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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힘 2050] 전주어머니테니스클럽
[여성의 힘 2050] 전주어머니테니스클럽
  • 이화정
  • 승인 2010.04.13 2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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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째 이어오며 건강도 친목도 '튼튼'…회원 첫째 조건 '가정 충실'

호흡을 멈추고 공을 향해 매서운 눈빛을 보낸 것도 잠시. "탁"하는 소리와 함께 공이 네트 너머로 간다. 허리 굽혀 자세를 낮춘 채 기다리고 있던 이가 공을 맞받아친다. "언니, 받아!" 공의 움직임에 따라 발도 재빠르게 움직인다.

12일 전주시 호성동 수정교회 앞 테니스 코트장. 전주어머니테니스클럽(회장 강수영) 회원들이 서브와 리시브를 주고 받고 있다.

"20년 전에 테니스 코트장을 쫓아 다니면서 레슨 받는 사람들만 모아서 만든 거예요. 서로 가르쳐 주면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이끌어 나갔죠."

유숙희 고문은 전주어머니테니스클럽을 만든 '테니스 예찬론자'다. 올해로 역사가 21년이나 됐지만, 회원수는 40여 명으로 다소 단출하다. 회원 가입이 까다로워서다.

"여성들이 라켓 들고 다니면 살림은 내팽개칠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편견이예요. 그래서 회원 받을 때 물어보는 게 꼭 있습니다. 시댁엔 잘 하는 지, 남편이나 자식은 잘 챙기는 지 그걸 우선으로 칩니다. 5년 넘게 열심히 얼굴 보였던 이도 자격요건에 맞지 않아 받아주지 못했어요. 테니스로 가정불화가 생기는 건 원치 않죠. 그러다 보니 부부가 서로 테니스에 빠진 경우가 더 많습니다."

자려고 누우면 천장이 테니스 네트로 보여 라켓 들고 연습하다가 남편 이마를 때린 회원도 있었고, 거실에서 라켓 들고 연습하다가 조명등을 깨뜨린 회원은 부지기수다. 쌀가마를 네트 삼아 테니스를 연습한 웃지 못할 사연까지, 테니스는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힘들다는 게 중론.

테니스는 체중 감량을 목표로 시작했다 하더라도 빠지지 않으면 힘들어서 쉽사리 그만두게 되는 운동이기도 하다. "1만보 걸으면 건강에 좋다고 하잖아요? 만보기 차고, 코트에서 3게임 뛰면 1만보 걷는 것이나 마찬가예요. 짐작이 가죠?" 강수영 회장은 "그래서 테니스를 배우려면 열정도 있어야 하지만, 인내와 끈기가 많은 사람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테니스는 공을 힘으로 때리는 운동이 아니라 전신으로 공을 미는 운동이예요. 팔에 힘 빼는 데에만 3년이 걸립니다. 몸에 익히게 하려면 5년은 족히 걸리죠."

테니스를 잘하기 위해 등산과 헬스까지 하는 회원들도 있다. 등산을 통해 다리 근력을 키우고, 헬스로 스트레칭을 해 유연성을 기르기 위해서다. 덕분에 한여름에도 연습은 쉼없이 진행된다.

"땀을 쭉쭉 빼는 즐거움을 모르는 사람들은 못해요. 이때 잘해놔야 눈오는 겨울에 더 잘 할 수 있습니다. 1년 365일 꾸준히 운동해야 몸이 안 아프죠." (허유숙 회원)

회원들은 일기예보에 상당히 민감한 편. 조순덕 고문은 "올해는 눈·비가 많이 와서 다른 해보다 테니스를 많이 못쳤다"며 "테니스는 피부 상하는 것만 빼면 하나도 뺄 게 없는 좋은 운동"이라고 강조했다.

"재미있지만 사람들 만나는 것도 큰 즐거움이에요. 공이 잘 들어가든 안 들어가든 같이 얘기할 상대가 있어서 좋아요." 몸도 즐겁지만 테니스 코트에만 오면 더 많이 웃게 된다는 조 고문은 이런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처음 온 신입회원도 금방 익숙해진다고 말했다. 오래 경험이 있는 선배들이 일대일로 기본 자세부터 가르치기 때문에 초보자도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유 고문은 "최근 골프나 볼링으로 동호인들이 빠져나가고 있어 안타깝다"며 "테니스의 대중화를 위해 이젠 부부테니스대회도 열렸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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