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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진의 열린 생각] 세 번째 정년퇴직
[조상진의 열린 생각] 세 번째 정년퇴직
  • 기고
  • 승인 2021.01.12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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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진 객원논설위원
▲ 객원논설위원
조상진 객원논설위원

지난 연말 정년퇴직을 했다. 세 번째다. 나는 운이 꽤 좋은 편이다. 한 번도 하지 못한 사람도 많은데 세 번이나 했으니 감사한 일이다.

첫 번째는 8년 전, 언론사에서 30년 가까이 일하다 퇴직했다. 당시 정년은 56세였다. 회사의 배려로 1년 남짓 일을 더했다. 그때 언론사의 정년은 전국적으로 54∼58세였다. 그러나 정년까지 채우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두 번째는 대학 전임입학사정관으로 3년 정도 일하다 60세 정년을 맞았다. 그리고 이번에 5년 동안 일한 전주시노인취업지원센터를 정년퇴직했다. 돌이켜 보면 힘든 순간도 없지 않았으나 보람 있는 기간이었다.

세계적으로 정년제도는 1889년 프러시아(독일)의 철혈재상 비스마르크가 공적 노령연금을 도입한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19세기 중반 독일은 산업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자본가와 노동자의 대립이 심했고 프랑스와의 전쟁에서 공을 세운 군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게 국가적 현안이었다. 결국 노인들을 노동시장에서 퇴출시키고, 그 대신 연금을 주기로 했다. 당시 연금수급연령은 70세였고 1916년에 수급연령을 65세로 낮췄다. 이때부터 노인의 나이 기준이 65세가 됐고 유엔도 1950년 고령지표를 내면서 노인기준을 65세로 잡았다.

우리나라에 정년제가 도입된 것은 1953년 근로기준법이 제정되면서 부터다. 민간기업은 회사의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명시토록 했는데 신고사항이었다. 공무원의 경우는 1963년 국가공무원법에서 정년제를 도입해 5급 이상 61세, 6급 이하 55세, 기능직 40∼61세로 규정했다. 그러다 국가공무원은 2008년, 지방공무원은 2013년부터 정년을 60세로 단일화했다. 2016년(300인 이하는 2017년)에 모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로 했으나 통계청에 따르면 실제 퇴직연령은 49.3세에 불과하다.

하지만 정년은 전 세계적인 고령화 추세에 따라 점차 늘리거나 폐지하는 게 대세다. 미국은 1986년 정년제를 연령차별이라는 이유로 폐지했다. 영국도 65세이던 정년을 2011년 폐지했다. 이들 나라는 정년 폐지 이후 고용률이 증가하고 실업률이 감소했다. 일본은 2013년 60세이던 정년을 65세로 늘렸고 올해 4월부터 70세로 늘린다.

정년 연장이 청년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주장도 있으나 궁극적으로 경제활동인구를 늘리고 경제의 파이를 키우는 역할을 한다는 게 다수 의견이다. 대신 능력급제나 기업연금 등 제도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우리는 아직 코로나19로 신경 쓸 겨를이 없지만 어느 정도 수습되면 이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다시 정년퇴직 얘기로 돌아가서, 지난 5년은 복 짓는 기간이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하면서 뜻있는 일을 펼칠 수 있었다. 아파트경비원·청소원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이는 등 해마다 노인일자리 심포지엄을 가졌고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2억9208만원을 지원받아 무료로 160여명의 실버 바리스타를 양성했다. 소박하지만 노인영화제를 열었고 타블로이드판 신문을 제작했다. 보건복지부의 시니어인턴십사업, 고용노동부의 사회공헌활동사업 등도 유치했다. 고령취업자들과 광양제철, 청남대, 새만금 등도 다녀왔다. 순수 민간취업도 300명대에서 500명대로 늘렸다. 아쉬운 게 있다면 경찰청에서 5년마다 지정하는 민간경비원교육기관 신청을 하지 못한 점이다. 시설규격이 맞지 않아 어쩔 수 없었다.

우리나라는 4년 후인 2025년이면 65세 노인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청년이나 중장년도 마찬가지겠으나 일자리는 노인들에게 최고의 복지다. 세 번째 정년을 맞으며 일자리의 소중함을 새삼 느낀다. /조상진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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