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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호 개인전, '묵으로 알아낸 사유의 세계'
김승호 개인전, '묵으로 알아낸 사유의 세계'
  • 임용묵
  • 승인 2001.07.20 2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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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가 위기를 맞고 있다, 퇴조하고 있다’. 80년대 후반 일기 시작한 탈장르화 영향으로 흔들리고 있는 한국화의 정체성을 함축하고 있는 말이다. 전통재료인 붓과 먹에 관심을 갖고 작품활동을 하기 보다는 새로운 재료나 새로운 조형성 탐구라는 미명아래 서양화의 경계가 모호한 작품이 양산되는 경향을 우려한 것.


다수 젊은 한국화가들이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는 요즘 한국화가 김승호씨(35)의 작업이 주목받는 이유도 지필묵(紙筆墨)이 펼쳐내는 한국화의 세계를 탐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붓과 먹을 다룰 줄 안다는 평을 받고 있는 김씨의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잇는 자리가 마련된다. 20일부터 26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리는 김씨의 다섯번째 개인전. 우진문화공간이 작가들의 창작의욕을 북돋고 지역미술 발전을 꾀하기 위해 기획한 청년작가초대전의 첫번째 무대이기도 하다.


“수묵을 하면 시대에 뒤떨어진 고리타분한 작가로 여기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붓과 먹으로만 표현한 전통 그림도 현대적 회화로서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래서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을 처음 배우는 자세로 꼼꼼하게 화폭에 옮겼죠.”


그래선지 작가의 화폭에는 쉽게 지나쳐 버릴 수 있는 전주천의 수양버들이나 구이들녁의 풍경들이 조형미를 간직하며 정담스럽게 담겨 있다. 그러나 이 풍경들은 실제 존재하면서도 작가가 꿈꾸는 이상세계다. 김씨가 스케치를 하지 않고 매일 매일 대하는 형상에 대한 느낌을 붓끝으로 전달했기 때문.


“스케치하며 풍경과 똑같이 그리면 그건 그림이 아니라 사진이라고 생각해요. 풍경에 대한 자신의 느낌을 표현하는 ‘묵상’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어릴적 뛰놀던 논두렁 등 한국의 푸근한 자연을 담아내고 싶었어요”.


지난해 모스크바에서 전시회를 가졌던 김씨는 외국작가들이 먹의 번짐에 높은 관심을 가지는 것을 보고 전통한국화의 경쟁력을 실감했다. 이철규 교수가 ‘한국화의 자생성과 정체성을 모색하는 젊은 작가’라고 평하는 김씨는 앞으로도 우리 것을 지킨다는 ‘시대적 사명감’을 가지고 지필묵의 세계를 탐구해 나가겠다는 젊은 화가의 의욕이 담긴 작품들이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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