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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울 정미경 화가, 전주 교동미술관에서 28번째 전시회
하울 정미경 화가, 전주 교동미술관에서 28번째 전시회
  • 국승호
  • 승인 2020.11.24 2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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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따라서 변하는 욕심 속 물감의 장난, 그것이 인생
물감으로 표현한 사유, 함께 감상
하울 정미경 작품전시 모습
하울 정미경 작품전시 모습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하고 있는가?”

범상치 않은 질문을 내건 특별한 전시회가 24일 전주시 완산구 교동미술관 본관에서 막을 올렸다. 하울 정미경(51) 화가의 28번째 회화전시회 개인전이다.

죽음과 수차례 사투를 벌여본 정 작가. 인생이 절망으로 점철됐을 법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절망에 짓눌리기 싫어 삶을 곧추세웠다. 정 작가는 순탄치 않은 자신의 삶에서 시시때때로 뇌리를 파고드는 철학적 문제를 그림으로 표현했다. 그것들 가운데 ‘사유’의 수작을 모아 타인과 공유하고 싶어 이번 전시회를 열었다고 한다.

하울 정미경 작품 '침묵'
하울 정미경 작품 '침묵'

전시회의 주제는 ‘생각에 관한 생각론’이다. 정 화가는 주제와 관련해 “생각이란, 무엇인가를 끝없이 ‘그려내는’ 시스템”이라며 “생각을 언어로 표현한 것이 ‘글’이고, 생각을 조형적 이미지로 표현한 것은 ‘그림’이며, 생각을 마음에 담는 것은 ‘그리움’”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 그림, 그리움, 이 세 낱말의 어원은 ‘그리다’로 동일하다”고 덧붙였다.

전시회에 나온 작품은 △반가사유 83 △생각하는 사람 △피에타 △가지 않는 길 △화엄 △비익조 이야기 6 △진화의 역설 △다나이드 △금지된 꿈 △나비 등 40점이다.

하울 정미경 작품 '반가사유 83'
하울 정미경 작품 '반가사유 83'

작품 중 반가사유, 생각하는 사람, 피에타는 이번 전시회의 주제를 선명히 드러낸다. 누구에게나 익숙한 △반가사유상(신라시대) △생각하는 사람상(로댕) △피에타상(십자가에서 내려진 예수를 안고 있는 성모상, 미켈란젤로 작)을 3차원(입체)에서 2차원(평면)화시킨 것들이다. 정 작가는 “동양(반가사유), 서양(생각하는 사람), 종교(피에타, 반가사유), 이 세 가지 사유를 교차시켜 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생이란 마음에 따라서 변하는 욕심 속 물감의 장난’이라는 한 유행가 가사가 마음에 와 닿는다”며 “마음의 여백이 충분해야 인생뿐 아니라 작품도 아름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울 정미경 작픔 '피에타'
하울 정미경 작픔 '피에타'

정 작가는 진안초, 진안여중, 진안여고, 전북대 미술교육과를 졸업했으며, 진안에서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미술 교습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미술협회원, 건지회원, 아트워크 회원으로 여러 공모전에 출품해 갖가지 상을 수상했으며, 지난 2004년 ‘잉여인간론’이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시작한 이후 개인전(소규모 전시회) 11회, 부스 개인전(대규모 전시회) 17회를 합쳐 총 28차례의 전시회를 국내·외에서 열었다.

하울 정미경 작품 '생각하는 사람-빈집'
하울 정미경 작품 '생각하는 사람'

정 작가는 “내 작품엔 ‘글’이 있고, ‘그림’이 있고, 무엇보다 ‘그리움’이 있다”며 전시회 주제를 설명했다. 실제로 대부분의 작품 속엔 자잘한 글씨로 오밀조밀 적어 내려간 시가 등장한다. 정 화가가 주제에 맞게 자작시나 명시를 적어 넣은 것들이다.

전시회 기간은 이날부터 29일까지이다. 이 기간 동안 교동미술관 전시실을 찾는다면 프랑스를 대표하는 철학자인 ‘르네 데카르트(1596~1650)’가 남긴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말의 의미의 답을 얻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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