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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만 까딱 안돼…허리 숙여 인사해야죠"
"고개만 까딱 안돼…허리 숙여 인사해야죠"
  • 이화정
  • 승인 2014.05.16 2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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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 맞아 예절교육한 동암고
▲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열린 전주 동암고 예절교육 시간에 학생들이 도포와 갓을 쓰고 인사예절을 배우고 있다. 추성수기자 chss78@

지난 15일 오전 11시30분 전주 동암고 동암관 3층 예절실에 들어서니 ‘인성도 실력(實力)이다’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인성은 교육의 전제조건이 아니라 교육의 결과물입니다. 그 기본이 바로 인사죠. 대상과 때·장소에 따라 적절하게, 정중하게 해야 합니다.”

개량한복을 곱게 입은 최성희 예인문화원 대표는 ‘인사예절’에 관해 강의 중이었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도내 초·중·고에서 스승의 날의 행사가 대폭 축소된 가운데 동암고는 예절교육을 통해 교사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벌써 4년 째다. 올해는 1학년 예절교육, 2학년 체험, 3학년 성년례로 이어진다.

분위기를 흐리는 돌발 발언을 하거나, 깜빡 졸던 학생들은 시범조교로 발탁한다는 그의 으름장에 시끌벅적했던 교실은 조용해졌고, 33명의 학생들은 귀를 쫑긋 세우며 인사예절을 익혔다.

최 대표는 먼저 공수(拱手)를 가르쳤다.

남성의 경우 어른을 모시는 등 예의를 갖춘 자리에서 왼손이 위로 가게 두 손을 포개 잡아야 한다고 시범을 보이며 말했다. ‘열중쉬어’자세를 취하던 학생들도 고쳐 섰다.

수업은 절을 대신해 공경의 표시로 하는 경례로 넘어갔다.

“경례에는 윗몸을 45도 숙이는 큰 경례(큰 절), 윗몸을 30도 굽혔다 일어서는 평경례(평절), 윗몸을 15도 굽혔다가 서는 반경례(반절)가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대목은 고개만 까딱하는 것이 아니라 허리를 충분히 숙였다가 몸을 세워야 한다는 점입니다.”

짓궂게 장난하던 학생들도 다시 진중한 표정으로 경례를 반복했다. 최 대표는 학생들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16일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된 지 한 달 째 되는 날이다.

학교가 이별로 가는 마지막 문턱이 된 친구들을 떠올린 학생들은 “이제라도 세월호 분향소를 방문하겠다”는 말도 전했다.

이들의 눈인사에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친구들에게 미처 전하지 못한 말과 표현하지 못한 마음 등이 소리 없이 웅성거리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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