치점을 만들어낼 때까지 한발 물러서서 기다려주셨으면 좋겠다. 분쟁과 갈등이 생기면 시작하지 않음만 못하다. 지금부터 시작으로 볼 수 있다. 차분히 준비하면 웅치전적지 국가지정문화재 지정도 멀지 않은 것 같다. 전라북도, 완주군, 진안군 모두 마음을 합해 추진하는 데 응원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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