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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여성] 김신자 (유)금공예 이사
[신나는 여성] 김신자 (유)금공예 이사
  • 이화정
  • 승인 2010.03.30 2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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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한 디자인 개발이 경쟁력 얻는 비결"…20년전 남편따라 일본서 세공기술 익혀…'익사모'이끌며 보석산업 경쟁력 갖춰

"보석은 여성 때문에 존재해요. 여성이 존재하는 한 보석은 끝까지 남을 겁니다."

지난 27일 '2010 익산주얼리엑스포 Spring'에서 만난 귀금속업체 (유) 금공예 이사인 김신자(45)씨는 일본인이 아니냐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익산이 고향인 김씨는 20여 년 전 이곳 생활을 접고, 일본행에 몸을 실었다. 귀금속 업계에 뜻은 있었지만, 배운 적은 없었다. 남편이 일본인 회사에 들어가 세공기술을 배우기 시작했다. 한국인들의 뛰어난 손기술과 성실성으로 인정을 받았다. 2년 뒤 회사를 차렸다. 그의 성이 김(金)씨인 데다 금(金)을 뜻하는 말이기도 해 금공예로 정했다.

"익산 보석상들의 손기술은 정말 뛰어납니다. 특히 금형·세공기술은 따라올 자가 없다는 평가도 들어요. 현지 일본의 귀금속 거래량 70~80%는 이들이 좌지우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하지만 일본과 우리나라는 보석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 우리나라는 보석을 자산가치로 따지는 데다 과시용이다. 반면 일본은 보석은 액세서리에 불과하기 때문에 진짜냐 가짜냐를 많이 따지지 않는다.

"일본 여성들은 보석이 큰 걸 선호하지 않습니다. 연령대에 관계없이 디자인도 섬세하면서도 단순한 걸 찾죠. 우리나라 여성들은 나이가 들수록 크고 화려한 보석을 선호합니다. 정서가 많이 달라요."

짝퉁 보석이 많이 유통되는 일본은 품질 검사가 까다롭기로 소문이 나 있다. "심하다 싶을 만큼 철저하게 품질을 검증한다"는 그는 광이 조금 덜 난다든가 비스듬하게 보석이 박혀 있으면, 좋은 품질로 쳐주질 않기에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신용 쌓기도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일본인들은 거래할 때 단번에 많은 양을 계약하지 않는다. 조금씩 거래를 하면서, 신용을 평가한 뒤 물량을 결정해서다. 지난 20여 년간 이런 신용을 꾸준히 지켜온 덕분으로 5년 전부터 일본의 유명 백화점에도 금공예 제품의 납품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마음을 놓기엔 아직 이르다. 그는 유럽 귀금속 기술자들이 세계 각국을 돌며 새로운 디자인을 개발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디자인 보다는 빠르게 만들어내는 단순노동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신라의 왕관 제조기술까지 포함하면 우리나라 귀금속 가공기술의 역사는 1000년이 훨씬 넘는데도, 뛰어난 기술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익사모'는 귀금속업체에 종사하면서 익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대표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하면서 유행을 읽어내고,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유럽 시장을 보면 최근 주요 고객층의 변화가 느껴집니다. 주요 고객층이 45~65세에서 35~45세로 수정되는 분위기 입니다. 특히 일본과 한국은 이 세대의 보석과 시계의 구매력이 눈에 띄게 늘고 있어요. 일하는 미혼여성이 늘기 때문이죠.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경제적 부담이 적은 까닭에, 서양의 같은 세대 여성들보다 자신을 위해 소비하는 비용이 더 큰 편입니다. 그러다 보니 고가의 보석을 훨씬 쉽게 접하고 즐기게 되는 거죠."

익산주얼리엑스포 방문은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판매가를 30~50%까지 낮게 내놓는 것도 금공예를 한국고객들에게 보다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그는 "낮에 일하면서 착용해도 부담이 없고, 밤에 특별한 모임에 가더라도 어울릴 수 있는 섬세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진다"며 한국 귀금속업체도 섬세한 디자인 개발에 신경을 쏟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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