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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락 페스티벌] '음악'과 '국악'이 하나로 포개진 순간
[여우락 페스티벌] '음악'과 '국악'이 하나로 포개진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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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9.05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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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음악 주제 장기간 진행 / 국악은 재미가 없다는 생각 그 전제가 이미 잘못된 것
▲ 여우락 공연.

올해로 5회를 맞은 ‘여우락 페스티벌’은 지난 2010년에 공명, 노름마치, 들소리, 소나기프로젝트까지 네 팀으로 출발해 2014년 현재는 23일간 10개 단체, 100명이 넘는 출연진이 참가하는 축제로 성장했다. 공연 외에도 대학의 전통음악 전공자를 대상으로 하는 4박 5일간의 워크숍, 관객과 좀 더 가까운 만남의 시간인 여우토크, 어린이 대상 음악체험 프로그램인 여우락 스쿨 등 여러 이벤트가 있다. 공연계에서 비수기로 불리는 7월, 그것도 장기간 계속되는 음악축제로는 아마도 여우락 페스티벌이 유일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여우락 페스티벌은 모두 유료공연으로 진행되는데 작년에 이어 대부분의 공연이 조기 매진되는 바람에 일부 공연은 추가적으로 진행되기도 했다. 티켓판매가 어려운 전통음악계의 현실을 고려할 때 여우락 페스티벌의 성장세와 티켓판매 및 객석점유율은 대단히 이례적이다.

△외국에선 활발, 국내에는 알려지지 않은= ‘여기 우리 음악이 있다’의 줄임말인 여우락 페스티벌. 첫 해에 참가했던 4개 단체는 한국전통음악을 바탕으로 하는 창작단체로 외국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정작 한국에서는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몇 번의 페스티벌 기획 회의를 하는 동안 ‘여기 참 괜찮은 우리 음악이 있는데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함께 즐기고 싶다’라는 의견이 자연스럽게 나왔고 이내 ‘여우락’이라는 이름이 만들어졌다. 다른 한편으론 전통음악이 바탕이지만 ‘오늘의 관객과 함께하는 바로 여기, 지금의 음악’으로 자리매김 하고자 ‘우리 음악’이라는 표현을 쓰게 됐다.

페스티벌의 프로그램 구성 및 홍보에 참여할 때 ‘국악’이나 ‘전통음악’이라는 낱말의 사용을 의도적으로 최대한 배제했다. 국악은 지루하다는 선입견이 거슬리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음악’과 ‘국악’을 구분하지 않고 관객들이 그저 음악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옛 것 그대로의 음악과 내일을 고민하며 만들어진 오늘의 음악을 구분하되 수직적 상하관계가 아닌 양쪽 모두 존중하며 수평적인 관점에서 보일 수 있도록 했다.

△국내·해외음악 비교해야 진면목 알아=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이 국악은 재미없고 지루하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 공연을 하면서 ‘직접 보니 재미있으시죠?’라는 멘트도 많이 했다. 그런데 전통음악이 과연 재미없는 것일까? 왜 일부만 그렇게도 전통음악을 좋아하는 걸까? 오랫동안 스스로에게 했던 질문이고 나름의 해답을 불과 얼마 전에 얻었다. 자기반성을 겸하자면 ‘국악을 재미없게 연주하는 내 자신이 문제’ 라고 생각했다. ‘국악이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는 전제가 이미 잘못된 것이었다. 그러면서 자꾸 강요하듯 사람들에게 들이밀었고 몰라준다고 불평했다. 치기어린 자아도취였다. 얄팍한 기술을 좀 할 줄 안다고 오랜 시간을 거쳐 완벽에 가깝게 다듬어진 전통음악을 마치 내가 이룩한 것처럼 우쭐댔다. 외국에서는 국악이 마치 세계 최고의 우월한 음악인듯 뽐내며 상대를 얕잡아 보기도 했다. 다행히 훌륭한 아티스트들을 만나며 이런 바보 짓은 오래지 않아 그만두었다. 모든 것이 음악을 제대로 알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내가 알고 있는 국악만이 전부인 줄 알았던 것이다. 내부에서 음악과 국악이 하나로 포개졌던 순간 세계관이 바뀌는 경험을 했다. 오랜 시간 바깥세상과 교류하며 수입과 수출을 통해 이루어진 우리 전통음악의 진면목을 볼 수 있었다. 국내음악과 해외음악을 비교하며 만나볼 수 있는 전주세계소리축제를 통해 독자들도 같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 장재효 여우락 페스티벌 예술감독

※이 칼럼은 전주세계소리축제와 공동연재하고 있으며, 소리축제 공식 블로그 ‘소리타래(http://blog.sorifestival.com)’를 통해서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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