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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힘 2050] '줌마재즈'
[여성의 힘 2050] '줌마재즈'
  • 이화정
  • 승인 2010.03.30 2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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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 따라 움직이며 나를 사랑하는 법 체득…입문 3~7년차…복지시설 무대 서는 '베테랑'
줌마재즈 회원들은 춤을 배우면서 가족들과의 소통이 늘었으며, 자신감도 얻었다고 말했다. (desk@jjan.kr)

지난 26일 전주시 서신동 주민자치센터. 연습실에 들어서니, 인기그룹 카라의 신곡 '루팡'이 흘러 나온다. 회원들이 뒤돌아서서 엉덩이를 한껏 빼고 '엉덩이 춤'을 맹 연습중. 리듬 타고 골반을 경쾌하게 흔들어주는 게 포인트라나.

뻣뻣한 몸치들은 가라! '줌마 재즈'에 가보면, 인기가수의 히트 춤을 줄줄이 꿰고 있는 아줌마들을 만날 수 있다. 브아걸의 '사인', 티아라의'너 때문에 미쳐', 장윤정의 '트위스트'…. '최고령 걸 그룹'을 연상케 한다.

"춤 잘 추는 법, 딱히 없어요. 무조건 즐겨야 돼요." 라고 말하는 장현주 회장은 음악만 나오면 춤이 절로 나온다. 이해가 안 가는 춤동작이라면, 회원들은 곧바로 그에게 직행. 그 자리에서 직접 보여주는 춤 동작 만큼 더 좋은 교육은 없다. 무릎 관절 수술까지 했지만, 춤을 못 끊는 임경애씨도 예외는 아니다. 음악만 나오면 자신도 모르게 흔들고 있다는 임씨는 무릎이 회복될 때까지 귀를 닫고 지내야 했다며 웃었다.

'재즈 댄스'에 빠진 이들은 최영숙 임경애 안윤주 한윤정 장현주 이미숙 이미영 김진희 최은주 고미양 이지영 박운화씨. 재즈 댄스의 매력을 물었더니 한윤정씨는 "힘 있고, 시원시원한 동작이 매력"이라며 "신나는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춤을 추면 스트레스가 말끔하게 해소되는 듯한 기분"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춤이 안 췄으면 '끼'를 어떻게 풀고 살았을 지 상상이 안된다고 너스레도 떤다.

적게는 3년에서 많게는 7년까지, 하지만 다들 춤을 춰 본 경험이 없는 '초짜들'이었다. 7년 넘게 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송 동씨가 신곡 중 뜰 만한 춤을 선택, 빠른 곡은 다소 느리게, 복잡한 안무는 다소 단순하게 짜서 지도한다. 초반엔 어색함과 뻣뻣함으로 '춤과 체조 사이'를 벗어나질 못했다. 하지만 스트레칭을 하면서 보기 싫은 군살이 조금씩 빠졌고, 배에 힘을 주고 허리를 펴는 연습을 하다보니 자세가 바로 잡혔다는 말도 들었다.

다들 배우려는 열의가 넘쳐난다. 인터넷에서 춤 관련 동영상을 찾아 카페(cafe.daum.net/sdjazzdance)에 올리는 것은 물론 연습하는 모습까지 수시로 올려 서로의 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웨이브가 안 돼 처음엔 집에서 벽 붙잡고 연습했어요." (박운화씨)

"180도 다리 찢기는 어떻고요. 누워서 하는 스트레칭은 안 해본 게 없을 정도예요." (고미양씨)

일부 회원은 유연성을 길러주기 위한 요가까지 병행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가족들의 지지도 만만치 않다. 아이들과 함께 KBS의 '뮤직뱅크', SBS의 '인기가요', MBC의 '음악 중심' 등 가요 프로그램을 챙겨보면서 아이돌 스타와 인기 걸 그룹 흐름도 꿰고 있다. "엄마도 그 춤 출 줄 알아요?"라고 묻는 아이들과 안무 뿐만 아니라 의상이며 유행어까지 술술 풀어낸다.

"지영 언니는요, 공연만 가면 신랑이 꽃다발 들고 와요. 가장 적극적으로 밀어주죠." 이 말에 이지영씨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진다.

이들의 춤 실력이 입소문을 타면서 병원, 복지시설에 초청되기도 한다. 그날 그날의 분위기에 맞는 의상도 수선을 거쳐 화려한 무대의상으로 거듭난다.

"몸매 관리 좀 하라"는 송씨의 잔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먹어야 춤이 된다"며 연습 시간마다 간식거리를 싸들고 오는 회원들을 보면 '찰떡 궁합'이 따로 없다.

이들이 재즈댄스를 통해 얻은 성과는 또 있다. 그것은 바로 자신감이다. 회원들의 말대로 춤은 거울을 바라보며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아가는 또 다른 과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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