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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시 복지 공무원에게 告함
익산시 복지 공무원에게 告함
  • 엄철호
  • 승인 2013.06.07 2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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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철호 익산본부장
지난 3일 익산경찰은 가출소녀 2명에게 큰 돈을 벌게 해주겠다고 속인 뒤 모텔에 6개월간 감금한 채 강제로 성매매를 시켜 수천만원을 챙긴 조직폭력배와 추종자 등 7명을 붙잡아 쇠고랑을 채웠다. 이들 가운데는 모 대학 경찰행정학과에 다니는 재학생도 있어 더욱 큰 충격 이었다. 사회적 약자의 인권이 철저히 유린당한 그야말로 충격적인 사건이 아닐수 없었다. 이런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익산경찰은 다음날 5일 또하나의 인권유린 사건을 세상에 알렸다.

한 보육원의 목사가 요로결석 등을 앓고 있는 장애아동(6)을 방치해 숨지게 했고, 수년동안 원생들을 학대하면서 그들에게 지급되는 생계급여 등 1억4000만원을 착복해 오다 들통났다. 경찰이 이날 공개한 사진속의 숨진 아동은 심각한 영양 결핍 때문에 마치 아프리카 기아나 미라처럼 피골이 상접해 있어 너무 끔찍했다. 더구나 그는 자신의 아내와 두 딸, 알고 지내던 교회 장로까지 끌어들여 이같은 짓을 저질렀다고 하니 어찌 성직자로서 이런일을 할수 있는가 그저 말문이 막히게 했다. 천사의 탈을 쓴 악마가 분명했다.

'인면수심'이란 단어밖에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 '인면수심'은 사람 인(人)에 낯 면(面), 짐승 수(獸), 마음 심(心)으로 구성된 한자어로 '얼굴은 사람의 모습을 했지만 마음은 짐승과 같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상적으로 이 단어는 일반적인 살인범에게도 쓰이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얼마나 심한 반인륜적 범인에게 표현하는 것인지 새삼 가늠해볼수 있다. 더 이상 '인면수심'의 범죄가 재발하지 않도록 보다 확고하고 강력한 사회적 안전장치가 조속히 마련되길 바래볼 뿐이다.

그렇지만 이번 사건에서 꼭 한번 꼬집어 볼게 있다. 익산시의 허술한 관리·감독 체계와 복지 공무원의 안일한 근무 태도다. 50여개의 보육시설을 관리·감독하는 공무원이 단 2명으로 인력부족에 따른 근무 한계에 이해도 되지만 단 한번이라도 제대로 관리·감독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먼저 든다. 파렴치한 범행이 너무 장기간에 걸쳐 자행됐기 때문이다.

또한 이 시설에는 최소 4명의 보호자가 상시 근무해야 하나 익산시는 지난해 이틀 연속 점검에서 네 명이 있어 별 문제가 없는 걸로 봤다고 한다. 하지만 익산시가 근무자의 인적만 제대로 파악했더라면 적어도 유학 간 목사의 딸 대신 누군가가 잠시 점검에 대비해 자리를 채운 사실을 알았을 테고, 한 아이도 한맺힌 죽음을 맞이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비록 사후약방문(사람이 죽은 뒤에 약을 짓는다), 실마치구(말 잃고 마구간 고친다)에 지나지 않지만 이제라도 허술한 관리·감독 체계를 즉각 바로 고쳐 잡아야 한다. 제2의, 제3의 보호시설 인권유린 사건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특단의 조치 강구를 거듭 촉구한다.

덧붙여 부모들로부터 버려져 서러운 인생을 살아가는 아이들의 삶의 터전인 보육시설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은 남다른 희생과 봉사정신은 물론 특별한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그런데 이번 사건을 뒷처리하는 과정에서 복지업무 책임자란 사람이 보여준 행태는 너무 어처구니 없고 한심스러웠다.

전국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할 정도로 익산에서 엄청난 '인면수심'사건이 잇달아 터졌는데 그 누구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해외 산업시찰을 떠났으니 이게 말이나 되는가. 물론 사전에 계획된 스케줄 때문에 어쩔수 없었다고 말하겠지만 이미 예견된 경찰의 사건 발표를 눈앞에 두고 홀연히 떠난 그 책임자의 두둑한 배짱(?)에 그저 혀가 차진다. 제발, 진정어린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생각 좀 하면서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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