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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 전북도립국악원 학예실장의 전통문화 바라보기] 도드리와 골동반(骨董飯)
[김용호 전북도립국악원 학예실장의 전통문화 바라보기] 도드리와 골동반(骨董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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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1.07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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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중정악 정재국 명인
궁중정악 정재국 명인

전통음악에서 나오는 도드리란 ‘되도는 것’ 즉 돌아든다는 말로 반복이 있는 음악을 말한다. 궁중음악 정악인 연례악이나 궁 밖의 민속악에서도 고루 찾아볼 수 있었던 장단인 도드리는 3소박의 보통 빠르기로 6박으로 되어있다. 보통 전통음악을 공부한 사람은 도드리를 칭할 때 미환입. 아명으론 수연장지곡이라 많이 부른다.

국악곡 중에는 도드리란 말이 곡명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즉 미환입의 밑도드리, 세환입의 웃도드리라는 곡의 명칭으로 정악 보허자(步虛子)를 변주시켜 연주하는 음악이 있으며 영산회상의 여러 곡 중 상현도드리·하현도드리·염불도드리처럼 부분을 반복하여 연주하는 곡들도 있다. 그러한 곡은 연주된 악장을 마치고 다시금 되풀이하여 돌아간다는 의미로 반복을 상용했는데 이러한 이유 중 하나는 아마도 지나온 선율을 잊지 말고 새로운 가락을 맞이하자는 뜻이 내포되어있지 않았을까?

자, 그러면 새해이니 우리의 전통음식을 한번 살펴보자. 신년의 새로움을 준비하고 지난해의 기억을 돌이키며 특별히 선조들이 즐겨 먹던 전통음식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골동반(骨董飯)이다. 민간에서 비빔밥이라 알려진 궁중의 골동반은 섣달그믐날에 즐겨 먹었던 음식이었다. 우리 선조들은 그러한 비빔밥을 묵은해의 마지막 식사로 하여 지난 나쁜 액을 없애고 새해 첫날의 첫 음식을 떡국으로 먹으며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풍습이 있었다.

묵은해의 마지막 날 먹었던 비빔밥은 밥에 갖은 나물과 쇠고기, 고명을 올려 약고추장에 비벼 먹는 ‘섞어 비빈 밥’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비빔밥은 1800년대 말 조리서인 시의전서(是議全書)에 ‘부ㅤ븸밥’으로 처음 표기되었는데 여기서 ‘골동(汨董)’이란 여러가지 것을 한곳에 섞는다는 의미로 재료만큼이나 이름도 다양했다. 이러한 비빔밥에 들어가는 재료들은 특별한 새로운 맛과 특성을 가지고 있었고 전승되는 과정에서 고추장을 밥과 다양한 재료에 넣고 비벼 먹는 방식이 널리 알려져 오늘날의 비빔밥을 만들게 된다.

전주의 비빔밥은 17세기 무렵 전주의 남부시장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상인들이 몰려들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만들어 팔던 콩나물 비빔밥이 오늘날의 전주비빔밥으로 발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주비빔밥에 들어가는 재료는 30여 가지나 되는데 계절에 따라 들어가는 재료들이 조금씩 다르다. 전주비빔밥의 맛을 내는 데 가장 중요한 재료는 콩나물로 예로부터 전주콩나물은 인근의 임실에서 생산되는 질 좋은 콩을 전주의 맑은 물로 길러 맛이 좋기로 유명했다 한다.

2021년 1월. 새롭게 맞이한 신년. 도드리와 골동반처럼 지나온 시간을 뒤돌아보며 지난 액을 잊고 새로움을 준비해 보자. 코로나19로 많은 어려움과 고뇌를 겪고 있지만 그러한 과거를 간직하되 새로운 날을 기대하며 섣달그믐날 골동반처럼 묵은 것은 지워버리자. 우리의 선조가 도드리란 의미를 안고 돌아봄과 맞이함으로 역사의 음악 속에 알렸듯이 우리도 그렇게 새로움을 준비하고 기대하며 노력하자. 옛것을 보내고 새로운 것을 맞이하는, 그러나 그 새로운 것 또한 과거에 존재했던 것이라는 지극히 단순한 이치를 잊지 말고 대비하고 또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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