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26조5000억여원으로 역대 최고액으로 편성됐다. 올해 23조2000억원에서 3조3000억원가량 증가한 것이다. 과거 SOC 예산은 2015년은 24조8000억원, 2016년은 23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성장률은 -4.4% 였으며, 2017년은 22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8%, 2018년은 19조원으로 전년 대비 -14.0% 로 3년 연속 감소했었다. 그러나 2019년은 19조8000억원으로 편성되어 전년보다 4.2% 증가했고, 2020년은 전년대비 17% 넘게 증가한 23조2000억원이었다.
올해 SOC 예산이 늘어난 것은 지난해 유례없이 길었던 장마와 기록적인 폭우, 미세먼지 등 급격한 기후재난, 뜻하지 않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악화된 한국 경제의 위기 상황을 감안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이러한 위기 상황의 해결책으로 신규 일자리 창출과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SOC 예산 증액에 적극 나선 것으로 여겨진다.
2021년 예산에는 지방의료원 확충, 그린 리모델링 등 간접적인 건설 관련 사업 예산이 포함되었고, 건설기업에 직접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임대주택 건설, 교통 관련 인프라 항목 예산이 기존보다 많이 늘어났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도로예산은 전년보다 1481억원, 철도예산은 2901억원 증액되었다. 도로예산의 경우 서울∼세종 고속도로(243억원), 대구순환고속도로(88억원), 새만금~전주 고속도로(50억원), 당진~천안 고속도로(20억원) 등의 건설 사업비가 증액됐다. 철도는 도담~영천 복선전철 건설(140억원), 서해선 복선전철 건설(130억원), 호남고속철도 2단계(광주~목포) 건설(120억원), 포항~삼척 철도 건설(70억원) 등도 많이 늘었다.
고용과 소비 등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하부 토대를 구축하는 SOC 예산 등 건설 관련 투자예산은 경기 회복의 마중물이다. 이에 SOC 투자의 경기 부양과 일자리 창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예산 조기 집행이 필수다. 정부도 건설 관련 예산은 조기에 집행하는 것이 경제 회복에 가장 큰 효과를 나타낸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기에 올해 예산 72.4%가량을 상반기에 쓸 계획임을 밝혔다.
그러나 매년 예산 조기 집행률이 기대에 못 미쳤듯이 올해에도 실제로 SOC 예산이 조속히 집행돼 목표치를 달성할지는 미지수다. SOC 예산의 특성상 실제 현장에서 집행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항목별 예산 배정과 지역 및 분야별 분배, 입찰 방법 선정 및 낙찰자 확정 등 사전 절차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실제 SOC 예산은 매년 7000억~8000억원 가량이 집행되지 못한 채 다음 해로 이월되거나 삭감된다는 게 건설업계의 추산이다. 이에 따라 정부 예산안 확정 이후 예산 적재적소 분배 문제가 2개월 이내에 끝나지 않을 경우 SOC 예산 상반기 조기 집행률 70% 이상 달성은 쉽지 않다는 게 건설업계의 지적이다. 정부가 철저한 준비를 거쳐 연초부터 예산을 집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올해엔 코로나 팬데믹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이에 한국 경제 회복을 위해 정부는 SOC 예산 조기 집행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김태경 전문건설협회 전북회장
△김태경 회장은 (유)석파토건 대표이사로 전주상공회의소 의원, 전북 지역건설산업 활성화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