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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저무는데 희망고문만 계속되는 지역정책
날 저무는데 희망고문만 계속되는 지역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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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1.24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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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재 객원논설위원
이경재 객원논설위원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을 때 우리 지역사회에서는 ‘물 들어올 때 배 띄우라’는 컨센서스가 형성됐다. 대선 지지율(64.8%)이 가장 높았고 우호적인 정치환경 때문이다.

문 대통령도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청와대와 내각 인사에서 전북출신 인재 등용이 눈에 띌 정도로 두드러졌다. 과거 보수정권 시절 무장관, 무차관의 서로움을 한꺼번에 날려버렸다. 전북을 제일 먼저 방문했고 전북은 나의 친구라고 화답했다. 이러니 물 들어올 때 배 띄워야 한다는 기대감이 있는 건 당연했다.

전북처럼 낙후된 지역의 제일 관심은 지역균형정책이다. 균형발전은 수도권만이 아니라 다른 지역도 골고루 잘 살아야 한다는 의미이겠다. 대선 공약과 취임사에서 다른 누구보다도 이를 강조한 정치인이 문 대통령이다. 그중의 하나가 ‘혁신도시 시즌2’다. 300여개 공공기관을 추가로 전국의 10개 혁신시도시에 이전시킨다는 정책이 그것이다.

그런데 임기 4년째를 맞고 있는 지금까지도 실행계획도 없고 의지 표명도 없다.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가 임기 한달여를 앞둔 지난 7월 본인의 임기 중에는 어렵다고 언급한 것이 고작이다. 그 뒤엔 정부도, 민주당도 관심 밖이다.

한술 더 떠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행정수도를 완성해야 한다는 발언도 나왔다(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국회가 통째로 세종시로 내려가야 하고, 나아가 청와대와 정부 부처도 모두 이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방향이야 맞을 망정 방법론과 추진동력에 대한 대책이 없다. ‘혁신도시 시즌2’도 실행하지 못하면서 더 큰 놈을 잡겠다고 하니 선뜻 신뢰가 가지 않는다.

이번엔 지역균형 뉴딜정책이 나왔다. “지역균형 뉴딜은 한국판 뉴딜의 핵심축이며 국가균형발전의 중심이 되도록 하겠다”(문 대통령 시도지사 회의 발언) 사업비 160조 중 절반에 달하는 75조 이상이 지역 단위 사업이다.

그런데 사업 기준도 명확치 않거니와 대부분 기존 사업들이 뉴딜사업으로 포장돼 있다. 이를테면 노후 공공주택 리모델링, 하천하구 쓰레기 수거, 야생동물보호, 지역혁신 선도 연구센터 건립, 전기차 구매지원, 국민체육센터 친환경 재구조화 등 많은 사업들이 그린뉴딜이란 이름으로 뭉뚱그려져 있다.

더 큰 문제는 사업과 예산이 광역시도별, 초광역권 위주로 배정되다 보니 전북처럼 조그만 지역은 혜택과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이다. 겉 포장만 지역균형일뿐 속내는 빈익빈 부익부, 지역간 불균형이 더욱 심화될 게 뻔하다.

새만금도 빠질 수 없다. 방조제를 막은지 10년이 지난 지금 방조제를 헐어야 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랬다 저랬다 마스터플랜을 바꾼 것도 대여섯번이나 된다.

그래도 희망고문은 계속된다. 최근엔 “새만금이 그린 뉴딜의 최적지다. 새만금을 그린뉴딜 1번지로 만들겠다”(민주당)는 비전이 나왔다. 뉴딜은 일자리 확충이 핵심이다. 그러려면 풍력발전, 태양광, 녹색산업 등 그린뉴딜 관련 제조산업이 들어서야 한다. 헌데 이런 기반 확충 구상도 없이 장밋빛 정치언어만 난무한다. 정치인들이 바뀌면 새만금은 또 어디로 흘러갈 것인가.

세월은 화살보다 더 빠르게 흘러 어느덧 문 대통령 임기 말로 치닫고 있다. 갈 길은 먼데 날은 저물고 손에 잡히는 게 없다. 제3금융중심지, 공공의료대학원, 군산조선소 재가동도 공중에 떠 있다. 모두 대선 공약들이다.

지난 4년 간 배를 띄우고 노를 젓긴 했는데 어느 지점에 도달해 있는 것인지, 도대체 목표를 향해 가고 있기나 한 것인지, 아니면 몇몇 정치인들의 배만 불리기 위해 노를 저어온 것은 아닌지 따져볼 일이다. /이경재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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