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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에 告함
전라북도에 告함
  • 김경모
  • 승인 2013.06.03 2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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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모 제2사회부 부국장대우
최근 호주에선 공영방송 ABC가 '포드, 호주공장 철수'라는 제목으로 긴급 뉴스를 전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튿날 호주의 유력일간지 디 에이지(The Age)는 1면부터 11면까지 포드 관련 기사로 온통 도배하며 '시대의 종언(End of ERA)'이라는 극단적인 표현까지 붙였다.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호주는 포드의 공장 철수를 막기 위해 2000년 이후 지난해까지 우리 돈 1조1,900억 원에 해당하는 혈세 11억 호주달러를 적자 보조금으로 지원했고, 주지사 등 각계각층 유력인사들 역시 백방으로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한다. 그럼에도 포드는 지난 5년간 적자 규모가 6억 호주달러(한화 약 6500억원)에 달하고 판매량은 10년 전 대비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며 최근 공장 철수 방침을 확정했다.

호주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 그 중에서도 일자리 문제가 특히 큰 문제였는데,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포드 호주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수가 고작(?) 1200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GDP 세계 12위 경제강국이자 인구 2,300만명인 호주가 1,200명의 일자리 문제 때문에 한바탕 소동을 벌였다는 얘기다.

물론 수많은 부품협력업체를 수반하는 자동차산업이 갖는 특유의 막대한 전후방 효과 탓도 있지만, 양질의 일자리 하나하나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국가경제 전체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를 호주는 아주 잘 알고 있었던 까닭에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게 아닌가 싶다.

그런데 우리의 경우는 어떠한가? 자동차산업의 불모지였던 우리 지역에 새로 공장을 짓고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지역 경제의 기둥 역할을 해온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이 1,000명 분이나 되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 여부를 둘러싼 채 벌써 반년 가까이 극심한 진통을 겪는 가운데 우리는 그동안 과연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전체 인구 2,300만 명 대비 0.005%에 불과한 1,200명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각계각층이 나서 천문학적인 혈세까지 쏟아부어 가며 고군분투한 호주와는 달리, 190만 전라북도 인구를 감안할 경우 호주 사례의 11배 수준인 1,000명 분 일자리가 오가는 걸 우리는 마치 강건너 불 구경하듯 방관한 건 아니었나 싶다.

10년 후, 100년 후를 바라보고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내에 위치한 상용연구소 연구원들을 연구환경이 더 좋은 다른 지역으로 재배치하려 할 땐 전라북도 경제가 당장 망하기라도 할 것처럼 난리법석을 떨던 사람들이 왜 1,000명에 이르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는 다들 꿀 먹은 벙어리 시늉을 하고 있는지 정말 답답한 노릇이다.

경제 여건 측면에선 상대적으로 호주보다 못 하고, 양질의 일자리가 더 필요하다는 측면에선 호주보다 열배 백배 절박한 전라북도가 대한민국 최고 수준의 일자리 1,000명 분이 오가는 판국에 어찌 이리 태평한지 의아한 일이다.

호기는 그리 자주 오는 것이 아니다. 더 늦기 전에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트럭과 엔진 생산라인 2교대 문제 해결을 위해 전라북도 각계각층이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1,000명 분, 아니 부품협력업체까지 합치면 4000~5,000명 분의 양질의 일자리를 온전히 지켜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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