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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힘 2050] 발미용 페디큐어
[여성의 힘 2050] 발미용 페디큐어
  • 이화정
  • 승인 2010.04.20 2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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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뿐만 아니라 마음을 어루만져요"…회원 60여명 매주 이틀씩 어르신들 발 정성껏 마사지

"가진 것은 없지만 내가 사회에서 받은 게 있으니 나도 사회에 뭔가 돌려줘야 하지 않겠어요."

정운오 강사가 어르신들의 발을 자기 것처럼 어루만지며 이렇게 말한다. 매주 두 번씩 마사지사로 변신하는 이들은 발미용페디큐어반(발과 발톱을 아름답게 다듬는 미용반). 전주시자원봉사센터가 2004년부터 개설, 60여 명의 회원들이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이론수업과 실습을 통해 어르신들의 발을 정성껏 마사지 해주고 있다.

"우리가 하루 종일 서서 다니잖아요. 피가 아래로 몰리게 돼 있죠. 그런데 혈액순환이 안되는 사람일 수록 하체가 찹니다. 찬 성질은 기력을 자꾸 떨어지게 하고, 몸을 무거워지게 하죠. 사우나 간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닙니다. 저는 오히려 발 마사지를 제안해요."

발 마사지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손 힘을 많이 줘야 하기 때문에 하고 나면 어깨가 욱신거린다. 하지만 발 마사지 하는 동안 어르신들의 말벗이 되어 걱정을 함께 나누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회원 한보영씨는 "발을 마사지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마사지한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아주 좋아요. 마사지할 때마다 친구가 느는 것 같아 참 든든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발이 제 2의 심장이래요. 발을 모를 때는 내 발이 소중하단 걸 못 느끼고 살았거든요. 그런데 목사님(남편)한테 해주니 피로도 풀리고 기분도 좋아지더라구요." 회원 정명숙씨도 거든다.

한씨가 발미용페디큐어에 나선 지 6년 째. 신앙으로 어려운 이들을 도우러 다니다 보니, 발건강에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됐다.

"지난해 봄 부안에 한 경로당을 갔거든요. 한 어르신이 발 전체가 시퍼렇게 멍들었어요. 너무 아프니까 만지지도 못하게 하시는 거예요. 안타까워 맘에 걸렸습니다."

"특히 서서 일하는 사람들의 경우 발이 보통 상하는 게 아니예요. 병원에 실려온 어떤 미용사 발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발의 중요성을 몰라도 너무 몰라요." (김용님)

이들이 제안하는 발 건강 법은 다음과 같다. 족욕을 통해 발을 따뜻하게 할 것, 굳은 살을 제거할 것, 굽이 높거나 밑창이 두꺼운 신발을 신지 않을 것 등이다. 특히 굳은 살 제거를 이야기하면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많다.

"굳은 살이 있으면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고 마사지를 해도 효과가 없기 때문입니다. 전용 마사지 크림을 발에 골고루 바른 후 피곤한 부위를 자극하며 마사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어 정 강사는 "요즘 아찔한 굽의 구두를 신고 다니는 여성들을 많이 보게 된다"며 "어쩔 수 없이 신게 되더라도 집에 와서는 발 마사지를 해줘야 건강을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발부터 지켜야 우리 건강을 지킬 수 있게 된다는 것.

"발을 씻기고 주무른다는 것은 내가 겸손해지고 낮아지지 않으면 못하는 일"이라는 그는 "나를 낮추는 방법이 이것밖엔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더 많은 이들이 발 건강에 관심을 가지게 됐으면 좋겠다며 의미있는 봉사활동에 동참하는 이들이 많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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