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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서예·수필의 만남’ 전북대 김병기 교수 <수필이 있는 서예-축원·평화·오유>
[신간] ‘서예·수필의 만남’ 전북대 김병기 교수 <수필이 있는 서예-축원·평화·오유>
  • 문민주
  • 승인 2020.12.02 2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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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작품 사진 150점, 수필 100점 수록
코로나19 상황 속 서예의 장점 등 강조

60년 동안 붓을 잡고, 40여 년 동안 서예를 학문적으로 연구해온 서예가이자 서예학자인 전북대 김병기 교수가 정년을 앞두고 <수필이 있는 서예-평화·축원·오유(傲遊)>를 출간했다. 서예와 수필의 절묘한 조합이 돋보이는 책이다.

이 책에는 김 교수가 창작한 150여 점의 서예작품 사진과 100여 편의 길고 짧은 수필이 수록돼 있다. 그는 서예작품의 소재로 택한 문장의 깊은 의미를 풀어 쓰고, 그 글을 택한 이유를 잔잔한 분위기의 수필로 표현했다.

책의 제1부는 ‘축원’이다. 서예를 통해 남이 잘되기를 축원하는 내용의 작품들을 모았다. 결혼과 장수, 이사, 개업 등 각종 축원의 글을 서예작품으로 창작하고, 수필을 통해 글의 출전과 함의를 상세히 밝히면서 자신의 생각도 풀어 놓았다.

예를 들면, 중국 송나라 때 학자인 사마광의 ‘독락원기’에 나오는 말인 “명월시지(明月時至) 청풍자래(淸風自來)”를 결혼을 축하하는 서예작품으로 창작하고, 부부란 ‘밝은 달이 때맞춰 떠오르니 맑은 바람이 제 스스로 불어오듯이’ 서로 눈빛으로 말하고 가슴으로 통하는 사이가 돼야 한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제2부는 김 교수가 서예를 통해 마음의 평화를 회복한 여러 예를 들면서 ‘서예가 곧 평화’임을 대변하는 작품들을 수록했다. “눈을 삼켜서라도 마음의 불을 끄자”는 다짐을 표현한 ‘탄설(呑雪)’, “물건으로 인해 내 마음이 손상을 입는 일이 없게 하자”는 뜻을 담은 ‘불이물상성(不以物傷性)’ 등 50여 점의 작품이 실렸다.

특히 유년시절부터 아버지와 한자를 통래 나눈 이야기들과 노모를 모시는 과정에서 겪은 일과 얻은 생각들을 서예작품으로 표현하고, 그에 덧붙여 쓴 수필은 읽는 이로 하여금 눈시울을 뜨겁게 한다.

제3부에는 ‘오유’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김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오유’는 무례한 오만을 범하면서까지 내 맘대로 살자는 뜻이 아니라, 자신만의 방법으로 자존심과 자긍심을 가지면서 ‘뼈대 있게 놀자’는 뜻이라고 한다.

이를 반영하듯 제3부에는 오유 정신을 그대로 담은 대형 예서와 초서 작품이 다수 수록돼 있다. 광개토태왕비체와 청나라의 이병수, 조선의 추사 김정희 선생 필획을 응용해 큰 글씨의 예서로 쓴 병풍서 등은 오유의 정신이 담긴 작품이다.

김 교수는 이 책의 서문에서 “코로나19 상황 이전의 인류는 안으로 수렴하는 문화보다는 밖으로 발산하는 문화, 내적 성찰보다는 외적 표현, 정적인 문화예술보다는 동적인 연예나 스포츠에 더 관심을 많이 가졌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할 코로나19 상황에서 서예는 코로나19를 극복하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예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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