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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져 가는 동학 유적지 장마철 큰비에 무너질 판
쓰러져 가는 동학 유적지 장마철 큰비에 무너질 판
  • 김정엽
  • 승인 2014.06.2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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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평 집강소 건물 3개월새 붕괴 빨라져 / 본보 지적에도 보호조치 없이 폐가 방치 / 김제시 "등록문화재 아니다"예산 타령
   
▲ 사진 위는 지난 19일 김제 원평집강소 대청 처마 부분이 무너져 내린 모습. 석달 전인 지난 3월 18일 김덕명 장군의 증손자인 김석태 전국동학농민혁명유족회장과 함께 방문했을 당시(아래)와 비교해 붕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동학농민혁명 당시 민가에 설치된 집강소 자리로는 유일하게 남아 있는 ‘원평집강소’의 붕괴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지만, 관계 당국의 대처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원평집강소에 대한 문화재 등록이 추진되고 있지만, 장마철 큰 비가 내려 건물 전체가 붕괴되면 이마저도 헛수고에 그칠 수도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전북일보가 지난 19일 김제 원평집강소를 방문해 건물 붕괴 상태를 점검한 결과, 대청 처마 부분 절반 가량이 흙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있었다. 또 처마 위에 있던 기와도 무너진 틈 사이에 끼어 살짝만 건드려도 쏟아져 내렸다.

붕괴는 건물 중앙 지붕에서도 진행되고 있었다. 무너진 처마 위쪽으로 V자 모양의 골이 형성, 기와 수 십 장은 이미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방 안으로 쏟아졌다.

뜯겨진 천장 사이로 보이는 상량문에 ‘光緖捌年壬午三月二十(광서팔년임오삼월이십·1882년 건립)’ 문구만이 건물의 역사를 대변하고 있을 뿐 붕괴 직전의 폐가나 다름없었다.

앞서 지난 3월 18일 이곳을 방문했을 당시에도 붕괴 직전의 처마를 철재 봉이 아슬아슬하게 버텨내고 있었다. 그나마 이 철재 봉도 민간 동학단체에서 설치해 놓은 것이었으며, 이마저도 불과 세 달을 버티지 못해 무너졌고 붕괴는 중앙 지붕까지 확대된 셈이다.

이 같은 붕괴 속도를 고려하면 곧 다가올 장마철에 큰 비가 오거나 강우가 지속될 경우 건물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하루 빨리 보존 대책을 실행해야 하는 이유다.

그러나 김제시는 붕괴 위험성은 인지했지만 등록문화재가 아니라는 이유로 예산 집행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김제시 관계자는 “시설담당자와 원평집강소에 비닐을 씌우는 등의 방안을 알아보고 있다”면서 “하지만 등록문화재가 아니기 때문에 예산을 쓸 수 있는 범위가 한정적일 수밖에 없고, 조만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동학 관련단체 관계자는 “원평집강소에 대해 문화재 등록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건물이 무너져 내린다면 아무 의미가 없는 일이 되어 버린다”며 조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을 생각해보면 상징성이 매우 큰 원평집강소가 관리소홀로 사라진다면 역사 앞에, 그리고 동학농민혁명에 참여했던 선조 앞에 너무나 큰 죄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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