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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특별사법경찰관
건강보험 특별사법경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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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1.30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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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권휘원 화백
삽화=권휘원 화백

“사무장 병원과 면허대여 약국 적발 건수가 2009년부터 2019년까지 1611건에 이르고 이들이 챙겨간 부당이익만 3조 2267억이 넘는 상황이다. 반면 환수율은 5.5%에 불과해 건강보험 재정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사무장 병원과 면허대여 약국 근절을 위한 건강보험공단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 제도 입법화에 나선 민주당 정춘숙 국회의원의 지적이다. 건보공단 특사경 도입은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추진됐지만 의료계 반발 등으로 무산됐고, 21대 국회에서 정 의원과 민주당 서영석 의원이 재추진에 나섰다.

사무장 병원과 면허대여 약국은 개설 자격이 없는 사람이 의사와 약사 등을 고용해 개설·운영하는 불법기관이다. 영리 추구에만 몰두해 질 낮은 의료서비스와 각종 위법행위를 일삼아 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건보공단의 분석 결과 건당 진료비는 일반 의원이 10만1000원인 반면 사무장 병원은 12만5000원으로 2만4000원 비쌌고, 주사제 처방률은 일반 의원이 34%인 반면 사무장 병원은 47%로 13%p 높았다.

이들 불법기관들에 대한 연 평균 환수 결정금액은 3000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환수된 전체 금액은 2000억원에도 못미친다. 환수 결정금액 징수율이 5%대에 불과하다. 국민들이 부담하는 건강보험료 가운데 매년 수 천 억원이 불법기관으로 새어나가고 있는 셈이다.

건보공단과 보험협회, 정부 여당은 문제 해결책으로 특사경 제도 도입 필요성을 주장한다. 특사경은 삼림·해사·전매·세무·군수사기관, 기타 특별한 사항(철도·저작권·문화재 등)에 관해 일반 사법경찰관과 같은 직무를 수행하는 사람을 말한다. 지난해 8월 실시한 대국민 여론조사에서도 건보공단의 특사경 제도 도입에 국민의 81.3%가 찬성했다.

현재 사법당국의 의료 불법기관에 대한 수사는 평균 11개월 정도 걸린다고 한다. 보건의료 전문 수사인력 부족과 과중한 업무 때문이다. 수사가 너무 오래 진행되면서 불법 행위자들이 재산을 처분하거나 숨기고, 명의를 바꿔 잠적하거나 도주하는 등 환수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건보공단은 특사경 도입 시 수사기간을 3개월로 단축하고 조기 채권확보는 물론 재산은닉도 막을 수 있어 연간 2000억원 이상 환수를 기대하고 있다.

의료계는 사무장 병원 근절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수사권 오·남용 등 부작용을 우려해 특사경 제도 도입에 반대한다. 경찰청도 비공무원에 대한 수사권 부여에 부정적이다. 그러나 현재 발의된 특사경법 개정안에는 수사권 오남용 방지장치가 담겨 있다. 수사대상을 사무장 병원과 면허대여 약국에 한정시키고, 특사경 추천권을 복지부장관이 행사해 엄격하게 운영하며, 의료계 등이 참여하는 ‘수사심의위원회’를 설치·운영해 불법개설 혐의 의심 건에 한해 수사하는 내용 등이다.

10년 넘게 진행돼온 불법을 개선하기 위한 입법안은 현재 국회 법사위에 계류중이다. 국회가 진정으로 국민 편에서 일하는지 지켜볼 일이다. /강인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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