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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한가위가 오면
즐거운 한가위가 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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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9.10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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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상준 남원 위생약국 약사

뜨거운 여름이 서서히 고개를 숙이더니 아침, 저녁에는 서늘한 바람이 옷깃을 스치고 가을 문턱에 들어섰다는 입추(立秋, 양력 8월 8일경)가 가고 더위가 물러가는 처서(處暑, 양력 8월 23일경)도 지났다.

한여름 힘든 농사일도 끝나고 농부들은 풍성한 가을 수확을 위해 막바지 노력을 다한다. 다가오는 겨울 먹거리인 김장할 무, 배추의 씨도 뿌리고 팔월 추석 조상님 묘소에 성묘가기 전 풀을 매는 벌초(伐草)도 시작되었다. 봄 한식 때 묘소 손질을 하였다가 여름 내에 자란 묘소의 잡초를 이때 제거한다. 잡초가 무성하고 잔디가 허물어진 묘소는 보기에 흉할 뿐 아니라 묘소의 자손들에게 수치이기도 하다. 묘소가 아무리 멀리 있어도 벌초를 하는 것은 자손의 마땅한 도리라 여기는데 이는 조상의 얼을 기리는 미풍양속이다. 부모 없는 자식이 있을까. 그러나 조상의 은덕은 고사하고 조상을 모르쇠하는 세대가 있으니 문제이다.

농촌의 가장 큰 명절인 음력 팔월 십오일을 추석(秋夕), 중추절(仲秋節), 가위, 한가위 등으로 부른다. 한가위 아침에는 새 옷을 마련하여 입고 그 해 수확한 햇곡식으로 떡과 술을 빚고 햇과일을 준비하여 조상님께 차례를 지낸다. 객지로 나간 가족들도 모두 추석 전날 고향을 찾아 차례를 지낸 후 조상의 묘소에 성묘를 간다.

여름 내 땀 흘려 일한 농부들은 햅쌀과 햇과일들을 비롯한 수확물에 보람을 느끼며 오월 농부, 팔월 신선이란 말을 실감한다. 황금빛 들녘 농촌에서는 풍장을 울리기도 하고 당산나무 아래에서 마을 잔치를 벌리기도 한다.

높고 맑은 가을 하늘, 저녁이 되면 동산에 둥글게 떠오르는 팔월 보름달은 농촌의 정취를 한껏 높여준다. 한가위 저녁에는 가족, 친지들이 다같이 모여 보름달을 바라보며 이야기 꽃도 피우고 화목한 자리가 마련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가윗날만 같아라'라는 속담처럼 한가위는 풍성한 오곡백과 그리고 가족, 친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더할 나위 없는 즐거운 날이다.

설과 추석은 부모님과 조상님을 찾아 고향으로 돌아가는 우리의 명절이다. 돌아오는 한가위에도 조상의 은덕에 감사함을 잊지 않고, 가족 친지와 함께하는 화목하고 즐거운 한가위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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