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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보훈과 추원보본
호국보훈과 추원보본
  • 기고
  • 승인 2014.06.0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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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세천 원불교 순창교당 교무
6월이 시작되었다. 오월이 가정의 달이라면 유월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을 기리며 감사하는 추모의 달이다. 예로부터 24절기 중 망종(芒種) 무렵 보리가 익고 벼를 심는 즈음에 조상에 감사의 제사를 올린 것에 유래하여 6·25사변 이후인 1956년부터 현충일(顯忠日)을 제정하였다 한다.

5000년 역사에서 한반도는 수많은 외침을 받았고 삼국시대 이후 고려·조선을 거치면서 왜란, 호란이라 칭하는 해양과 대륙의 외침을 이겨냈다. 침략군에 맞서는 정규군인 관군도 있었지만 민군(民軍)의 활약도 대단했다. 백성 스스로 자기 고장을 지키고 외적을 물리쳐 나라를 구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일어났던 의병(義兵)과 전통적으로 부처님은 불살생을 가르치지만 한국의 불교는 호국불교로 임진왜란시 휴정 유정 등 많은 승병(僧兵)의 활약이 있었다.

근세와 현대를 가름하는 중요한 사건을 들자면 동학농민혁명이다. 동학농민혁명은 반봉건·반침략의 기치 하에 조선 봉건 사회 해체기의 문제를 변혁하려 했던 농민의 사회개혁 운동이었다. 동학농민혁명으로 인해 청일전쟁, 러일전쟁, 한일강제합방, 1차세계대전, 볼세비키혁명, 2차세계대전, 일본패망, 광복절, 6·25, 남북분단으로 현대사가 이어졌다.

신분제 차별이 실존했던 조선왕조 500년을 해체하는 일대 사건이었던 갑오년 동학혁명이후 120년이 지난 시간 속에서 나라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수많은 생명이 있었다. 정부에서는 일제강점기 이후 국가의 독립과 자유민주적 질서유지에 헌신한 사람을 국가유공자로 하여 보훈의 도를 다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가진 행복과 번영은 수많은 선열이 목숨을 바쳐 이룩한 결실이다.

원불교 2대 종법사를 역임한 정산 송규(宋圭) 종사는 6·25 전쟁을 “과거 반상(班常, 양반과 상놈)시대에 맺혔던 원진이 터진 것”으로 보았다. 그는 남북의 분단과 통일을 깨달음의 통찰력으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조선시대 500년 동안 업연(業緣)으로 막힌 것이니, (통일은) 그 업이 다 사라지고 모든 사람들의 마음에 미운사람이 없어져야 될 것이며 마음에 척(隻)이 쌓여서는 안된다.“

6월1일은 원불교를 만든 소태산(少太山) 박중빈(朴重彬, 1891-1943) 대종사가 열반한 날이다. 원불교에서는 이날 익산 중앙총부와 전국 500여개 교당·기관에서 대종사를 비롯한 불교 유교 기독교, 선교 등 인류 선성(先聖)들과 원불교 역대 지도자, 선조들의 영령 그리고 국가와 겨레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 등 일체생령을 추모하는 육일대재 향례(香禮)를 올린다.

대재(大齋)의 의미는 선조들의 유업을 계승하고 보이지 않는 허공법계의 기운을 정화하는 것이다. 과거시대 이루어진 반상, 적서(嫡庶), 노소(老少), 남녀(男女), 종족(種族)의 차별로 인해 침해당한 인권을 해원(解寃)시켜 주고 동학농민의 넋과 좌우 이념대립으로 무너진 생명들, 남북전쟁 중 스러진 민초의 한(恨)을 어루만져 위로함이다.

호국보훈(護國報勳)과 추원보본(追遠報本)의 6월 맞아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충의와 위훈을 기리고 이 땅에서 이슬처럼 사라져간 수많은 목숨을 추모하는 육일대재를 통해 모든 사람이 남을 미워하지 않고 용서하며, 척지지 않고 은혜를 베풀면서 살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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