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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특집] 집안에서 보내는 연휴, 책 속으로 여행 떠나기
[추석 특집] 집안에서 보내는 연휴, 책 속으로 여행 떠나기
  • 김태경
  • 승인 2020.09.28 1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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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전주독서대전 기획전시 ‘무형문화재가 소개하는 한 권의 책’
대한민국·전라북도 무형문화재 명인·명장, 시민들에게 책 소개

집안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책은 우리 삶에 사색의 시간이 된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 했던가. 더욱이 대한민국과 전라북도의 무형문화재 명인·명장이 추천하는 책에는 과거와 미래를 잇는 힘이 있다.

전주시는 9월‘2020전주독서대전’과 연계해 송천도서관 앞마당에서 ‘책으로 만나는 무형문화재’를 주제로 한 기획전시전을 열었다. 이 계절, 인생살이의 지혜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책 속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예술이 추구해야 할 아름다움이란

-문정근 전라북도무형문화재 제52호 전라삼현승무 보유자

우리는 어떤 아름다움을 추구해야 할까. 그리고 예술이란 어떤 가치를 지향해야 할까.

예술이라는 인간 활동과 그것이 지향하는 가치에 대한 학문적 성찰, 이게 바로 ‘미학’의 정의다. 미학이 철학적 학문의 한 분야로서 끊임없이 연구되고 발전돼 오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문환 편 <미학의 이해>(문예출판사, 1996)는 이와 연관된 사전을 자료로 삼아 보편적인 지식을 체계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 보편타당한 예술철학을 통해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전달해 주는 책이다.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국악 이론

-왕기석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2호 판소리 수궁가 보유자

어느 누구도 ‘국악’의 당위성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국악의 맛과 멋을 제대로 알고 누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

국악의 당위성과 제대로 된 이해 사이의 간격을 메꿔줄 책이 있다. 이성재가 쓴 <재미있는 우리 국악 이야기>(서해문집, 2006)는 청소년과 어른 등 모든 세대를 아우르며 국악에 대한 선입견을 바로 잡아 줄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본 만큼 느끼고, 느낀 만큼 행복하다”는 감상을 전한다. 40여년간 무대 위에서 전통예술 판소리를 구현하며 체득한 나의 지론이다.

 

△생각, 창조적 발상의 원천을 밝히다

-김무철 전라북도무형문화재 제44호 한량무 보유자

내 책장에는 무용과 연출 그리고 문화인류학에 관련된 책이 꽂혀 있다. 그 중 눈에 들어온 <생각의 탄생>(에코의 서재, 2007)은 역사적으로 위대한 인물들의 공통점에 대해 “생각과 실천의 반복이 창조적 발상의 원천”이라고 이야기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리처드 파인만, 제인 구달, 스트라빈스키, 마사그라함, 피카소 등 창조적이었던 사람들이 상상력을 어떻게 학습하고 만드는지 책은 기록하고 있다.

‘춤작업’ 역시 감각적 인상과 느낌, 지식과 기억(경험) 등이 다양하면서도 통합적인 방법으로 결합됐을 때 비로소 밝게 빛을 발한다.

 

△전통회화로 읽는 역사와 시대 풍경

-엄재수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10-2호 선자장(합죽선)

서양의 그림을 해석하고 설명하는 책은 흔하게 접할 수 있다. 그러나 과거 우리나라의 풍경을 담은 한국화의 명작을 해석하고 설명하는 책은 많지 않은 듯하다. 한국화를 어떻게 볼 것이며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지를 설명해놓은 책을 찾아봤다.

미술사가 오주석 선생이 쓴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신구문화사, 2018)에서는 예술품을 통해 당시 사람들의 생각과 시대정신을 읽는 방법을 안내해준다.

“당시의 시대상과 생활상을 견주어 보며 그림을 읽는다”는 표현에 걸맞는 상세한 설명이 인상적이다.

 

△작품을 바로 보기 위한 안목의 필요성

-김혜미자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60호 색지장(색지공예)

모든 예술품은 그것을 봐주는 독자의 눈에 의하여 명품이 되기도 하고 그냥 묻히기도 한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쓴 유홍준 교수가 ‘미(美)’를 보는 안목을 전한다. <미를 보는 눈 - 국보순례+명작순례+안목>(눌와, 2018)에는 하나의 예술품이 완성되는 과정과 그를 둘러싼 시대상황, 그리고 사람들의 노력을 세세하게 기록했다.

뛰어난 안목에 의해 오늘날까지 사랑받는 여러 작품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가 만든 작품도 누군가의 눈에 담기고 오래도록 아름답게 기억되기를 소망했다.

 

△바쁜 일상 속 우리 삶을 돌아보는 법

-김소영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2호 판소리(수궁가)

역사는 오늘날 우리들이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좋은 선생님이다. 동양 역사서의 근간이라는 가치를 지닌 사마천의 <사기>를 통해 바쁜 일상 속 우리 삶을 돌아보자.

