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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선 심고, 한쪽에선 베고’ 익산시 500만 그루 나무심기 ‘엇박자’
‘한쪽에선 심고, 한쪽에선 베고’ 익산시 500만 그루 나무심기 ‘엇박자’
  • 송승욱
  • 승인 2021.01.21 1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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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 테니스공원 조성 공사 부지 십수년 수령 나무 전부 벌목
부지 남쪽 서동로변 230여m 구간 울창했던 수목도 전부 사라져
일대 흉물스럽게 변해버려 시민 눈살, 500만 나무심기 역행 지적
익산시 “조경수로서 가치 없어 벌목, 추후 나무 새로 식재 예정”

“500만 나무심기 한다고 한쪽에서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나무를 심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멀쩡한 나무를 싹둑 베어버리는 걸 보니 기가 찰 뿐입니다. 전형적인 엇박자 행정을 보는 것 같아 그저 씁쓸합니다.”

익산시가 마동 테니스공원 조성사업을 벌이면서 공사현장 부지에 식재된 십수년 수령의 나무들을 조경수로서 가치가 없다는 이유로 마구 잘라내 시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21일 나무와 풀숲이 모두 사라진 채 휑한 황토색 민낯을 드러내며 흉물스럽게 변해버린 서동로변 모습
21일 나무와 풀숲이 모두 사라진 채 휑한 황토색 민낯을 드러내며 흉물스럽게 변해버린 서동로변 모습

21일 오전 10시 마동 테니스공원 조성공사 현장.

포클레인이 부지 내 언덕에서 빈집 철거 작업을 한창 하고 있었고, 벌목된 나뭇더미들이 곳곳에 널려 있었다.

공사현장 인근에서 이 같은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2명의 어르신들은 “소나무고 매실나무고 공사를 하면서 이 근방 십수년 된 나무들이 모조리 베어졌는데, 그동안 마을과 함께 했던 나무들이 이식돼 다른 곳에서라도 자리를 잡길 바랬는데 마치 폐품처럼 처리되는 것 같아 씁쓸하다”며 혀를 끌끌 찼다.

언덕 너머 부지 남쪽 서동로변의 울창했던 수목들도 전부 벌채됐다.

2020년 6월 당시 수풀이 우거져 있던 서동로변(네이버 지도 캡쳐)
2020년 6월 당시 수풀이 우거져 있던 서동로변(네이버 지도 캡쳐)

동산오거리에서 신흥사거리를 잇는 서동로 230여m 구간은 원래 수목이 우거져 있었다.

하지만 나무와 풀숲이 모두 사라진 채 휑한 황토색 민낯을 드러내며 흉물스럽게 변해 버렸다.

시민 이모씨(42·모현동)는 “출근 때마다 서동로 구간을 지나는데 어느 때부터인가 도로변이 흉물스럽게 변해버려 눈살이 저절로 찌푸려진다”고 꼬집었다.

다른 시민 장모씨(47·동산동)도 “이 구간을 자주 지나는데 그럴 때마다 보기가 좋지 않다”면서 “익산시가 푸른도시조성을 위해 500만 그루 나무심기를 한다며 여기저기에 나무를 심고 있는 상황에서 원래 있던 멀쩡한 나무들을 왜 베어버리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산림과와 협의 결과 해당 부지에 있던 나무들은 조경수로서의 보존가치가 없다고 판단돼 벌목하기로 결정했고, 팽나무 2그루는 보존가치가 있어 이식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또 “서동로 구간도 감리를 통해 확인해 보니 일본송 또는 거의 잡목 수준이어서 득보다 실이 많다고 판단돼 벌목했다”면서 “미관을 해치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시공사 측에 펜스를 치도록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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