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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 '우리 문명의 마지막 시간들'
[책의 향기] '우리 문명의 마지막 시간들'
  • 전북일보
  • 승인 2007.02.0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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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하트만 지음·김옥수 지음·아름드리미디어

우리가 5년에서 10년 안에 석유 생산의 정점에 이를 것이며 현재의 소비율을 기준으로 할 때 약 30-40년 남짓 사용할 분량만이 지하에 매장되어 있다는 이야기들은 이제 놀랍게 들리지도 않는다. 사실 그 파급 효과는 상상을 불허할 정도일 터이다. 그러나 우리의 생활은 거의 바뀌지 않는다. 왜일까? 그 이유를 납득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톰 하트만(Thom Hartmann)의 『우리 문명의 마지막 시간들』이라는 책이다. 그 내용은 출간된지 거의 10년이 지난 오늘에 이르러 전율할 정도로 더욱 생생하게 다가온다.

많은 이들이 "내가 읽은 책 가운데에서 가장 중요한 책이다”라고 술회하는 이 책에서 저자는 '현재의 위기'가 몇천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음을 설득력 있게 이해시킨다. 우리가 겪는 딜레마와 위험들은 7천년 전 수메르인이 최초의 도시/국가를 형성한 이후 인류가 살아온 지배와 착취의 방식에서 충분히 예견될 수 있는 결과라는 것이다.

저자는 먼저 당대의 햇빛을 에너지로 사용하던 인류가, 석탄과 석유의 발견으로 태고 햇빛까지 에너지 원으로 쓸 수 있게 되면서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지속가능성이 급속하게 파괴되기 시작했음을 이해시킨다. 오늘날 '지구촌 경제'로 성장한 거대 시스템은 생태계 붕괴의 징후에 개의치 않고 브레이크 없는 탈것이 되어 절벽을 향해 빠른 속도로 질주해 가고 있으며 그 흐름의 주도하는 국가는 타국도 그 시스템 안에 편입하도록 거의 강요하고 있다. 성장을 멈출 수 있는 기능을 상실한 유기 조직이 암세포일진대 인류가 '살아있는 지구 몸의 암세포'로 변해가도 있다는 점을 우리가 자각할 수 있을까?

그는 남아 있는 석유를 보존해서 석유를 원료로 하는 합성제품 등을 만드는 데에만 사용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은 지극히 당연하게 들리지만 유럽의 몇몇 국가를 제외하고는 이를 국가적 의제로 삼는 경우도 거의 없다. 기업과 청치 모두 단기적 관점에서 문제에 접근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이 생태학적 위기를 다룬 수많은 책과 다른 점은 미래에 대한 희망적인 비전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이 책에서 제안하는 해결책들은 인류사에서 새롭지도 급진적이지도 않은데 사실 그것들은 수메르 문명 이전 몇백만년에 걸쳐 인류를 지탱해온 세계관인 것이다. 저자는 우리가 새로운 패러다임이 아니라 아주 오래된 패러다임을 재발견하여 일상에서 신성(神性)을 다시 찾아야 함을 역설한다.

저자의 확고한 관점은 충분한 수의 사람들이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바꿀 때 상상조차 못했던 방식으로 해결책이 명확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의 해결책은 우리의 기술이 아니라 문화와 관계가 깊으며 그것은 가치관과 생각, 마음, 즉 문화의 문제라는 것이다.

그는 현대에 만연하는 중독현상 중 가장 강력한 중독성을 지닌 것이 바로 TV임을 이해시킨다. TV를 끄고 의식 공동체를 이루어 루퍼트 쉘드레이크가 말하는 형태형성의 장을 통해 우리 인류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비젼을 제시한다. 간단한 소개로 선입견을 주는 것이 오히려 조심스럽기까지 한 이 책은, 작은 일상 행동의 변화로 우리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확신을 누구에게나 심어줄 수 있을 것이다.

/최효준(전북도립미술관장)



(책의 원제: 태고 햇빛의 마지막 시간들; The Last Hours of Ancient Sun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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