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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한파 지나가니 AI까지” 정읍 정우면의 한숨
“코로나, 한파 지나가니 AI까지” 정읍 정우면의 한숨
  • 최정규
  • 승인 2021.01.14 1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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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 정우면 오리농가서 고병원성 AI항원 검출… 한 달 새 2번
방역당국, 반경 3㎞ 이내 가금농가 22만 마리 예방적 살처분
14일 H5형 조류인플루엔자(AI) 항원이 검출된 정읍의 한 종오리농장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살처분을 하고 AI 확산 방지를 위해 통제를 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14일 H5형 조류인플루엔자(AI) 항원이 검출된 정읍의 한 종오리농장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살처분을 하고 AI 확산 방지를 위해 통제를 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공포에 떨었던 코로나19가 지나가고 추운 한파를 힘겹게 이겨냈더니 AI가 웬 말이란 말입니까.”

정읍시 정우면 마을주민들의 하소연이다.

14일 오전 정우면의 종오리 A농장주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13일 이 곳 농장에서 발견된 H5형 조류인플루엔자(AI) 항원이 발견돼 종오리 9000마리가 모두 살처분됐다. 검사결과 고병원성 H5N8형이었다.

A농장주는 “2년간 키운 오리들이 어제(13일) 모두 땅속에 묻혔다”면서 “언제쯤 다시 키울 수 있는 오리가 들어올 수 있을지 깜깜하다”고 푸념했다.

이어 “AI가 발생한 시점에서 주인인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며 “그저 방역당국의 지시에 따르고, 애써 키운 오리가 죽는 순간 앞으로의 미래가 깜깜했다”고 덧붙였다.

정읍시 정우면에서 발생한 AI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13일 육용 오리 약 1만 7000마리 사육농가에서 오리가 출하되기 전 실시하는 방역 기관(동물위생시험소)의 사전 검사 결과 AI 항원이 검출돼 반경 3㎞ 가금농가가 모두 살처분됐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A농장의 고병원성 확진으로 반경 3㎞ 내 3곳의 오리, 닭 등의 가금농가에 대한 예방적 살처분이 진행됐다.

A농장 인근에서 육계를 키우는 B농장은 지난 6일 들어온 8만여 마리의 병아리가 무려 8일 만에 떼죽음을 당해야 했다. 자신의 손으로 직접 죽은 병아리들을 무더기로 살처분하는 B농장주의 뒷모습은 참담함이 묻어났다.

B농장주는 “심정을 말로 표현하기 매우 어렵다”면서 “AI에 걸리지도 않은 병아리들을 모두 살처분하는 이런 행정이 말이 되느냐”고 토로했다. 이어 “지난해 코로나로 두려워 외부로 나가지도 못했고, 얼마 전 매서운 한파 속에서도 병아리가 얼어 죽을까 노심초사했는데 AI까지 덮치니 답답한 상황”이라고 했다.

정우면은 지난해부터 코로나19와 한파, AI까지 덮치면서 주민들이 삼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도내에서 첫 코호트 격리 조치가 내려진 양지마을도 이 곳 정우면이다. 당시 정우면 주민들은 언제 감염될지 모르는 공포감에 떨어야만 했다.

주민 C씨는 “한파와 각종 감염병이 더 번질까 매우 두렵다”면서 “하루빨리 모든 감염병이 종식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도는 이날 확진 농장 반경 3㎞ 내 3개 가금농가(22만 마리)에 대해 예방적 살처분을 진행했다. 아울러 10㎞ 이내 45개 가금농가(261만 마리)에 대해서는 30일간 이동 제한과 함께 긴급 일제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정읍지역 모든 가금농가는 7일간 이동이 제한됐다. 전북에서는 올겨울 총 12건(전국 59건)의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정읍 4곳, 남원·고창·부안 각 2곳, 임실·익산 각 1곳 등이다. 살처분 가축은 총 290만 7000마리(60개 농가)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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