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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투표'의 또 다른 선택
'통합 투표'의 또 다른 선택
  • 김성중
  • 승인 2013.06.2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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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중 편집부국장
완주군과 전주시의 통합 여부를 묻는 완주군민 주민투표가 오늘 밤 8시까지 실시된다. 도내에서 처음 도입된 지난 21·22일의 사전투표 참가율은 20.1%였다. 치열한 찬반 운동과 군민들의 높은 관심과 참여의 결과다. 투표 효력을 갖는 전체 투표율 33.3% 달성도 낙관적이다.

돌이켜보면 통합 투표까지 숱한 우여곡절이 있었다. 특히 두 번의 통합 실패는 논외로 치더라도 찬반 진영간 대립의 골이 깊어졌다는 점에서 후유증이 걱정된다. 투표 이후에도 갈등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한다. 완주민들의 진짜 걱정도 그 지점에 머물 것이다.

그러나 통합 찬반 운동의 과정을 보면 후유증은 크게 우려할 일이 아닐 듯싶다. 찬반 진영을 진두지휘한 이들이 대부분 다음 지방선거·총선거를 염두에 둔 정치인들이기 때문이다. 찬반이 판가름 나면 패한 쪽의 주도세력 또한 정치적 입지가 상실되는 것은 자명하다.

이번 완주군 투표가 외형상 통합 찬반을 묻고 있지만 내용적으로 찬반 주도세력에 대한 선택과 심판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해석이 그래서 나온다.

투표는 주민의 뜻이어서 정치인은 그 결과를 따르고 승복해야 한다. 주민 투표에서 나타난 민의를 무시하거나 거슬렀다가는 정치생명은 종지부를 찍는다.

따라서 통합 찬성표가 많으면 완주·김제를 지역구로 둔 민주당 최규성 의원의 정치적 미래는 암울해진다. 또 차기 완주군수 출마를 목표로 반대 운동을 주도했던 인사들의 정치적 공간도 상실된다. 반대 특위를 주도했던 군의원들 또한 내년 지방선거에서 큰 고초를 겪을 전망이다.

통합이 거부되면 전주·완주상생발전합의서에 서명했던 임정엽 완주군수는 출마할 곳 자체가 없어진다. '전주시장 불출마' 배수진으로 차기 도지사를 준비하는 송하진 전주시장은 거센 역풍을 맞게 된다. 지사 3선의 복선을 깔고 통합의 한 축을 자임했던 김완주 도지사는 은퇴도 고민해야 한다. 또 통합의 정치적 혜택을 기대했던 인사들도 잃는 게 더 크다.

지금까지 군민들은 귀에 못이 박힐만큼 찬반 양측의 주장을 들었고 마음속으로 이미 찬반 의사를 굳혔을 것이다. 물론 무관심하거나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도 있다.

사실 자신들과 후손들이 살아갈 지역의 미래를 단 한 번의 투표행위로 정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오늘 군민들은 투표에 앞서 찬반 논리와 함께 정치적 의미를 곱씹어봐야 한다.

군민들은 먼저 민주당을 대하는 도민의 시선이 왜 싸늘한지를 깊이 생각해야 한다. 각종 여론조사는 민주당에 대한 도민의 불신과 실망이 최고조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불신과 실망은 주민들이 뽑아 준 전북의 정치인들이 자초한 일이다. 이들은 대부분 변화와 혁신을 거부한 채 기득권을 고수하며 개인의 정치적 이익에 몰두하는 인물들이다. 완주군도 예외가 아니다.

원래 정치인은 가진 것을 내놓지 않으려고 혹세무민하는 부류와 낡은 것을 내려놓고 미래를 준비하는 부류로 크게 나뉜다. 이들 중 진정 주민과 지역을 위하고, 솎아내야 할 대상은 누구인지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다.

완주군민들은 통합 투표가 단순히 찬반만 묻는 게 아니라 지역 정치인에 대한 심판의 의미도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좁은 우물 안에서 기득권만 고집하는 정치인을 택할 것인지, 넓은 미래에 도전하는 정치인을 택할 것인지 오늘의 통합 투표는 또 다른 선택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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