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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주택 <어쩌다 집>의 실험
공유주택 <어쩌다 집>의 실험
  • 김은정
  • 승인 2020.12.03 2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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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권휘원 화백
삽화=권휘원 화백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있는 <어쩌다 집-연남>을 가본 것은 2년 전이다. ‘어쩌다’란 어감이 워낙 친근하기도 했지만 다세대주택의 이름을 그렇게 붙인 것부터가 흥미로웠다. 연남동 오래된 주택가에 있는 <어쩌다 집>은 2015년에 문 연 공유주거공간이다. 아홉 세대 소규모 주거 공간이 라운지와 부엌, 골목과 마당의 공용공간을 통해 서로 엮여 있는 집. 원룸과 쉐어하우스, 복층 주거공간, 사무실과 근린생활시설을 갖춘 건물은 여유롭지는 않았으나 그렇다고 답답하지도 않았다. 층마다 딸려 있는 테라스와 입주민들이 활용할 수 있는 작은 옥상 텃밭도 공유공간의 매력을 더했다.

공간을 설계한 건축가 이진오 소장은 “의도된 불편의 안배를 통해 자연과 이웃과의 관계가 밀접해지는 것을 의도했다”지만 그 공간에서 우리의 관심을 끌었던 것은 ‘안배된 불편’의 정도보다는 ‘자연과 이웃과 밀접해지는 관계의 지점’이었다. 1인 가구가 모였지만 더 이상 혼자 살지 않게 된 집. 게다가 당시 입주 금액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60만원. 공유공간 시설이나 주변 임대료 시세를 생각하면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가격이었지만 궁금한 것은 입주자들의 생각이었다.

‘모이고 공유하면 일상이 더 재미있고 풍요롭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설명 때문이었을까. 엿보게(?) 된 공유 주거공간 ‘어쩌다 집’은 바람직한 일상을 도와주는 건축의 의미와 가치를 일깨워주기에 충분했다. 더해진 생각이 있다. 공유주거공간이 형편없이 비좁은 원룸이나 고시원 환경에 월세 부담으로 허덕이는 청년 주거 대책과 1인 공동 주거의 가능성을 열 수 있겠다는 것이었다.

얼마 전 정부가 전세 대책의 하나로 호텔 리모델링형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 정책은 발표하자마자 정치권과 언론으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호텔거지“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낸 호텔 리모델링 공공임대주택에 가해진 비판은 뜻밖에도 좁고 취사시설 같은 개별 공간이 확보되지 못했다는데 집중되어 있다.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공공임대주택에서조차 공유공간의 가치와 의미가 제대로 조명 받지 못하는 형국이다. 그런데 들여다보니 정작 입주자들은 공용공간이 소통과 교류의 통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반긴다.

돌아보면 세계적으로도 주목을 받는 공유주택이 늘고 있다. 영국 런던의 최대 공유주택 <올드오크>나 미국의 <커먼> 등이 그 예다. 사적인 공간과 공유공간이 분리된 공유주택의 성장은 이미 빨라지고 있다. 충분한 이유가 있을 터다. /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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