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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이 있는가
인간은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이 있는가
  • 기고
  • 승인 2014.05.28 23:02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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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시문

〈제시문 1〉

『도덕감정론』에 오면 스미스는 이기적 인간과는 좀 다른 인간의 모습을 제시한다. 여기서 인간은 자기 이해관계를 좇는 차가운 경제적 동물이기만한 것이 아니라 타인의 기쁨과 슬픔에 공감하는 존재로 파악된다. 스미스에게 공감은 다른 인간이 느끼는 감정에 대해 ‘같은 인간’으로서 ‘공명하는 감정상태’를 말한다. 우리는 타인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체험할 수는 없다. 타인과 우리 사이엔 거리가 있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상상력’이라는 능력이 있고, 그 상상력을 통해 타인의 입장이 되어보고 그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그와 비슷한 느낌을 가질 수는 있다. 이런 ‘역지사지’에서 일어나는 공유의 느낌이 공감이다. 우리가 공감할 때 고려하는 것은 타인의 감정이나 정념 그 자체만이 아니다. 타인이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된 상황, 그리고 상황에 대해 반응하는 타인의 태도도 같이 고려의 대상이 된다. 이런 점에서 공감은 일종의 판단이다. 스미스에 의하면 우리가 타인과 공감한다는 것은 타인의 감정의 타당성에 수긍하고 동의함을 뜻한다. 이런 동의가 이루어질 때 우리는 공감을 통해 기쁨을 느낀다.

스미스는 사회가 필요로 하는 공감은 감정의 완전한 일치라기보다는, 이런 동의를 통해 감정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것이라고 본다. 즉, 고통을 당하는 사람과 마주한 관망자는 그 당사자의 입장이 되어봄으로써 당사자가 느끼는 것과 유사한 느낌을 갖는다. 또 그 당사자는 부단히 자기 자신을 관망자의 입장에 놓음으로써 자신의 상황으로부터 거리를 유지하고 자신의 감정을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는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 시민사회에 필요한 도덕감정은 바로 관망에서 비롯되는 이런 ‘감정의 조화와 합의’라고 스미스는 말한다. - 문명전개의 지구적 문맥Ⅰ: 인간의 가치탐색, 경희대 출판문화원

〈제시문 2〉

수백만 명의 유태인을 학살한 책임자인 아이히만이 아르헨티나에 숨어 살다가 이스라엘 비밀 정보기관에 의해 납치되어 예루살렘의 법정에 서게 되었다.

검사: 피고인의 본명은 칼 아돌프 아이히만, 1939년에서 1945년까지 나치스 계획의 집행 책임자로서 유태인 학살을 지휘했습니다. 피고인에 대한 증인의 견해는 어떻습니까?

증인: 제가 본 피고인은 유태인을 미워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유태인 이민자들을 위해 직업학교도 세우는 등 개인적으로 선량한 사람이었습니다만…

검사: 그렇다면 왜 유태인 학살을 지휘했습니까?

아이히만: 저는 단지 국가의 명령에 따랐을 뿐입니다. 그것은 저의 임무였으며, 저는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해 성실히 노력했을 뿐입니다.

검사: 수백만 명의 아이들과 남녀를 죽음으로 몰아간 책임자로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나요?

아이히만: 제가 만약 명령받은 일을 하지 않았거나 소홀히 했다면 양심의 가책을 느꼈을 것입니다. - 2014학년도 연세대 수시모집 논술(인문계열) 제시문(가) 재인용

〈제시문 3〉

라오스 비엔티안 근교 왕위앙의 푸딘댕마을에서 살고 있는 이선재씨는 지난해부터 한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마을 카페에 오지 못하도록 했다. 그는 현지 마을 청년 11명과 함께 푸딘댕청소년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여행사를 낀 한국인 관광객들이 종종 마을을 찾아와 센터에 있는 ‘쑴손카페’에서 매상을 많이 올려주곤 했다. 그러나 그는 한국에서 온 ‘큰손’들을 과감히 포기했다. 이선재씨는 19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이유를 설명했다. “대부분 한국인들은 센터에서 노는 라오스 어린이를 보면 ‘아이구, 불쌍해라, 너는 왜 신발도 없니’라며 혀를 찬다. 왜 신발만 보나? 애들의 웃는 얼굴은 보이지도 않는가?” 그는 “최근 ‘착한 여행’ 바람이 불면서 가난한 나라에 간 한국인들이 사회복지시설, 청소년단체, 학교 같은 데 들러 옷, 학용품 같은 걸 주고 간다. 하지만 그들은 주민들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고 빠른 시간 안에 자기가 원하는 걸 하고 갈 뿐이다”라고 아쉬워했다. - 한겨레(2014. 3. 21)

■ 논제의 포인트 및 평가기준

■ 논술문을 6단 논법으로 재구성하기

■ 쟁점 논제

1. 논술 논제

제시문〈1〉을 바탕으로 제시문〈2〉,〈3〉에 대한 자신의 비판적 견해를 논술하시오!

