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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상담] 건축물도 '사용설명서' 필요
[건축상담] 건축물도 '사용설명서' 필요
  • 전북일보
  • 승인 2000.01.0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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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 = 얼마 전에 단독주택을 건축하여 입주하였는데, 살다보니 사소한 부분이지만 내 생활에 맞게 조금씩 손 볼일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때마다 일일이 건축업자에게 전화해서 물어보고 처리하려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닙니다. 건축물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무슨 사용설명서라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 답 = 건축물에 관심을 갖고 애정을 느끼게 되면 질의의 경우처럼 불편을 호소하게 됩니다. 텔레비전이나 휴대전화 하나를 사도 사용설명서가 첨부되는데, 우리 인간의 생활을 송두리째 담고 있다는 건축물에는 그 흔한 사용설명서 하나 없습니다. 어디로 가스배관이 지나가고, 건축물의 주요 구조부는 어디 어디인지, 또 벽면에 실금이 가기 시작하였는데 과연 괜찮은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무슨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것도 아닌데 건축물의 사용에 대해서는 모르는 게 오히려 정상적인 세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알려고 해도 알 수가 없고, 건축의 특성상 웬만만 설비시설은 전부 감추어지기 때문에 어디서 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습니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설계도면을 비치하라는 제도도 있었지만 단순히 설계 도면 몇 장 가지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전자제품의 회로도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전자제품의 사용법이 일반 소비자에게는 더 필요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이 더 쉽게 무너져 내린다는 그 동안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건축 당시의 열정 못지 않게 건축물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사랑이 더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사랑을 하게 되면 저절로 아끼게 되고, 아낄수록 건축물은 더 건강해진다고 합니다. 건강한 건축물에 사는 사람 역시 동기감응이 되어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습니다. 건축물의 유지관리 보수와 유효 적절한 사용을 위해서 이제는 건축물에 사용 설명서가 첨부되어야 하겠습니다.

/ 최상철(삼호건축사 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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