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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대통령 직접 지칭 비난…배경과 전망
北, 대통령 직접 지칭 비난…배경과 전망
  • 연합
  • 승인 2008.04.01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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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신문이 1일 논평원의 글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남측 대북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함에 따라 그 배경과 향후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의 논평원 논평이라고는 하지만 그동안 직접적 언급을 피해온 이명박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는 점 등에서 개성 남측 공무원 추방, 합참의장의 핵관련 발언에 대한 취소 및 사과 요구 등 일련의 대남 `압박'의 정도가 높아졌다는 시각도 있다.

◇노동신문 논평원 글의 무게는 = 대북 소식통들은 북한이 노동신문 논평원의 글이란 형식을 빌린 데 대해 "북한이 속내를 드러내고 싶은데 정부 당국의 공식 목소리로 표현하기에는 부담스러울 때 쓰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노동신문이 노동당 기관지이긴 하지만 당 외곽조직 구성원 정도로 볼 수 있는 논평원을 내세웠다는 점에서 우리 식으로 보자면 관변단체를 동원, 비난 공세를 한 격이라고 소식통들은 보고 있다.

한 대북 소식통은 "노동신문 사설이나 북한 공식 조직의 담화, 성명 등보다 수위가 한 단계 낮은 것으로 북한 정부의 공식 입장은 이와 달라질 수 있음을 내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논평이 `개인필명'이 아니라 `논평원' 논평이라는 점에서 노동당 전체의 시각이 담긴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대통령 실명 거론 비판 배경은 = 전문가들은 최근 각 방면에 걸쳐 이뤄지고 있는 북한의 대남 압박 조치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그간 이명박 대통령을 실명으로 거론하는 것 만은 자제했던 북한이 대통령을 49차례나 거론하며 정부의 대북정책을 전면 배격하는 입장을 표한 것은 그간 이뤄진 분야별 1차적 대응을 종합.정리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 견해다.

시기적으로, 남북경협사무소의 남측 당국자 추방, 정부 당국자의 입북 금지 및 남북대화 단절 경고 등 북한이 남한 정부에 1차 `반발 행동'을 했지만 남한 정부가 동요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 이후 나왔다는 점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특히 "우리는 남조선이 없이도 얼마든지 살아갈 수 있지만 남조선이 우리와 등지고 대결하면서 어떻게 살아나가는지 두고볼 것"이라는 언급으로 미뤄 이번 글이 `우리로선 아쉬울 것이 없다'는 남한 정부를 향해 압박의 강도를 높인 것으로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약간 다른 시각에서 4월 9일 최고인민회의 개최를 앞둔 대내 메시지의 측면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최고인민회의를 앞둔 시점에 노동신문을 통해 발표됐다는 점에서 내부를 향한 포석이 있다고 본다"면서 "남한 새 정부의 정책에 대해 인민들이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담고 있는 듯 보인다"고 말했다.

◇비핵.개방 3000 집중 겨냥 = 전문가들은 또 비핵.개방 3000을 `반통일선언'으로 규정하고 조목조목 비판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결국 총론 형식으로만 제시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이 구체적 행동으로 연결되기 전에 확실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점을 촉구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북핵 문제의 역사를 거론해가며 비핵.개방 3000이 핵문제의 진전을 전제조건으로 삼고 있다는 점을 집중 공격하고 `동시 행동의 원칙'을 강조한 것은 큰 원칙만 제시한 남한 정부의 `전략적 모호성'을 타깃으로 삼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김용현 교수는 "비핵.개방.3천이 구체적인 정책으로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한.미 정상회담 등을 계기로 자신들에게 불리한 정책이 굳어지기 전에 이명박 정부의 정책 전환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향후 남북관계 시사점 = 정부는 이번 글에 대해 공식 반응은 하지 않으면서도 그간 남한 정부에 대해 관망해온 결과를 한꺼번에 쏟아냈다는 점에서 그 내용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특히 남한 경제를 거론하면서 `북한을 등지고 어떻게 살아가는지 보자'고 언급한 것은 향후 상황에 따라 군사적 긴장조성을 통해 남한 정부에 타격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남조선 없이도 얼마든지 살아갈 수 있다'는 언급은 현 정부가 말은 안하고 있지만 사실상 레버리지로 보고 있는 대북지원을 요청하지 않을 수 있음을 예고한 측면이 있다고 일각에서는 보고 있다.

`이명박의 집권으로 남북관계의 앞길에 험난한 가시밭이 조성됐다'고 표현한 대목은 남북관계 경색이 상당히 장기화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아울러 한반도 비핵화가 남북간의 문제가 아니라 북미관계의 문제라면서 선핵 포기론을 추구한 과거 남한 정부의 실패 사례를 운운한 대목은 6자회담 트랙 등에서 `통미봉남(通美封南.미국과 통하고 남한을 배척한다)'을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는 시각도 있다.

김성배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 연구위원은 "이번 글을 통해 북한이 북미관계와 남북관계를 분리하고 6자회담과 대남정책을 분리하는 한편 더 나아가 한미관계의 틈새를 넓히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면서 "특히 6자회담에서의 대남고립화 전략이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정부 대응기조는 = 정부는 북측의 이번 입장표명과 관련, 일단 `장기적 관점에서 대응한다'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10년과 다른 대북정책을 추진하는 만큼 북한의 대응에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북한이 우리의 뜻을 이해하고 적응하기를 일단 기다린다는 게 정부의 속내로 분석되고 있다.

좀 더 현실적으로는 이미 대북 원칙이 공개된 마당에 9일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상황에서 북한의 압박에 어떤 방식으로든 공식 대응한다는 것 자체가 거북한 일이 될 수 있다.

대통령에 대한 실명 비판으로 이어진 북한의 최근 대응을 보는 시각에는 차이가 있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이 `선북핵문제' 해결을 조건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남북관계에서 돌파구를 찾기 힘들 것이라는 비판론과 원칙이 정해져 대북정책 변화에 따른 피할 수 없는 진통인 만큼 조바심을 내서는 안된다며 정부의 현 기조를 지지하는 시각이 있다.

이와 함께 6자회담의 가변성, 남북관계가 조기에 돌이키기 힘든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기싸움'에 시간을 소모해서는 안된다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정부가 밝힌 것처럼 원칙은 지키며 유연하게 남북관계를 풀어가라는 주문인 것이다.

김용현 교수는 "정부로서는 바로 대응하기는 어렵겠지만 잠깐 열기를 식히며 대화의 통로를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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