이 책을 읽으면 판소리에 등장하는 여러 이야기를 공감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샘솟고 인간학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처음엔 고루한 옛 이야기라는 생각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할 수 있지만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책 속에 빠져들어 독서 자체에 몰입하게 될 것이다. 무궁무진한 우리 국악의 세계처럼 말이다.

 

△젊은 날 고뇌를 잊게 해준 희망 심기

-방화선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10호 선자장

젊은 시절, 힘들고 어려운 일에 떠밀린 어느 날 우연히 책방에 들렀다가 김한길 작가가 쓴 에세이 <눈뜨면 없어라>(해냄출판사, 2011)를 사 읽었다. 이 책에 담긴 젊은 날 청춘들의 방황과 고뇌는 내 인생에 큰 영향을 줬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이 세상에서 내가 제일 힘들고 고통스러운 줄 알았다. 하지만 책 속의 이들이 견뎌 나가는 하루하루의 삶을 읽으면서 나는 젊은 시절의 용기를 잃지 않고 새로운 희망을 다질 수 있었다.

요즘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오늘을 좀 더 현명하게 살면서 ‘희망’이라는 나무도 함께 심어 보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근대 전라북도의 시대적 흐름 한눈에

-강정열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 산조 및 병창 예능보유자

이제는 많이 사라져 찾아보기 어려워진 전통생활과 풍물을 기록한 책이 있다. 이규헌의 <사진으로 보는 근대한국-산하와 풍물>(서문당, 1986)편에는 우리 민족적 자아를 발견할 수 있는 사진 자료가 많다.

30년도 더 지났지만 이 책을 선물 받았을 당시를 생각하며 서재에 귀중하게 보관해두었다. 근대 우리나라 역사를 알고 당시 전라북도의 시대적 흐름을 짐작케 하는 자료가 된다.

전통의 맥을 잇는 작업은 매우 중요하다. 옛 어른들의 삶은 오늘날 우리들이 만들어갈 새로운 역사에 지침을 준다.

 

△팍팍한 현실에 환기가 돼주는 책

-김영희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14호 시조창(완제)

전숙영 시집 <가슴앓이>(청어, 2017)는 현재를 살아가면서 생활에 어려움을 느낄 때마다 내게 마음의 위안이 되는 책이다. 순수하고 맑은 인간세상을 그리워질 때도 마음을 달래준다.

‘시’가 시각으로 읽히면서 가슴을 울린다면 ‘시조’는 청각으로 울림을 주는 ‘말의 굿’이다.

살다가 막연히 답답함을 느끼고 생활이 팍팍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독서는 우리네 삶에 환기가 되고 새 기운을 가져다준다.

 

△지도자의 책무와 고민, 큰 울림으로

-조정형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6-2호 향토술담그기(이강주)

‘리더십’이 화두다.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위해서는 권모술수 같은 여우의 책략과 사자의 용먕함이 필요한 법이다.

16세기 이탈리아의 정치이론가 마키아벨리가 쓴 정치철학의 고전 <군주론>에서 전하는 지도자의 책무와 고민이 오늘날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정치는 도덕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필요에 따라서는 그럴 필요가 있다고 마키아벨리는 말한다. 이 같은 주장은 현대의 지도자들이 리더십의 기술을 배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 국악의 정서와 친해지는 시간

-이선수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8호 가곡(여창)

국악을 감상하는 초심자의 마음으로 국악의 길을 안내해주는 책이 있다. 국립국악원 학예연구관을 역임하고 대학에서 국악이론을 가르친 송혜진 교수가 쓴 책 <국악 이렇게 들어보세요>(다른세상, 2002)다.

친언니처럼 조곤조곤한 말투로 우리 음악의 정서와 지식을 소개하고 있어 국악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 어떻게 감상해야 하는지 배우고 싶다면 이 책과 친해져보자.

이와 더불어 사람들에게 부대껴 극심한 피로를 느끼는 날이면 "이 풍우에 오기만 한다면 평생의 연분으로 알겠노라"는 여인의 마음과 "비바람 아니라 천지가 바뀌어도 사랑의 약속 만큼은 지키겠노라"는 사나이의 맹세가 교차되는 여창가곡 '우락'의 가락을 들어보길 권한다. 장마철의 눅눅함도 깨끗이 씻어버린다.

 

△사진으로 만나는 70~80년대 한국의 예인들

-지성자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40호 가야금 산조 보유자

사진작가 김수남이 70~80년대 한국의 예인들을 소개한다. 그는 우리 전통의 맥을 이어온 이들을 만나고 그에 얽힌 추억을 꾸밈없는 소감으로 풀어냈다.

<아름다움을 훔치다>(디새집, 2004)라는 제목의 책에는 제주 큰심방 안사인, 1인 창무극의 공옥진, 한말 최후의 광대 이동안, 서해안 배연신굿의 김금화, 동편제와 서편제를 아우르던 소리꾼 김소희, 도살풀이의 명무 김숙자, 범패와 영산재의 박송암, 동해안굿의 신석남, 승무의 한영숙, 가야금 산조의 명인 성금연, 밀양 양반춤의 하보경 선생의 열한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젊은이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시

-최동식 전라북도무형문화재 제12-5호 악기장(거문고)

세월을 막을 수 있는 자는 없다. 하지만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고 책은 종이가 바랠수록 읽는 맛이 깊어진다.

