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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김치 종주국 논쟁
한·중·일 김치 종주국 논쟁
  • 권순택
  • 승인 2020.12.02 2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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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권휘원 화백
삽화=권휘원 화백

우리 고유의 발효식품인 김치를 둘러싼 한국과 중국 일본의 김치 종주국 논쟁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일본과 중국이 절임이나 피클 수준의 아사 즈케와 파오차이를 세계 김치의 표준이라고 주장하면서 김치 전쟁을 촉발했다.

한·중·일 3국의 1차 김치대전은 지난 2000년, 일본이 아사 즈케를 김치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우리 농림부가 아사 즈케는 김치가 아니라고 일축했다. 아사 즈케는 발효가 안 된 배추 겉절이에 구연산과 천연색소 파프리카 등 식품첨가제를 넣어 만든 인스턴트 식품이기에 여러 가지 양념과 발효 숙성과정을 거친 우리 김치와는 전혀 다르다. 하지만 일본측에서 파상적인 공세에 나서자 2001년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서 김치의 국제 표준 규정을 제정하기에 이르렀고 한국의 완승으로 끝났다.

최근엔 중국에서 중국식 절임 채소인 파오차이(泡菜)가 김치의 원조라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 쓰촨성 메이산시 시장감독관리국의 주도로 민간단체인 국제표준화기구(ISO)를 통해 파오차이를 국제 표준으로 정했다. 그러면서 한국 김치는 파오차이의 아류로 중국이 김치 산업의 세계 표준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펼쳤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출연기관인 세계김치연구소가 강력히 반박하고 나섰다. 피클 수준의 파오차이는 우리 김치와는 제조공정과 발효단계 등에 차이가 있다. 또한 파오차이에 대한 산업표준이 김치산업 국제표준으로 제정됐다는 중국 환구시보의 보도는 오보로 드러났다. 국제표준화기구(ISO)가 파오차이의 식품 규격을 정하면서 김치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분명하게 명시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파오차이가 김치의 국제 표준이라고 내세우는 것은 중국의 역사 왜곡인 동북공정처럼 김치도 중국 식품에 포함하려는 일종의 ‘김치공정’이 아닐 수 없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1월 22일을 김치의 날로 정했다. 우리의 김치 주권을 확립하기 위해 올해 처음 기념일을 제정하고 대대적인 행사도 가졌다. 올해 들어 우리나라 김치 수출이 크게 늘었다. 지난 9월까지 김치 수출액이 1억 9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012년 이후 최고 실적이다. 영화 기생충과 가수 BTS 등 한국 문화의 세계화 속에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김치가 면역력 증진 식품으로 알려지면서 세계인들이 많이 찾고 있다. 하지만 김치 수출보다는 수입량이 훨씬 많다. 우리가 식당에서 즐겨 먹는 김치는 거의 중국산이다. 유네스코 무형 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된 우리의 김장문화와 김치에 대한 세계화와 차별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권순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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