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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기본소득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 기고
  • 승인 2021.02.23 19:5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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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진 객원논설위원
▲ 객원논설위원
▲조상진 객원논설위원

기본소득에 관한 논의가 뜨겁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정치권에서 더욱 그러하다.

기본소득 논의를 주도하는 정치인은 경기도 이재명 지사다. 이 지사는 2016년 성남시장 당시 청년에게 분기별 25만원씩 지급하는 청년배당을 실시했다. 이어 2017년 민주당 대선후보로 나와 기본소득 도입을 주장했다. 당시만 해도 이러한 주장은 허경영식 공약 정도로 치부됐다. 그러다 지난해 코로나19의 습격으로 전 세계가 팬데믹에 빠지면서 그의 주장은 날개를 달았다. 이 지사는 기본소득에서 한발 더 나가 기본주택, 기본대출 등 기본소득 시리즈를 내놓았다. 이 같은 행보에 발맞춰 그의 지지가 급등세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기본소득은 시기상조”라며 ‘신복지체제’를 들고 나왔다. 소득, 주거, 고용, 교육, 의료 등 8개 항목마다 국민생활 최저기준을 설정해 국가가 의무적으로 보장하자는 내용이다. 또 대권 도전에 기지개를 켜는 정세균 총리도 “쓸데없는 전력 낭비”라며 가세했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경수 경남지사도 한 다리씩 걸치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익히 알다시피 기본소득은 모든 사람에게, 자산조사나 노동조건 없이 무조건적으로,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현금(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 BIEN)이다. 쉽게 말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모든 개인에게 매달 일정금액의 현금을 주는 제도다. 어찌 보면 자본주의를 부정하는 발상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홍준표·유승민 의원은 기본소득을 ‘사회주의 배급제’라며 못마땅해 한다.

기본소득은 좌·우파 할 것 없이 다양한 논리로 주장을 펴고 있으나 결국 막대한 재원마련에서 길이 막힌다. 한국의 경우 전 국민에게 한 달 50만원씩만 지급해도 올해 국가예산 558조원의 절반 이상인 300조 원이 있어야 가능하다. 지금 당장 완전기본소득 실시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얘기다. 이런 어려움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전면적으로 시행하는 나라는 없다. 미국 알래스카 주가 실시하고 있고 스위스와 핀란드가 실험을 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소득이 학계와 정치권에서 계속 화두가 되고 있는 이유는 뭘까. 그것은 신자유주의 복지국가 이후 빈부격차 등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복지제도는 이를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반증이다. 불평등의 심화는 전 세계적 현상이고 우리도 예외가 아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는 여기에 기름을 부었다. 비교적 선방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통계청의 지난해 4분기 가계동향조사만 봐도 확연하다. 하위 20%(1분위) 가구의 근로소득(59만6000원)이 13.2% 급감한 반면 상위 20%(5분위)가구의 근로소득(721만4000원)은 오히려 1.8%가 늘었다. 코로나19로 상위계층은 좋은 일자리를 지킨데 비해 임시직·일용직 비중이 높은 하위계층의 소득은 크게 감소한 것이다. 더욱이 부동산 광풍으로 이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기본소득이 이러한 불평등 완화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퍼주기 포퓰리즘’ 등 부정적 견해가 우세한데도 기본소득이 불러일으킨 나비효과는 크다. 제1야당인 국민의 힘이 기본소득을 정강정책 1호로 채택했고 여야가 앞 다퉈 법안을 발의하고 있다. 기존 복지제도를 강화한 ‘신복지체제’가 나왔고 데이터·인공지능·로봇과 플랫폼 등에 연계된 사회연대세 논의도 활발하다.

이제 기본소득은 대선 국면에서 가장 뜨거운 정책의제 중 하나가 되었다. 불씨만한 논의가 횃불이 되어 신자유주의 복지체계 패러다임을 뿌리까지 바꾸라고 요구하고 있다. 우리가 기본소득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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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호 2021-02-23 22:58:11
허경영 국민배당금이원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