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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에 온 피카소’… 코로나19에도 입소문 타고 ‘흥행’
‘정읍에 온 피카소’… 코로나19에도 입소문 타고 ‘흥행’
  • 문민주
  • 승인 2021.03.07 1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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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2주 만에 2200명 방문, 하루 최대 344명
관람 인원 제한, 지역 미술관 고려해도 ‘성공적’
피카소 판화, 도자, 유화 등 다양한 작품 전시
브라크, 샤갈 등 20세기 동시대 화가들 한자리
AI 활용 피카소 화풍 초상화 체험, 영상 작품도
정읍시립미술관 특별기획전시 '피카소와 동시대 화가' 관람 모습.
정읍시립미술관 특별기획전시 '피카소와 동시대 화가' 관람 모습.

“나는 사물을 본대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대로 그린다” (파블로 피카소)

파블로 피카소는 입체주의 거장이자 20세기를 대표하는 화가다. 입체주의는 회화를 ‘본대로 그리는’ 사실주의적 전통에서 해방시킨 20세기 가장 중요한 예술운동으로 평가받는다. 그리고 그 시작에 피카소가 있다.

지난 5일 찾은 정읍시립미술관에서는 특별기획전시 ‘피카소와 동시대 화가, 정읍에서 사랑에 빠지다’가 한창이었다. 지역 미술관에서 피카소와 동시대 화가들의 작품을 실제로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 좋은 두근거림을 느꼈다.

전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오후 5시 입장 마감)까지 매시간 입장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한 시간당 최대 인원은 50명, 관람 시간은 50분으로 제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18일 개막한 전시는 지난 6일 기준 총 2200명(관내 928명, 관외 1272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하루 관람객이 가장 많을 때는 344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코로나19라는 제약, 지역 미술관이라는 한계를 고려한다면 성공적인 수치다.

미술관은 전시 해설 서비스를 중단한 대신 QR 코드를 활용한 ‘오디오 가이드’도 도입했다. 특별히 이날은 김미라 아이안 소장이 전시 길라잡이로 기자와 동행했다.

제1전시실은 재료, 기법, 장르 구분 없이 모든 걸 블랙홀처럼 흡수해 자신만의 세계로 만드는 피카소의 예술적 삶을 조망하는 공간이다.

피카소는 자신의 능력을 회화나 조각에 한정시키지 않고, 판화와 도자를 통해 폭넓은 방식으로 펼쳐냈다. 전시에서는 ‘알제의 여인들’의 판화본을 포함해 동물, 투우, 얼굴 등을 주제로 만든 도자와 은접시 그리고 여성의 신체를 그린 유화와 드로잉을 소개한다.

김 소장은 관람에 앞서 “현대미술에서 ‘본대로 그린다’는 오랜 틀을 처음 깬 사람이 피카소였다”며 “회화에 원시점이 아닌 다시점을 넣은 것은 당시엔 혁명적이었다. 한 화면에 다시점을 구사한 것은 ‘더 잘 보여주려는’ 시도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피카소의 판화에 대해서는 “판화를 ‘복제’ 개념이 아닌 ‘제작’ 개념으로 접근한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알제의 여인들’ 판화 역시 회화적 기법을 더하는 방식으로 접근한 걸 알 수 있다.

‘자클린과 이젤’은 피카소의 마지막 연인이자 아내인 자클린 로크를 모델로 한 작품이다. 피카소는 자클린을 모델로 한 작품을 평생 400여 점 남겼다고 한다. ‘빛나는 부엉이’와 같이 부엉이를 소재로 한 작품도 눈에 띈다.

피카소가 도자기도 빚었다는 사실에 놀라는 이들도 있을 듯하다. 사실 피카소는 1946년부터 프랑스 남부 발로리스 아틀리에에서 도자 작업을 했다. 전시에서는 접시, 물병 등 다양한 형태의 도자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그의 도자 작품들을 보고 있자면, 마치 캔버스를 3D로 가져다 놓은 듯한 인상을 받는다.

제2전시실은 20세기 동시대 화가들의 작품을 함께 전시해 피카소가 살았던 시기의 다양한 미술 흐름을 알 수 있도록 했다.

김 소장은 이 시기를 ‘예술의 용광로’로 표현했다. 조르주 브라크, 마리 로랑생, 마르크 샤갈, 살바도르 달리, 호안 미로, 장 포트리, 장 뒤뷔페, 모리스 드 블라맹크, 루치오 폰타나 등 다다이즘, 입체파, 초현실주의, 야수파와 같은 다양한 예술 사조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몇몇 작품을 살펴보면, 샤갈의 ‘파리 하늘의 두 남녀’는 그의 아내이자 뮤즈인 벨라와 자신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그들의 사랑 이야기가 더해져 감동을 준다. 브라크는 피카소와 함께 입체주의를 창안했는데, ‘바나나와 복숭아가 있는 정물’은 입체파와 야수파적 특징이 동시에 나타나 눈길을 끈다.

또 제3전시실에서는 피카소의 인간적인 면모가 드러나는 앙드레 빌레르의 사진들을 소개한다. 그의 카메라 렌즈에 포착된 변장한 피카소, 뽀빠이 모습을 한 피카소, 게리쿠버가 선물한 모자와 권총을 든 피카소를 통해 작품으로는 경험하지 못했던 인간 피카소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미디어영상과 AI를 활용한 국내 작가들의 체험 콘텐츠도 전시의 백미다. 전시 기간, 브라크의 큐비즘과 달리의 초현실주의 등을 재해석한 미디어영상 작품이 전시되고, AI를 활용해 피카소 화풍으로 시민들의 초상화를 그려주는 체험이 진행된다.

전시는 오는 5월 16일까지 이어진다. 월요일은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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