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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혈명문가
헌혈명문가
  • 권순택
  • 승인 2021.02.24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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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택 논설위원
삽화=권휘원 화백
삽화=권휘원 화백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국내 헌혈 인구가 격감하면서 혈액 수급에 초비상이 걸렸다.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과 5인 이상 모임 금지 및 외출 자제 권고 등 영향으로 헌혈의집 방문객과 단체헌혈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난해 헌혈 인구는 전년보다 20만 명 이상 감소했고 현재 혈액보유량은 적정혈액보유량 5일분에 절반 수준인 2.9일분에 불과하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하루 평균 5600여 명이 헌혈을 해야만 적정혈액보유량을 유지하는데 현재 일평균 헌혈자는 3600여 명에 그치고 있다. 현재와 같이 혈액보유량 3일 미만인 주의 단계가 지속되면 의료기관에 필요한 만큼 혈액공급이 어려워지고 재난이나 대형사고 등 국가위기상황 발생 시 심각한 혈액 부족 사태가 우려된다.

이처럼 혈액수급에 빨간불이 지속되는 가운데 온 가족이 헌혈에 나서고 있는 송태규 원광중학교 교장(60)과 자녀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송 교장은 지난 20일 헌혈 300회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지난 2001년 5월 첫 헌혈에 나선 뒤 20년 만에 달성한 기록이다. 육군 장교로 복무 중인 아들 호선씨(30)는 134회, 익산시보건소에 근무하는 딸 하늘씨(27)는 110회째 헌혈을 했다. 송 교장과 아들 딸의 헌혈 횟수를 합하면 모두 544회에 이른다. 일가족이 장기간에 걸쳐 헌혈에 참여하고 있는 사례는 국내에서 거의 유일하다. 부인도 헌혈에 참여하려 했지만 헤모글로빈 수치가 낮아 못하고 있다.

송 교장은 2주에 한 번씩 헌혈을 하기 위해 철저히 자기관리를 해오고 있다. 아들과 함께 매년 수영 사이클 마라톤 등 철인 3종 경기에 참여하고 있고 헌혈 전에는 술이나 감기약도 먹지 않는다. 그는 300회 헌혈 기록을 세우면서 대한적십자사로부터 헌혈유공장 최고명예대장 포장증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세계헌혈자의 날을 맞아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100회 이상 헌혈자를 등재하는 대한적십자사 명예의 전당에는 아들 딸과 함께 나란히 올랐다. 익산시가 지난해 주최한 ‘2020 익산만의 숨은 보석찾기’ 행사에선 최다 헌혈 가족으로 선정돼 헌혈명문가로 인정받았다.

송 교장은 헌혈 정년인 만 69세까지 헌혈을 이어가 500회를 채울 계획이다. 그는 “이웃과 사회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해왔다”면서 “헌혈은 이웃 사랑과 생명 나눔의 실천”이라고 전했다. 32년째 교직에 몸담고 있는 송 교장은 시인이자 수필가로도 활동 중이다. 지난해 수필집 ‘마음의 다리를 놓다’를 펴냈고 전북일보에 새벽메아리 칼럼을 게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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