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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强정부' 기조속 파업철회…노-정 갈등 불씨 남아
'强정부' 기조속 파업철회…노-정 갈등 불씨 남아
  • 연합
  • 승인 2013.12.30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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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초반 이어진 강경 대응·면허 발급으로 동력 약화 / 징계·손배소로 충돌 불가피…노동계 대화복귀 가능성 작아

정부와 코레일, 사법당국의 강경 대응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철도노조가 파업 22일째인 30일 파업을 풀기로 결정했다.

 노조는 파업 초기부터 직위해제, 손해배상 소송 등 정부의 강경 대응이 이어지자 내심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 노조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이명박 전대통령보다 2∼3배는 센 것 같다"고 토로할 지경이었다.

 지난 22일 경찰이 노조 지도부 체포를 목적으로 사상 처음 민주노총 건물에 진입한 것은 정부의 강경 대응 기조를 여과없이 보여준 '사건'이었다.

 정부는 또 총리, 부총리, 장관 등이 잇따라 호소문을 발표하며 여론의 지지를 이끌어 내려 했다.

 지난 27일 이번 파업의 핵심쟁점인 수서발 KTX 법인의 철도운송사업 면허가 발급되면서 노조로서는 파업의 중요한 명분을 잃게 됐다.

 노조는 국토부가 면허를 발급하지 않으면 파업을 접겠다고 했고 조계종 등 종교단체까지 중재에 나섰지만 정부는 요지부동이었다.

 이례적으로 한밤중에 면허를 전격 발급하고 오후 10시에 장관이 브리핑까지 했다.

 그만큼 파업을 연내에 조속히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면허를 발급해 수서발 KTX 법인을 되돌릴 수 없는 것으로 기정사실화하면 파업 참가자들이 힘을 잃을 것이라는 것이 정부의 계산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까지는 파업 참가자 가운데 업무 복귀자가 1천286명으로 복귀율은 14.6%에 불과했지만 코레일 사장의 최후통첩과 면허 발급의 영향으로 복귀자는 다음날인 28일 하루만에 2천명을 넘어섰다.

 정부는 지난 토요일과 일요일인 28일과 29일에도 쉬지 않고 강경책을 쏟아냈다.

 여형구 국토부 2차관이 나서 필수공익사업장에서는 장기 파업이 일어나면 주동자뿐만 아니라 단순 참가자까지 직권면직할 수 있도록 입법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발표했다.

 당장 이번 철도 파업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노동계에 강력한 압박을 가한 것이다.

 이어 서승환 장관은 "파업이 장기화하면 기존 인력을 대체해 추가 충원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노조를 몰아세웠다.

 대체 인력 충원은 파업의 효과를 떨어뜨리는 것일 뿐 아니라 파업 가담자 상당수를 해고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이런 강공책 등의 영향으로 29일에는 굳은 결속력을 자랑했던 기관사 가운데 복귀자가 100명을 넘어서 균열 조짐이 보였으며 자정까지 복귀자가 2천471명(28.1%)으로 30%에 육박해 노조측은 파업 대오를 유지하기가 사실상 어려워졌다.

 이번 철도파업 철회와 국회 소위원회 구성은 청와대 차원에서 큰 그림을 그린 것으로 보인다.

 여야와 철도노조의 협상 내용이 언론을 통해 알려질 때까지 국토부 고위 관계자들은 사실 관계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철도노조가 정부의 강경 대응에 밀려 파업을 접는 모양새가 됐지만 노동계와 정부 사이에 남은 갈등의 불씨는 쉽게 꺼지지 않을 전망이다.

 민주노총은 철도파업과 상관없이 내달 9일 총파업을 결의하고 대통령 취임 1주년인 내년 2월 25일에는 빈민층, 농민까지 집결하는 국민파업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철도노조의 파업 철회로 동력이 약화할 가능성이 높지만 철도파업이 대정부 투쟁 양상으로 바뀐 국면이라 노정 관계 회복을 쉽게 점치기는 이른 감이 있다.

 민주노총은 이미 중앙노동위원회 등 모든 정부위원회에 불참하겠다고 밝혔고 한국노총도 노사정위를 비롯한 정부와의 대화를 거부하겠다고 한 상태다.

 또 코레일이 철도 노조에 대해 사상 최대의 중징계를 예고한 것도 노-정 갈등의 요인으로 남아 있다.

 이미 코레일은 1차로 파면·해임 등 중징계를 전제로 철도노조 집행부 490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2009년 철도파업 당시 총 1만1천588명(파면 20명, 해임 149명)에게 무더기 징계가 내려졌지만 이번에는 2009년도 징계 수위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코레일은 파업 가담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까지 한다는 방침이어서 현장 복귀 후에도 노조의 반발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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