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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갖고 놀기' 이제 그만 해라
'새만금 갖고 놀기' 이제 그만 해라
  • 이경재
  • 승인 2012.06.18 2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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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석 논설위원
김완주 도지사는 전주시장 시절 전북도를 파트너 삼아 몸집을 불렸다. 유종근 강현욱 지사를 상대로 치고 빠지기를 간헐적으로 하면서 정치적인 입지를 다졌다. 새만금도 그 중의 하나였다. '강만금'의 별칭을 갖고 있는 강현욱 지사가 새만금에 올인하는 걸 보고는 "전라북도엔 새만금밖에 없느냐"고 비판했다. 그랬던 김 지사도 도정을 맡고 난 뒤엔 역시 새만금에 치중하고 있다.

지금의 송하진 전주시장도 '다른 할 일이 많은데 전라북도가 과연 새만금에 올인해야 하는가' 하는 점에서는 과거 김완주 전주시장의 견해와 다르지 않다. 다른 게 있다면 송 시장은 김 지사처럼 전북도를 파트너 삼아 몸집 불리기를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오히려 깍듯하다.

새만금은 1991년 첫 삽을 뜬 뒤 22년째 진행형이다. 방조제를 쌓았지만 아직도 푸른 바다가 펼쳐져 있다. 그런데 참 성급하다. 망망대해를 두고'명품 새만금','수변 도시(water front)'또는'동북아경제 허브(hub)'운운 한다. 장담에 현혹될 일이 아니다. 자칫 잘못하다간'구정물 새만금'이 될 수도 있다.

새만금 컨셉은 정권이 바뀌거나 용역이 의뢰될 때마다 바뀌었다. 완성년도인 2020년까지 몇차례나 또 바뀔지 모를 일이다. 왜 그런가. 새만금이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시즌이면 새만금은 단골메뉴다. 도민 입맛에 맞는 장밋빛 수사(修辭)가 넘친다. 지난주엔 새누리당 지도부가 전주에 와서 한바탕 립서비스를 날리고 갔다. "새만금이 완공되면 서해 경제권의 중심지가 될 것(황우여 대표)", "국가차원의 대책 필요(이혜훈 최고위원)", "새만금특별법 개정과 특별회계 및 전담기구 설치 필요(정우택 최고위원)" 등등.

그러고는 당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경험적으로 보면 공수표일 개연성이 높다. 박희태 정몽준 박근혜 전 대표도 그랬거니와 이재오 원희룡 허태열 등 중진 정치인들도 새만금을 얘기했지만 결국 립서비스에 그쳤다.

정치인들은 전북을 방문하면 왜 새만금 얘기만 하는가. 전라북도가 새만금에 목 매달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이 울고 불며 예산타령을 해대니 마치 전북의 사업처럼 돼 버렸다. 정치인들은 표를 구걸하는 수단으로 새만금을 이용해 먹고 있다. 주민 뜻과는 상관 없이 새만금은 어느새 지역을 대표하는 제일 의제가 돼 버린 것이다.

새만금은 전북한테 중요한 사업임에 틀림 없다. 미래 비전이 담겨 있지만 한편으로는 재앙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전북도의 사업이 아니라 국책사업이라는 사실이다. 국책사업에 아무런 권한도 없는 도지사가 새만금 추진상황을 정당 지도부한테 보고하고 애걸하는 형식은 주객이전도된 것이다.

도민을 대표하는 도지사라면 그동안 정치인들이 배설한 새만금 약속이 이행됐는지, 아니면 립서비스에 그쳤는지 따져야 옳다. 찬란한 수사와 공약들을 던져놓고 나몰라라 하는 정치인들의 뻔뻔함은 누가 질책할 것인가. 연말 대선까지 새만금은 주요 이슈로 작용할 것이다. '새만금 갖고 놀기'가 또 되풀이되는 셈이다. 소갈비도 거푸 세끼 먹으면 질리는 법인데 그놈의 새만금 찬사와 지원 약속을 반복해서 듣는 건 고역이다.

지금 새만금한테 필요한 건 장밋빛 청사진이 아니라 기간시설과 환경시설 확충이다. 그리고 완성된 뒤에는 규제와 자본이동의 제한이 없는 특별 구역으로 만들어야 국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모두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엊그제 새만금 현장에서 김황식 총리도 말하지 않던가. 새만금사업을 정부가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이젠 새만금을 놓아주자. 새만금은 정치색을 띠지 않아야 잘 굴러간다. 그럴려면 전북사업이라는 이미지를 벗겨내야 한다. 전북이 새만금에 올인할 에너지를 삼성이나 현대, LG연구소에 가서 미래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이 뭔지 연구하는데 쏟는다면 훨씬 나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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