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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멈췄다'…전주 시내버스 파업 원인과 해법은
'또 멈췄다'…전주 시내버스 파업 원인과 해법은
  • 연합
  • 승인 2014.07.08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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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해고 기사 자살 둘러싸고 보상·관련자 처벌 갈등

전북 전주의 시내버스가 노사갈등 끝에 또다시 멈춰 섰다.

 2010년 이후 두 차례의 전면 파업과 부분파업을 합치면 네 번째로 전주 시민의 발이 묶인 것이다.

 7일에 이은 8일 부분 파업에는 전주지역 시내버스 5개사 중 4개사(전일여객, 제일여객, 호남여객, 신성여객)가 참여했다.

 공공운수노조 소속 조합원이 운행하는 버스는 전체 360여대의 시내버스 가운데 130여대에 달한다.

 공공운수노조 전북버스지부는 합법적인 쟁의절차를 거친 전일여객과 제일여객을 중심으로 출·퇴근 시간 버스 운행을 멈추는 부분파업을 벌이고 있다.

 이번 노사 갈등은 부당해고를 당한 뒤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자살을 기도한 신성여객 버스기사 고(故) 진기승씨 사건을 계기로 시작됐다.

 전주 시내버스 노조와 사측은 진씨의 죽음에 대한 사과, 유족의 보상문제, 재발방지 대책, 책임자 처벌을 놓고 진씨가 자살을 기도한 4월 30일부터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반복되는 파업을 막기 위해 전주시와 고용노동부 전주지청까지 나서 중재했지만지난 5일 잠정 합의까지 갔던 협상안이 사측의 번복으로 무산되면서 파업으로 이어졌다.

 ◇진씨의 죽음에 대한 사과문제 노조는 진씨의 죽음에 회사의 고의적인 복직 지연과 노조 탈퇴 강요가 있었다며사과를 요구해왔다.

 진씨는 해고가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기 하루 전 회사에 있는 국기봉에 목을 맨 뒤 33일 만에 숨졌다.

 노조는 진씨가 회사로부터 회유와 압박, 멸시를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던졌다는 입장이다.

 진씨는 회사와 2년여간의 소송으로 생활고에 시달렸고, 노조 탈퇴를 조건으로 사측 간부들로부터 복직을 약속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진씨의 동료는 "진씨가 고등학생과 중학생 자녀를 두고 있었으나 오랜 법정싸움으로 인한 생활고 때문에 교육비조차 내지 못해 괴로워했다"며 "가족들 때문에 노조탈퇴라는 어려운 결정을 했는데 복직조차 기약이 없자 잘못된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사측인 신성여객은 처음에는 진씨의 죽음과 회사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추후 도의적인 책임이 있다며 사과 의사를 밝혔다.

 신성여객은 실제 7일 지역신문에 한명자 회장 명의로 낸 호소문에서 "불행하게 유명을 달리하신 고 진기승님께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며 부친을 여의신 두 자녀들과 유가족께 심심한 위로를 드린다"며 "경위와 원인을 떠나 이 같은 불행한 사태에 대하여 회사로서 머리 숙여 송구스러운 뜻을 전한다"고 정식 사과했다.

 ◇보상 문제와 관리자 징계 이번 노사갈등의 핵심 쟁점은 진씨의 유족에 대한 보상 문제와 진씨 죽음과 관련한 관리자 징계다.

 신성여객은 도의적인 책임을 통감한다는 발표와 함께 유족 보상책을 제시했다.

 사측은 지난 7일 유족에게 월 200만원씩 10년간 보상금 2억4천만원을 지급하고 자녀 2명에 대한 학자금 8천만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에 대해 회사가 10년간 그 약속을 지킬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고, 회사가 파산할 경우 유족이 돈을 받을 수 없다는 이유로 일시금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전주시는 보상금 일부를 일시금으로 지급하고 4년에 걸쳐 나머지 보상금을 지급하자는 중재안을 가지고 노사 양측을 설득하고 있다.

 노조는 "유족 및 사측과 협의를 통해 전주시의 제안을 받아들였지만 사측이 이 를 번복하고 애초 제시한 보상안을 주장하고 있어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보상문제와 함께 진씨 죽음과 관련한 사측 관리자의 징계도 노사 갈등의 한 축이다.

 노조는 진씨의 죽음과 관련해 노조 탈퇴를 요구하고 복직 약속을 지키지 않은 회사 간부 3명에 대해 의원면직이나 해고를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인사권은 경영진의 고유권한으로 노조의 요구에 따라 해고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설사 해고를 한다 해도 이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징계를 거부한 상태다.

 ◇민형사상 책임 '면책' 신성여객 조합원들은 진씨가 자살을 기도한 4월 30일부터 '불법' 쟁의행위에 들어갔다.

 노조는 버스 출차(出車)를 막았고 두 달여가 지난 지금까지 출자 저지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사측은 이 같은 투쟁을 명확한 업무방해로 규정하고 조합원들을 고소했고, 노조는 사측이 원인 제공을 했다는 면책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5일 전주시의 중재로 진행한 노사협의에서는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잠정 합의가 이뤄졌지만 신성여객 측이 현재 이를 번복한 상태다.

 공공운수노조 전북버스지부 곽은호 조직국장은 "전주시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노사 양측이 합의한 사항을 신성여객 측은 손바닥 뒤집듯 뒤집었다"며 "시민의 발을 볼모로 자신들의 이익만 추구하는 '버스 자본'의 모습을 보여준 신성여객의 태도에 변화가 있지 않는 한 파업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시의 한 관계자는 "전주시의 중재로 이미 잠정합의안이 마련된 만큼 노사가 조금씩 양보해 그 합의를 수용하면 된다"며 "먼저 서로를 인정하고 양측 간의 뿌리 깊은 불신을 깨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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