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1-01-26 19:40 (화)
[주목! 이 선수] ‘다시 한 번 태극마크’ 익산시청 펜싱부 권영준 선수
[주목! 이 선수] ‘다시 한 번 태극마크’ 익산시청 펜싱부 권영준 선수
  • 송승욱
  • 승인 2020.11.24 20: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슬럼프 딛고 국가대표 발탁, 코로나19 선발전 1회만 치러
“정말 마지막이라 생각 굵은 구슬땀 흘려 그만큼 절실했죠”
중학교 입문 어느덧 20년 경력 베테랑 강한 멘탈 큰 장점
“감독, 코치진, 동료들 응원 덕분 이 자리 설수 있어
나이 많지만 체력훈련 매진, 내년 도쿄올림픽 자신감”
2019 도쿄 아시아 펜싱선수권대회 때 권영준 선수(오른쪽)의 경기 모습.
2019 도쿄 아시아 펜싱선수권대회 때 권영준 선수(오른쪽)의 경기 모습.

익산시청 펜싱부 권영준 선수(33)가 다시 한 번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게 됐다.

지난 10월 27일부터 30일까지 4일 동안 익산실내체육관에서 전국 16개 시·도에서 70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해 자웅을 겨룬 2020 펜싱 국가대표선수 선발전에서 그는 당당히 1위를 차지하며 태극마크를 거머쥐었다.

지난 10여년간 펜싱 국가대표로서 전 세계를 누벼왔던 그는 지난해 슬럼프를 겪었다.

올림픽 출전 쿼터를 눈앞에 두고 성적이 떨어지면서 상심이 컸다.

이대로 그만둬야 하는 고민도 많았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마음을 다잡고 매일같이 해왔던 훈련에 매진했다.

1년을 기준으로 상반기에 3~4번에 걸친 대회를 통해 랭킹을 정해 왔던 방식이 코로나19로 인해 1번의 선발전으로 바뀐 것도 기회가 됐다.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임했어요. 그만큼 절실했지요.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대회 자체가 많이 없었어요. 다들 마찬가지였겠지만 유독 긴장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이번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는 압박감을 떨쳐내려고 부단히 노력했어요.”

대회를 돌이켜 생각하는 그의 모습에 절실함이 묻어났다.

 

권영준 선수
권영준 선수

△소년 권영준, 끈기와 투지로 우뚝 서다

중학교 때 처음 펜싱 칼을 잡았던 소년 권영준은 어느덧 20여년 경력의 베테랑 선수가 됐다.

각종 대회에서 따낸 메달만 해도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현 소속인 익산시청에서는 가장 고참이기도 하다.

입문 계기는 중학교 1학년이 끝날 무렵 당시 체육선생님의 권유였다.

기본적으로 운동을 좋아한데다 182cm에 달하는 뛰어난 신체조건이 눈에 띄었다.

쉽지는 않았다. 전문적으로 운동을 배운 적이 없던 터라 고된 훈련이 힘에 부쳤다.

포기하고 싶은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끈기 있고 투지가 넘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하며 포기하지 않았다.

그렇게 버티며 훈련에 매진했다. 오로지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한두 해가 지나고 어느 때부터인지 ‘아주 끈질긴 선수’라는 칭찬을 종종 듣게 됐다.

그렇게 권영준에게 큰 키 외에 다른 무기가 생겼다.

‘끈기 있는 선수, 투지 넘치는 선수’는 그가 펜싱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는 다짐이다.

 

△뛰어난 신체조건, 민첩성과 스피드, 강한 멘탈

중학교 이후 계속 자라 현재 188cm에 달하는 신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첩성과 스피드를 겸비하고 있다는 점, 아울러 강한 멘탈이 권영준의 가장 큰 강점이다.

여기에 부단한 노력이 더해지면서 자연스레 태극마크의 주인공이 됐다.

지금의 권영준을 있게 한 은인으로 그는 대학교 선배인 박경두 선수를 꼽았다.

또 이상기 전 익산시청 감독과 이수근 현 감독도 지금까지 계속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준 조력자이자 은인이라고 밝혔다.

그가 나고 자란 충북 청주에는 남자 펜싱 팀이 없었다.

충북체육고등학교와 한국체육대학교를 졸업하고 진로를 결정해야 할 때쯤 고민이 많았다.

당시에는 실력이 월등하지 못해 스타우트 제안이 많지 않았다.

오랜 고민 끝에 익산시청을 택했다.

당시 익산시청 펜싱부는 훈련이 힘들기로 정평이 나 있었다.

그럼에도 ‘기왕 운동 하는 거 한번 죽어라 해보자’고 마음을 먹었다.

박경두 선배와 이상기 전 감독, 이수근 당시 코치의 존재도 선택의 배경이 됐다.

그렇게 선택한 익산시청에서 그는 정말 죽을힘을 다해 매사에 임했다.

정규 훈련이 끝나도 선배를 따라 야간 훈련을 하고 새벽에도 매일같이 산에 올랐다.

이따금씩 슬럼프가 찾아오면 감독과 코치의 조언을 곱씹었다.

“경두 형, 이상기 감독님과 이수근 코치님 덕분에 지금까지 계속 운동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정말 많이 배우고 많이 의지했지요. 지금까지도 도움이 많이 돼요.”

 

△우리네 인생살이처럼 변수가 많은 ‘에뻬’

에페는 아무데나 먼저 상처를 내서 피를 보면 이기는 19세기 말의 결투 룰을 따르고 있는 종목으로, 견제 위주로 풀어나가다가 기회를 잡아 순간적으로 공방을 주고받는 심리전 위주다.

특히 상대방과의 수 싸움이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다.

“에페는 진짜 변수가 많아요. 우리네 인생살이처럼요. 고도의 심리전이 펼쳐지죠. 그래서 굉장히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그는 여러 가지 변수마저도 기회로 만드는 훈련에 집중해 왔다.

종이 한 장 차이의 실력자간 찰나의 순간이 승패를 가르는 경기에서 승리를 따내기 위해서다.

매 훈련마다 실수를 줄이고 집중력을 높이는데 주안점을 둔다.

하루 종일 진행되는 훈련 속에서도 일부러 휴식시간을 마련해 할애한다.

머릿속 시뮬레이션을 하거나 낚시 같은 취미생활을 통해 멘탈 훈련을 하는 식이다.

권 선수는 “나이가 있어 은퇴를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현재에 충실하려 한다”며 웃었다.

또 “뒤처지지 않으려고 체력훈련을 많이 하고 있다”며 내년 올림픽에서의 선전을 다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