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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잃어버린 50년
전북의 잃어버린 50년
  • 김재호
  • 승인 2012.11.26 2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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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설위원
후보 등록과 함께 제18대 대통령 선거전이 한층 본격화 됐다. 사실상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간 양자 대결이다. 안철수라는 인물이 혜성처럼 나타났지만 제대로 된 검증도 받지 못한 채 밤하늘 유성처럼 사라졌다. 너무 싱겁게, 허망하게 끝난 단일화 이벤트는 지나친 욕심이 빚어낸 결과다. 단일화를 통한 상승효과는 커녕 하강효과만 예상된다.

어쨌든 이번 대선도 양자대결 구도가 됐다. 유권자는 후보 본인과 후보를 둘러싼 세력, 공약 등 세 가지에 초점을 맞춰 판단하고 한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

그러나 지방 입장에서는 '우리 지역'에 관한 미래 청사진이 중요하다. 그래서 후보들도 전국을 돌며 지역별 맞춤 공약을 쏟아낼 것이다. 이런 공약은 선정성이 강한 문제가 있다.

박근혜 후보는 지난 10월23일 전북선대위 발대식에 참석, "약속한 것은 반드시 실천하는 정치의 새 모습을 반드시 보여 주겠다"며 새만금개발청 신설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새만금특별법 개정을 약속했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의 전북 유치에 긍정적 입장도 밝혔다.

이에 문재인 후보는 10월28일 전북선대위 출범식에서 새만금특별법 개정, 군산공항 확장 등은 물론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도 전북에 이관하겠다"고 수위를 높였다.

그리고 양측은 새만금특별법 개정 약속은 지켰다. 특별회계 설치 조항을 확실히 하지 않아 유감이지만 일단 전북 표심을 향한 전향적 자세는 보여주었다.

이후 새누리당은 한 발 더 나아갔다. 지난 21일 기금운용본부 소재지를 전북으로 명시한 법안을 김재원 의원 대표로 발의했다. 이쯤 되면 두 후보 중 누가 당선되든 기금운용본부 전북 유치는 성사될 듯 싶다.

그런데 약속은 특성이 있다. 자칫 믿은 쪽만 낭패다. 이런 사례가 역대 선거에 무수히 많다.

5년 전 이명박 후보는 새만금사업을 제대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새만금종합개발계획을 내놓았다. 그러나 정작 예산 배정은 인색했다. 또 국가균형발전을 약속했지만 LH공사 본사를 경남에 주었다.

노무현 후보는 전북에서 92%의 지지를 받았지만 재임 중 갑자기 전남에 새만금사업과 다를 바 없는 'J프로젝트'를 내놓고 새만금은 홀대했다. 이 때문에 새특법 개정안 처리에서 광주 쪽 의원들은 소극적이었다.

김대중 정부 또한 마찬가지다. 김대중은 새만금사업의 시발에 결정적 구실을 했지만 정작 대통령이 된 후 새만금사업을 중단시키기도 했다.

박정희 정권은 1967년 4월 김제 중앙초교에서 정일권 총리, 장경순 국회부의장, 건설부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해안산업철도 기공식을 가졌다. 기공식 얼마 후 제6대 대통령선거(5월3일), 제7대 국회의원선거(6월8일)가 치러졌고, 이후 철도사업은 없던 일이 됐다. 표만 얻어간 사기극이었다.

1971년 대선 및 총선을 앞두곤 군산외항 기공식이 있었다. 그러나 군산외항은 예산이 찔끔거리면서 1979년 6월에야 완공됐다. 이리공업단지 기공식, 수출자유지역 지정·기공·준공행사 등도 대표적인 선심성 이벤트였다. 이런 가운데 전북은 '잃어버린 50년'을 보냈다.

뒤돌아보면 전북은 지역발전과 직결된 중요한 선거에서 매번 속고 살아왔다. 독재 권력 시절엔 사탕 하나에 만족했고, 민주화 시대에 들어서도 사탕 발림에 너무 쉽게 현혹돼 감정적 투표를 해오지 않았을까. 이번 경우만 해도 그렇다. 민주통합당과 새누리당 모두 새특법 개정과 기금운용본부를 전북에 주었다. 선거 후 이들 문제는 과연 어떻게 처리될까.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변하지 않으면 낙오된다. 언제까지 옛날 타령만 할 것인가. 변화해야 전북의 미래도 열린다. 변화에 늦고 획일화된 사회는 사장된다. 이제 초심으로 돌아가 전북의 발전과 이익을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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