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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힘 2050] 교원평가제
[여성의 힘 2050] 교원평가제
  • 전북일보
  • 승인 2010.07.20 2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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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제도·방법 허술…도입 취지 되새겨봐야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현행 교원평가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수업평가로 대체하겠다고 밝혀 김 교육감의 정책을 지지하는 교육단체와 이를 반대하는 학부모 단체로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전북일보 여성객원기자들은 교원평가제의 필요성은 공감하면서도 현행 제도는 문제점이 많다는 데 공감했다.

▲ 박영숙 여성객원기자

"교원평가제 도입 자체를 반대하진 않아요. 다만 일부 수정해야 할 점이 있다고 봅니다. 전과목 선생님을 평가하는데, 수업을 들어야만 답변할 수 있는 문항들이 있는 것 같아요. 게다가 공개수업 하루 만로는 전과목 선생님을 평가하는 게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교원평가제 폐지 대신 수업평가제로 대신하겠다고 한 것은 차라리 잘 된 일 같습니다. 일부에서는 학부모 평가가 '혹시 내 아이에게 불이익이 가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고 들었어요. 평가를 하려면 반·번호를 입력해야 하기 때문에 비밀이 보장되는 것인지 걱정하는 의견이 있다고 합니다. 정부가 내년부터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을 통해 학부모 평가를 통해 익명성 보장하겠다고 하지만, 이것의 효과는 아직 잘 모르니까요."

▲ 이금주 여성객원기자

"교원평가제는 교사들의 전문성을 높여 공교육의 질을 끌어올리기 위한 정책입니다. 하지만 우리 교육 현실에서 이 제도가 본래 취지 대로 정착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교사들은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교육의 질을 높이기 보다는 실적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한다는 거죠. 현직 교원들은 학원과 달리 학생들의 인성을 교육하는 학교에서 이러한 제도가 행해진다면 교사들의 실적 다툼으로 인해 교육의 본질적 측면이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즉 교원평가제는 '좋은 교사 = 좋은 점수' 라는 등식이 성립될 것이고 이는 '교사 줄 세우기'에 머물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교육철학의 빈곤이 초래한 정책 제안이라는 생각이 씁쓸한 마음이 듭니다."

▲ 김은자 여성객원기자

"중학교 다니는 아들 학교에서 교원평가제에 관한 안내장이 날아오기 시작했습니다. 담당 교사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 나는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고민하다 결국 그만뒀죠. 꼭 해야 한다면 아이의 평가에 의존하는 수업이었을 겁니다. 그런 와중에 학교 공개수업이 있다고 해서 근무시간을 빼서 참석했습니다. 교실에는 달랑 나 하나뿐이었어요. 45분 수업을 듣고 나누어준 평가서를 작성해야 했는데, 그것도 참 곤란했습니다. 누가 작성했는지 뻔히 알 텐데 어느 부모가 솔직하게 작성할 수 있을까 싶어서였죠. 또한, 교사의 가르치는 능력에 대한 평가 뿐만 아니라 인격적인 자질에 대한 성찰도 이루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교원평가제는 그걸 가늠할 수 있는 평가는 아닌 것 같아요."

▲ 이진선 여성객원기자

"현행 교원평가제 방식으론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평가절차부터 잘못됐어요. 교사 스스로 평가한 뒤 동료가 평가하고 학생이 평가하고 최종적으로 학부모 평가도 받아야 하는데, 학생·학부모부터 평가하고 있습니다. 평가 목적은 교사 스스로 깨닫고 변화를 꾀하는 것이에요. 결과지향적인 평가는 안 된다고 봅니다. 특히 초중고교생에게 모두 똑같은 내용의 평가 설문지를 돌리는 것으로 어떤 평가결과가 나올지 의구심이 듭니다. 이 때문에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학생 서술형평가제를 제안했던 것으로 압니다. 학생 중심적 사고가 아니라는 뜻이겠죠. 교사와 학생은 평행성과 균형성을 가져야 하는데, 이런 식으로 간다면 교사는 설 곳이 없어요. 교원평가제 때문에 학교 현장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이지현 여성객원기자

"선생님도 어떤 방식으로든 평가방법은 있어야 합니다. 다만 그 평가가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방식이라서 문제죠. 평가의 주체인 학생과 학부모가 평가의 내용과 방법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로 평가를 강요당하는 꼴이에요. '선생님에게 점수를 매기는데, 안 매길 수는 없나'라는 의문을 갖는 학생들은 양심의 자유, 의사표현의 자유를 침해당하게 됩니다. 선생님의 자질을 평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생님들이 교단에 서기 전 인성교육이 먼저 이뤄질 수 있으면 좋겠어요. 최근 어떤 교사가 학생들에게 상습적으로 폭력을 휘두른 동영상이 공개 돼 논란을 빚었잖아요. 이 사건을 보면서 문제 교사의 직위해제에 그치지 말고 부적격 교사를 근본적으로 걸러내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교원평가제가 이런 부적격 교사를 퇴출시킬 수 있는 예방책은 아니라고 봅니다."

▲ 류정숙 여성객원기자

"하루 공개수업 한다고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어떻게 가르치는지 알 수 있을까요. 현실감이 떨어진 정책이라고 봅니다. 특히 중·고등학교는 사교육 위주로 돌아가고 있어요. 아이들은 학교 선생님 보다 학원 선생님한테 더 의존하고 있어요. 심지어 일부 선생님은 어려운 문제가 나오면 학원 가서 물어보라고 했다네요. 사교육에 100% 의존하기 때문에 열심히 가르쳐주지 않는다는 거에요. 그런 현실 속에서 교원평가제를 한다고 해서 선생님들의 수업이 좋아질 수 있을 지 장담할 수 없다고 봅니다. 잘못하면 야단치는 선생님을 고맙게 생각해야 하는데 오히려 나쁜 점수를 주는 학부모도 있을 것 같고요. 이런 식으로 학부모들이 우월감을 갖고 교사를 대하면 교사의 가치가 땅에 떨어질 것 같아 염려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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