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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로 존재 의미 탐구… 권구연·이경남 2인전
한지로 존재 의미 탐구… 권구연·이경남 2인전
  • 문민주
  • 승인 2021.02.21 1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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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5일까지 연석산미술관
한지조형세계… 채움과 비움
왼쪽부터 권구연 '아무것도 아닐관계' / 이경남 '무제'
왼쪽부터 권구연 '아무것도 아닐관계' / 이경남 '무제'

“작가가 어떠한 재료를 만나거나 소재를 만나는 것은 운명인 것 같다. 한지가 나에게 그렇다. 한지가 작업 면의 화면 위로 점차 올라오면서 한지 자체의 물성을 통한 미감이 작품을 이루는 소재가 됐고 동시에 매개체가 됐다.” (권구연 작가)

한지를 통해 끊임없이 존재의 의미를 탐구해온 권구연, 이경남 작가가 2인전 ‘한지, 그리고 채움과 비움’을 다음 달 5일까지 연석산미술관에서 연다.

제2전시장 전경
제2전시장 전경

두 작가는 한지라는 물성을 이용해 다양한 한지조형 작품세계를 펼쳐왔다. 이들은 한지라는 공통된 재료를 활용하지만, 한지에 대한 관점은 서로 다르다.

권 작가는 한지를 잘게 찢거나 오린 뒤, 풀이 섞인 물에 풀어 한올 한올 붙여나가는 과정을 통해 질박하고 토속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한지는 찢어지고 잘려 나가며 또 다른 형체와 기호로 응축된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스스로 느껴온 여성의 불완전한 지위를 나타내기도 하고, 소통과 관계의 정립을 시도하기도 한다. 그는 “한지는 나와 타자의 사이에 놓인 경계를 뭉개고, 흐르는 여성의 유체적 특성을 드러내는 물질”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 작가는 손으로 한지를 접은 뒤, 가위로 오리고 펼쳐 평면 위에 중첩하는 작업 과정을 거친다. 작품에 나타나는 형상들은 일률적이면서 마치 세련된 기하학적 도안화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작가는 가볍고 곧 구겨질 듯 아슬아슬해 보이는 이와 같은 한지조형 작품을 통해 형태를 버린 ‘비움의 세계’를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한지를 접어 가위로 오려 펼쳐내는 지극히 단순한 작업을 통해 드러난 ‘부분’은 이미 그 바탕인 ‘전체’에 접힌 질서라는 통찰이 일었다”며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비워진 마음, 지극한 단순함으로부터 작품은 스스로 나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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