젊을 때부터 읽었던 책 중에 지금까지도 강렬하게 남아있는 작품으로 김소월의 <진달래꽃>을 보여주고 싶다. 많은 젊은이들에게 칭찬과 격려를 전하고 싶은 마음이다.

50년 넘게 현악기 제작을 해오면서 작업을 쉴 때면 많은 시를 읽으며 마음의 안정을 찾곤 했다. 편안한 정서는 진정한 기쁨을 주고, 다시 작업에 몰두할 수 있는 힘이 됐다.

 

△삶의 무게, 그리고 다시 피어날 꽃

-김해순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7-3호 김제농악 보유자(설장고)

“좋은 날도 나쁜 날도 종국에는 흘러간다. 그늘도 음지도 해가 들면 다시 꽃을 피운다.”

조선후기 신유년 천주교 박해로 하루아침에 패가망신하고 제주도 유배길에 오른 여인은 어린 자식을 홀로 남겨 두고 떠나가면서 이렇게 되뇌인다.

조선후기 명문가에서 태어났으나 가문의 몰락을 겪고 관노비로 살아야 했던 정난주의 비극적 인생을 그린 장편소설 <난주>를 쓴 김소윤 작가는 이 작품으로 제6회 제주 4.3평화문학상을 수상했다.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삶의 무게를 가늠하게 하는 이 이야기는 개인과 시대에게 닥친 역경을 딛고 내일에 대한 희망을 계획하게 하는 힘을 준다.

 

△한일관계의 어제와 오늘을 돌아보다

-김동식 국가무형문화재 128호 선자장 보유자

한국과 가까우면서도 먼 나라 ‘일본’을 이해하는 일은 필요하지만 쉽지만은 않다. 친한 것 같이 대하다가도 조금만 빈틈이 보이면 항상 야욕을 드러내기 때문이 아닐까.

참 알 수 없는 나라 일본이지만, 우리가 먼저 알고 대비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이런 생각에 공감한다면 인류학자 루스 베네딕트의 저서 <국화와 칼>을 읽어보는 게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일본인의 이중적이면서도 모순적인 특성을 간파한 명저로 꼽힌다. 일본의 문화를 두고 ‘손에는 아름다운 국화, 허리에는 차가운 칼을 찬 일본인’이라는 냉철한 결론이 오늘날의 한일관계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한다.

 

△누가 비정상에게 손가락질하는가

-김옥수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36호 석장(석조각)

우리 사회에서 ‘난장이’가 설 곳은 어디인가.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는 잣대는 누가 정했는가.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 마주쳐야 하는 사회의 민낯을 이 이야기에서 봤다.

조세희 작가가 쓴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서는 사회가 규정하는 ‘비정상’의 남성이 ‘정상’의 여성을 만나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아 훌륭하게 키워낸다. 이 과정은 나에게 큰 울림을 줬다. 사회가 손가락질하는 ‘난장이’지만 훌륭한 자식을 키워낸 훌륭한 아버지임이 분명하다.

그들이 꿈꾸는 “모두에게 할 일을 주고, 일한 대가로 먹고 입고, 누구나 다 자식을 공부시키며 이웃을 사랑하는 세계”가 더 이상 허상이 아니라 당연한 일이 됐으면 한다.

 

△오늘날 교육 현실에 꼭 맞는 인격 수양서

-이길주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47호 호남산조춤(산조춤)

<명심보감>을 읽으며 유교의 바탕원리를 근간으로 학문을 닦고 인격을 수양했던 선조들의 지혜를 배운다.

명나라 ‘범립’이 저술한 것을 고려 충렬왕 때 예문관 제학을 지낸 추적이 우리나라 교육 현실에 맞춰 편찬한 인격 수양서가 오늘날까지 전해지며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주로 조선시대 때 가정에서나 서당에서 어린이들에게 인, 의, 예, 효를 가르치기 위해 읽혔는데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한 교양서로서도 손색이 없다.

 

△사회생활과 영업의 기본이 궁금하다면

-고수환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12-4호 악기장(가야금)

평소 나는 수필과 같이 가슴에 직접적으로 연결되고 우리 삶에 밀접한 이야기를 즐겨 읽는다.

‘누구와 점심을 먹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는 말이 있다. 내가 생각하는 ‘영업’의 핵심은 사람과 사람의 교우를 다지는 일인데, 이는 70년 넘게 내가 지켜온 삶의 자세와도 연관이 있다.

임진환이 쓴 <영업은 배반하지 않는다>(쌤앤파커스, 2016)를 읽으면 ‘영업’이 물건을 사고파는 일 말고도 서로의 마음을 밝혀주는 과정이라는 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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