(전북일보 논술에 참여하고자 하는 학생은 yimza@daum.net로 메일주시기 바랍니다)

2. 면접 논제

공감능력은 모든 인간에게 보편적으로 내재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공감이 일어나지 않거나 공감에 역행하는 경우를 사례를 들어 말해보시오!

■ 쟁점 기출문제

1. 논술 : 2014년도 연세대학교 수시모집 논술(인문계열)

〈문제1〉 ‘공감’의 개념을 실마리로 삼아 제시문 (가), (나), (다)를 읽을 수 있다. (가)의 아이히만 및 (나)의 시적 화자의 태도와 비교하여 (다)의 아킬레우스가 뤼카온에 대해 보이는 태도의 특징들 중 가장 두드러진 점을 지적하고, 그렇게 생각하는 근거를 제시하시오.(1,000자 안팎, 50점)

*‘공감’(sympathy)이란 그리스어에서 나온 말로, 본래 ‘타자의 감정이나 상태를 자기 것으로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문제2〉‘상상’, ‘주체’, ‘폭력’개념을 모두 사용하여 ‘공감’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서술하시오. 제시문 (가), (다), (라)의 사례를 활용하시오.(1,000자 안팎, 50점)

■ 쟁점 관련 도서

〈공감의 시대〉2010 제러미 리프킨, 민음사

〈도덕감정론〉 2009 애덤 스미스, 비봉출판사

■ 쟁점 관련 영화

〈변호인〉2013 한국, 양우석

〈또 하나의 약속〉2013 한국, 김태윤

■ 학생 글과 교사 총평

1. 학생 논술문

자선단체들이 기부를 위해 내건 홍보물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런 홍보물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타까워하고, 내용에 공감하고 기부나 후원을 생각한다. 〈제시문 1〉은 인간은 공감능력을 지닌 존재로 파악한다. 스미스는 공감을 타인의 감정, 정념, 상황, 태도 등의 다양한 요소의 타당성에 대한 인정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또한 사회적 관점에서 공감이란 ‘감정의 조화와 합의’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겉으로는 공감능력이 있는 듯해도 실제로는 공감능력이 결핍된 사례가 있다. 〈제시문 2〉는 나치 전범의 재판 내용을 다루고 있다. 〈제시문 2〉에서 나치 전범은 , 유태인을 미워하지 않았고, 좋은 일도 했지만 국가의 명령에 따라 그들을 학살할 수밖에 없었다고 항변한다. 겉으로만 보면, 나치 전범에게도 공감능력은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의 행동은 진정한 공감에서 기인했다고 볼 수 없다. 그는 희생자들의 감정, 상황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지 않았고, 그들에게 자기 집단의 결정에 따라 희생을 강요했다. 이런 것으로 보면, 나치 전범에게서 공감능력은 찾아볼 수 없다.

또 다른 사례로 〈제시문 3〉을 들 수 있다. 〈제시문 3〉에서는 라오스에 오는 한국인 관광객들의 행동을 비판하고 있다. 한국인 관광객들은 라오스의 아이들을 보고 안쓰러운 감정을 느낀다. 그러면서, 그들을 돕기 위해 기부나 후원을 하고 간다. 이번 사례 역시 관광객들에게 공감능력이 없어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관광객들은 제대로 된 공감을 하고 있지 않다. 실제로는 아이들이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음에도 관광객들은 이를 무시하고 불쌍하다는 생각을 한다. 이는 타인의 감정, 태도를 무시한 것으로 공감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나치 전범과 한국인 관광객들은 타인의 감정, 정념, 상황, 태도 등을 고려하지 않아 공감능력을 지녔다고 보기 어렵다. 그들이 공감 능력을 지니기 위해서 타인의 감정과 자신의 감정을 일치 시킬 필요는 없다. 다만, 타인을 이해하고, 역지사지의 태도를 취할 필요는 있다. 그렇게 되면 시민사회에 필요한 도덕감정이 완성될 것이다. 최원영(동암고 3학년)

2. 교사 총평

독해력

이번 논제는 공감능력에 대한 정의와 상황에 대한 요약 분석을 통해 주어진 사례에 대해 비판적 관점을 요구하는 논제이다. 따라서 제시문에서 주어진 사례에 대한 분석을 통해 공감과 폭력성을 내재한 거짓 공감으로 구분하고 분석하여 논증을 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점에서 최원영 학생은 제시문에 대한 분석은 적절하다.

