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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을 걸어야 진실 밝히는 세상…'오만과 편견' 9.7% 종영
목숨을 걸어야 진실 밝히는 세상…'오만과 편견' 9.7% 종영
  • 연합
  • 승인 2015.01.1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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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은 잡았지만…부장검사 피살 암시하고 수석검사는 옷벗어

진실은 밝혀졌고 공소시효 만료 당일밤 마침내 범인은 잡았다.

 무려 15년간 그토록 잡고자 했던 재벌가 화영의 얼굴 없는 거두 박만근은 드디어 얼굴을 드러냈고 법정에서 온갖 죄목으로 징역 20년 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이것으로 거악이 척결됐다고 할 수는 없다.

 그래서 씁쓸하다.

 그런데 그게 현실이다.

 박만근을 잡아넣은 '대가'로 문희만 부장검사는 죽음을 각오했고 실제로 드라마는 재판을 마치고 나오자마자 그가 살해당할 것임을 암시했다.

 구동치 수석검사는 의사에서 검사로 자신의 진로를 변경하게 한 15년 전 미제사건을 마침내 풀었지만, 그 과정에서 바로 자신의 과거에 발목 잡히면서 검사 옷을 벗게 된다.

 MBC TV 월화극 '오만과 편견'이 지난 13일 전국 시청률 9.7%, 수도권 시청률 10.8%로 막을 내렸다.

 지난해 10월27일 11.2%로 출발한 이래 두달여 월화극 시청률 1위를 달리다 막판경쟁작에 추월당했던 '오만과 편견'은 마지막회에서 다시 시청률 1위를 탈환했다.

 '오만과 편견'의 21회 평균 시청률은 10.4%, 최고 시청률은 12.8%(11월11일)로 집계됐다.

 월화극 세 편이 불과 1%포인트 내의 근소한 차이로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는 상황이라 시청률 격차는 큰 의미는 없지만, 그래도 마지막에 1위를 탈환하면서 '오만과 편견'은 스토리와 함께 시청률에서도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날 경쟁작인 SBS TV '펀치'는 9.6%, KBS 2TV '힐러'는 9.1%를 기록했다.

 '오만과 편견'은 1999년 12월 발생한 유아 납치 살해 사건의 용의자를 추적해온구동치(최진혁 분), 한열무(백진희) 두 청년 검사와 '대의'를 위해서는 어떤 것을 희생해도 상관없다는 검찰 간부들의 비뚤어진 잣대와 야망, 정치권과 검찰도 마음대로 조종하는 무소불위 재벌이 복잡하게 얽힌 이야기다.

 15년 전 미제사건의 공소시효가 3개월 남은 시점에서 시작한 드라마는 데드라인을 향해 달려가는 시간과의 싸움 속에서 끝까지 진실을 파헤치고 정의를 구현하려 몸을 던지는 청년 검사들의 이야기를 설득력 있게 그렸다.

 무엇보다 매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긴장감을 유지했고, 흐릿했던 기억의 퍼즐을 하나씩 맞춰나가는 과정에서 스릴을 안겨주면서 마지막까지 보는 재미를 줬다.

 다만 야심차게 달려나갔던 전반과 달리 후반에서는 벌여놓은 판을 수습하는 과 정에서 뒷심이 다소 달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증거도, 기억도 가물가물한 15년 전 사건을 현실로 불러내는 과정에서 초반에 너무 많은 트릭을 깔아놓은 탓에 후반에는 지나치게 사건이 복잡하게 포장돼버리고 말았다.

 거악의 중심인 박만근을 전혀 예상치 못한 검찰 내 인물로 설정해버리면서 이야 기가 꼬일대로 꼬여버린 것. 제작진은 애초 다른 구상을 했으나 여러 사정상 막판에 박만근을 최광국(정찬) 검사로 정해버리면서 부랴부랴 처음부터 이야기를 다시 꿰맞춰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는 과정에서 막판 시청자가 경쟁 드라마로 이탈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만과 편견'은 애초 제작진이 내걸었던대로 '진짜 검사 드라마'를 그리고자 처음부터 끝까지 애를 썼다.

 비뚤어진 검사, 절대 손해 안보려는 노회한 검사, 부의 하수인이 된 검사 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검찰 권력의 모습도 까발렸지만 진실과 정의를 끝까지 추적하고, 양심에 따라 행동하는 젊은 검사들의 모습을 밀도 있게 조명하며 희망을 안겨줬다.

 김진민 PD는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열심히 일하는 검사들이 세상을 위해서 어떤일을 하는지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세상을 구하지는 못해도 세상을 지키는 검사들이 주인공"이라고 밝혔는데, 그 말대로 이야기는 흘러갔고 막을 내렸다.

 온갖 부정부패는 물론이고 천인공노할 유아 납치와 살해, 살인교사로 화룡점정을 찍은 박만근은 법 위에서 뛰어노는 가진 자들을 대변했다.

 또 사실과 진실의 커다란 간극, 대를 위한 소의 가차없는 희생, 정의를 제멋대로 해석하는 오만한 권력의 모습 등이 극적 재미를 위해 끝까지 '드라마틱하게' 그려지긴 했지만, 시청자는 그 안에 깔린 실제 현실의 모습을 바라보며 가슴아픔과 씁쓸함을 느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억상실인 척마저 해야하고,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목숨을 내걸어야 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드라마일뿐'이라고 치부하기엔 지금도 우리가 보고 듣는 현실 속 뉴스들이 살벌하기 때문이다.

 '오만과 편견'은 출연진 캐스팅에 애를 먹고, 어렵게 출연진을 꾸려 시작할 때도 별반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끝난 지금은 배우들의 발견과 재발견이 이뤄졌고, 새로운 것을 보여주려고 했던 제작진의 뚝심 있는 노력이 빛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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