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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철과 리더십 유감
고속철과 리더십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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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2.11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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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기하 전주MBC 보도국 선임기자
‘엘리베이터 안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가능한가’에 대한 토론은 가능한 주제인가?

적어도 한국사회에서는 불가능하다. 이게 상식이다. 최근 중국여행 중에 엘리베이터 안에서 담배를 피우는 경우를 여러 번 보았다. 이런 사회라면 토론은 가능할 수 있겠다.

그런데 우리 사회가 상식의 사회일까? 비상식의 상황이 우리사회 곳곳에 있다. 더 이상 논쟁이 필요 없는 주제로 끝없는 토론을 계속해야 한다면, 그 사회는 비상식의 사회다. 이런 비상식이 호남고속철 전 구간 개통을 앞두고 이어지고 있다.

호남KTX 운영계획안 비상식

비상식의 논란은 고속철이 개통되면, 운행편수를 기존 하루 62회에서 82회로 늘리고, 증편되는 20회 가운데 18회를 서대전으로 경유한다는 코레일의 운영안이 알려지면서 촉발되었다. 고속철이 개통되면 익산에서 서울까지 1시간 6분이 걸린다. 그런데 서대전을 경유하면 45분이 더 소요된다. 애초 고속철의 건설취지는 온데간데 없게 된다는 것이다.

증편되는 운행편수도 모두 고속철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호남권의 주장이었다.

그런데, 최근 국토부의 발표는 황당하다. 호남고속철도는 서대전을 경유하지 않는다고?

그걸 몰라서 이 난리를 치뤘단 말인가? 호남고속철의 서대전 경유 무산은 이미 2005년 호남고속철노선이 오송으로 결정되면서 끝이 났었다.

국토부 발표에 따르면 호남선 고속철은 기존편수에서 겨우 4편을 증편하고, 서대전 경유 노선을 18편을 유지하는 새로운 KTX를 운행한다는 것이다. 호남고속철의 20편 증편 서대전 절대불가를 외치며 계속된 전북의 성난 민심은 어디로 갔는가? 국토부의 발표대로라면 지난 한 달 동안 호남권, 전북이 그렇게 험한 고생을 할 필요가 없었다. 국토부의 호남고속철 운행계획 발표에 대한 전라북도의 반응은 참담하다. ‘대승적으로 수용한다’고 밝혔다. 거듭 얘기지만, 이번 논란의 핵심은, 증편 운행되는 호남고속철편수 20편의 서대전 경유 절대 반대였다. 이번 국토부 발표는 이게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전라북도의 ‘대승적 수용’은 무슨 의미인가?

이 고속철의 저속철 논란을 보면서 안타까운 것은 우리지역의 리더십이다. 지금까지 속 시원한 리더십을 못 보았다는 것이다. 실패한 리더십, 고집의 리더십, 뻔뻔한 리더십은 보았는데 책임의 리더십, 믿음의 리더십은 보지 못했다. 이래가지고는 지역이 제대로 가기 어렵다.

이번 논란과정에서 우리지역에 남은 것은 무엇인가? 증편되는 KTX의 서대전 경유 불가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면서 환영한다는 지역의 리더십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도대체 생각이 있는 리더십인지 묻고 싶다.

우리지역 리더십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이번 저속철 논란에서 보여준 리더십은 수년전 LH본부 유치경쟁에서 보여준 리더십의 형태와 크게 다를 바 없었다. 과거의 낡은 리더십 일 뿐이다. 이런 방식으로는 우리지역을 설득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타지역을 설득하기에는 부족하다. 무조건 반대, 결사 반대, 이런 리더십은 아니다.

지도자들 책임있는 모습 보여줘야

이번 서대전 경유 절대반대라는 주장이 과연 토론의 주제가 될 수 있었는가-, 상식의 토론 주제인가, 비상식의 주제인가-고민했어야했다.

이번에도 서대전 경유 절대 반대만을 주장하다가 이게 관철되지 않았다. 이제 우리의 지도자들은 무얼 할 것인가? 대승적 수용? 아니면 말고?

저속철 논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도자라면 최소한의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게 지도자가 선택해야할 최소한의 ‘상식’이다.

그래야 지역이 활기가 있고, 지역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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