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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과 김석철의 꿈
새만금과 김석철의 꿈
  • 김은정
  • 승인 2020.10.29 2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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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선임기자
삽화=권휘원 화백
삽화=권휘원 화백

4년 전 타계한 김석철은 일찍부터 도시 설계에 주목해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건축가였다. 스스로 ‘건축설계보다 여의도 마스터플랜 같은 도시설계에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할 정도였으니 도시 설계에 쏟았던 그의 열정이 얼마나 컸는지 짐작할 수 있다. 서울예술의전당, 제주영화박물관,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한국예술종합학교 등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건축물 말고도 여의도프로젝트나 경주 보문단지, 인천 밀라노디자인시티, 남예멘의 옛 수도 아덴과 아제르바이잔 바쿠의 신도시 설계 등으로 이름을 널리 알린 것도 그 덕분이다.

그가 내놓았던 도시 설계의 집적물이 있다. 그의 명저가 된 <희망의 한반도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한계에 이른 한반도의 공간구조를 재편하고 새로운 도시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거시적 안목으로 천착해온 그의 공간 설계물들은 대부분 주목을 모았다. 그중에서도 ‘새만금 바다도시와 호남평야의 도시연합’은 갈등과 대립으로 이어져 온 새만금 개발 논쟁만큼이나 뜨거운 이슈를 불러왔다.

개발 초기부터 새만금을 주목해온 그에게 새만금의 미래는 ‘황해공동체의 공동시장과 물류기지, 사계절 관광단지’였다. 그는 ‘항만 역할을 한 적이 없지만 항만으로서 서해안 어디보다 좋은 조건을 갖고 있는 새만금의 잠재력’을 주목했다. 항만 물류의 국내외 여건이 변화하고 있는 환경에서 부산이나 광양이 컨네이너 중심 허브 항으로 동북아 권역 화물에 대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중국경제가 급부상하면서 증가하게 될 중국 북안도시권으로의 항만 물량에 대비해 서해안에 새로운 거점 항만이 필요하다는 그의 분석은 설득력이 있었다.

눈길을 끌었던 내용은 또 있었다. 이 모든 새만금 미래의 기반을 수질문제에 두었던 점이다. 그의 제안은 구체적인 실행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아마도 당시, 입 밖으로 꺼내는 일조차 금기시했던 ‘해수유통’의 논리를 담았던 것도 그의 제안을 진전시키는데 걸림돌이 되었을 것이다.

지난 20년 동안 논란이 되어온 새만금 수질과 해수유통이 다시 논쟁의 중심에 섰다. 환경부의 ‘새만금 수질대책 평가 보고서’를 통해 10년 동안 3조원을 투입했지만 새만금 수질이 더 악화됐다는 결과가 공개되면서다. 담수화를 진전시킨다면 목표수질을 확보할 수 없다는 환경단체와 새만금 내부 개발 지연을 내세우는 전라북도가 ‘해수유통’을 두고 서로 다른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한국형 그린뉴딜의 모델’로 만들자는 꿈을 내걸고도 새만금의 미래가 다시 부유하고 있다. /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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