논리력

이번 논제의 요구사항은 두 가지이다. 첫째, 제시문에 나타난 공감의 정의와 상황에 대해 분석해야하는 것, 둘째, 각각의 사례를 비판적 관점으로 분석하는 것. 이런 점에서 두 번째 문단에서 폭력성을 내재한 공감의 결핍을 분석하였고, 또한 상대방 상황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해 비판을 받는 사례를 분석하였다. 그리고 세 번째 문단에서 이들이 가지는 문제점에 대해 타인과 일치된 감정상태가 아닌 역지사지의 태도를 강조했다. 이와 같은 논지는 논제 요구사항에 잘 부합한다. 다만, ‘감정의 조화와 합의’라는 시민사회의 도덕 감정을 세월호 사건을 사례로 들었다면 더욱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전 국민적 애도와 이를 통한 사회구조적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 등이 이에 잘 부합하기 때문이다.

표현력

논술문은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이고 명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따라서 간결하고 정확한 문장과 문단구성이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최원영 학생은 요구사황에 부합하는 문단구성과 논지전개가 매우 좋다. 하지만, 도입에서 문장성분의 호응이 불분명한 경우가 있다. 윤독을 통해 퇴고에 신경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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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원 2014-05-28 12:58:08
형성한 것은 차원적으로 옳지 않다. 좋은 문제라면 타자와의 조화와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사례나 조화나 합의가 이루어지 않더라도 공감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제시했어야 한다. 학생의 답안도 마찬가지이다. 맨 마지막 문단을 쓸 필요가 없다.오히려 둘째 문단과 셋째 문단의 논증이 다각적으로 이루어졌어야 한다. 논제가 옳지 않다. 바탕으는 활용보다 긴밀한 의미이므로 (1)에 언급된 것만으로 전제로 쓴다는 것은 비정합적.

박제원 2014-05-28 11:55:36
해제를 받아들여 ㅇ니간에게 보편적으로 공감능력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해서도 문제가 있다. (2),(3)의 사례가 문제라면 공감능력이 없어서 문제라고 해야 한다. 무엇이 있다는 것과 그것이 실제로 발휘된다는 것은 다른 차원이다. 있다의 상대어는 없다이다. (2),(3)은 공감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결핍되어 있으며 진정한 의미에서의 공감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따라서 공감능력이 있다와 없다로 대칭적 구도를

박제원 2014-05-28 11:52:02
능력인 공감을 바탕으로 해야 하며 사회적 관계에서 공감은 조화와 합의의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을 주장하는 글이다. 따라서 [1]을 바탕으로 하라고 할 때는 사회적 측면에서 공감의 방향이 타자의 감정과 조화와 합의라는 것에 중심을 두고 비판대상의 문제점을 지적해야 한다. 해제대로 공감할 수 있는 존재라고 하면 둘째 문단이 없었어야 한다.

박제원 2014-05-28 11:48:05
[1의 요지는 첫째 문단이 아닌 둘째 문단에 있다. 즉 [가]에 의하면 시민사회에서 요구되는 도덕감정은 타자와의 감정적 조화와 합의이다. 부연하면 도덕체계를 위해서는 타자와 공감해야 하는데 사회적 측면에서 공감은 타자와 감정적으로 일치하는 것이 아니라 조화와 합의를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결론적으로 [1]은 공감능력이 있는가, 없는가를 말하는 글이 아니다. 도덕체계를 세우기 위해서 인간의 보편적

채하 2014-05-28 11:41:32
해제의 문제점을 지적합니다. [1]의 요지를 설명하면 첫째, 인간은 공감능력이 있다. 둘째, 그 과정은 상상력을 통해 타자의 입장이 되어 보는 것이다. 즉 타자의 감정을 자신이 감정으로 일치시키는 것이다 . 하지만 사회적으로는 타자와 감정적 일치가 아닌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즉 시민사회에서 필요한 것은 타자와의 감정적 조화와 합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