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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이 바라본 전주세계소리축제] 폐막공연 청년 뮤지션의 NEW 시나위
[전문가들이 바라본 전주세계소리축제] 폐막공연 청년 뮤지션의 NEW 시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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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1.19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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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민(음악평론가/월간객석 편집장)

개막공연 ‘_잇다’가 온라인으로 세계 여러 곳의 음악가들을 이은 합동 공연이었다면, 폐막 공연 ‘판소리에 덧입혀진 청년 뮤지션들의 NEW시나위’은 전북 청년 60명이 한 무대에서 이어진 시간이었다.

다섯 명의 판소리 가수와 국악기가 중심에 있고, 드럼, 피아노, 전자악기, 기타, 베이스, 바이올린, 첼로, 콘트라베이스, 색소폰, 트럼펫, 호른, 트럼본, 튜바 등의 서양악기가 가세했다. 소리꾼과 국악기가 중심을 잡았고 중간마다 락과 클래식 등이 들려왔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공연은 남다른 음악 구성력과 미디어를 통한 대중적 접근력을 보여준 시간이었다. 국악은 ‘새로운 음악’과 ‘새로운 대중’을 늘 고민하는데, 이를 위한 여러 해답 중 하나를 본 셈이다.

무엇보다 ‘NEW시나위’라는 공연 제목처럼 민속음악 시나위에 담긴 즉흥성과 그 순간의 감수성을 잘 드러낸 무대였다. 박재천 집행위원장은 이러한 시나위 부대의 대장 노릇을 톡톡히 했다. 대열의 앞에 선 그는 ‘그대들의 즉흥성을 발하라!’라는 수신호로 개인과 앙상블을 지목하고, 그들의 음악을 끄집어내어 개인과 개인이, 혹은 앙상블과 앙상블 사이의 소리를 연결한다. 말그대로 ‘잇다’였다. 번호표를 높게 들어 올릴 때마다, 그 숫자와 약속이 된 음악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그 역시 즉흥성에 기반했고, 서로 다른 소리가 상충할 때에도 그 사이로 기막히게 묘한 길을 냈다.

악기 연주와 판소리, 다시 악기 연주와 판소리가 이어지는 흐름이었다. 악기들이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소리들을 보여주고 어느 순간 소리꾼을 전방에 내세운다. 중간마다 흥보가, 적벽가, 춘향가, 심청가, 수궁가의 눈대목이 들려왔다. 그러고 나서 판소리의 눈대목이 시작된다. 소리꾼들은 가사 전달보다는 판소리가 지금까지 잊고 있던 흥을 접속하며 악기 군단과 판을 벌였다.

이러한 공연 실황을 집에 앉아 노트북으로 관람했다. 영상도 일반 영상과 360도 VR영상으로 나뉘어 송출되었다. 일반 영상에서도 카메라 워킹을 다양하게 하여 전체와 부분을 잘 보여준다. 중간마다 VR 영상을 통해 무대의 곳곳을, 360도 회전시키며 돌려보았다. 옆의 댓글창에서는 ‘NEW시나위’에 놀라는 이들의 감탄사가 연신 오른다. “이번 소리축제로 전 아쟁의 매력에 푹 빠졌어요”(푸른하늘), “이렇게도 음악이 되네요(feelLeeLee Lee)”

송현민(음악평론가/월간객석 편집장)
송현민(음악평론가/월간객석 편집장)

이번 공연의 성과는 간단하다. 무대 위의 음악가들을 잘 잇고, 음악의 장르를 잘 잇고, 무대와 관객들을 잘 이은 것이다. 국악이 지금까지 꿈꿔온 ‘이음의 목마름’을 적셔준 공연이었다. 내년에도 이 공연을 다시 보고 싶다. 대신 관객석에 앉아 360도 VR로 무대를 구석구석 훑으며 보고 싶다. 우리가 잊고 있던 전통음악의 즉흥성과 현장의 기술력이 접목된, 이 시대 ‘청년테크놀로지’를 다시 한번 느끼고 싶다. /송현민(음악평론가/월간객석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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