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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의 즐거움
창조의 즐거움
  • 기고
  • 승인 2015.03.18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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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진순 완주군 중앙도서관장
지식인은 정보와 정보의 관계를 잘 엮어내는 사람이다. 천재는 정보들의 관계를 독창적인 방식으로 엮어낼 줄 아는 사람을 가리킨다. 정보검색을 통해 누구나 방대하고 정확한 지식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하지만 단편적인 지식을 얻었다고 누구나 지식인이나 천재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책은 창조 활동 도움주는 훌륭한 도구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은 그가 펴낸 〈에디톨로지〉에서 창조는 편집이라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지식(Knowledge)’은 정보들의 관계를 말하고, ‘새로운 지식’은 정보와 정보의 관계가 달라지는 것을 일컫는다.

창조활동을 가능하게 만드는 훌륭한 도구 중 하나가 책이다. 활자가 주는 설렘이 창조의 기적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제목만 보아도 상상력을 발동시키는 책이 있다. 똑같은 사물을 보고도 감동은 만인 만색이듯 저자가 세상을 관조하며 써내려간 이야기는 늘 새롭다. 읽다 보면 마음 깊은 곳에 잠재되어 있던 다양한 사고와 느낌들이 날개를 퍼득인다.

우연히 발견한 책의 표지 그림이나 제목조차 새롭게 다가올 때가 있다. 그 안에 든 짧은 소개 글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자연스레 빠져드는 몰입의 세계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삶의 방향을 제시한다.

참신한 아이디어도 독서를 통해 얻는다. 몰입해서 읽은 몇 권의 책은 크고 작은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 내 어깨를 토닥여주는 위안자, 친구, 멘토가 되어 주기도 한다. 내게는 히로나카 헤이스케 교수의 〈학문의 즐거움〉 같은 책이 그렇다. 수학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드상 수상자인 그는 배움을 즐기면서 인생의 참 의미를 깨닫고, 자신을 발견했다고 술회한다. 묻고 듣기를 반복하는 가운데 새로운 지식과 사고방식을 터득했던 것이다.

이제는 그 책에서 읽었던 내용을 기억하진 못하지만 제목만큼은 평생의 길잡이가 되고 있다. 공부는 인생의 기본이고, 창조하려면 먼저 배워야 하는 것이다.

공연장, 미술관, 도서관 같은 공간을 드나들며 지속적으로 고양된 문화예술의 향유 능력을 ‘문화자본’이라고 한다. 각자의 문화자본은 새로운 지식이나 독창적 아이디어를 창조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된다.

미래 사회는 흥미로운 이야기의 창조자를 주목할 것이다. 그 어떤 사물이나 사건에도 독창적인 눈길을 보낼 줄 알아야 한다. 독서가 주는 무한한 꿈, 위로와 휴식, 자기 쇄신의 시간을 통해 창조와 행복의 수혜자가 되어야 한다.

창조하는 인생이야 말로 최고의 인생이다. 자신의 내면에 잠재된 재능이나 자질을 퍼올려 새로운 걸 재탄생시키는 기쁨을 무엇에 비할 것인가. 사색과 생각의 확장으로 이어져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가슴 벅찬 즐거움이다. 또한 주어진 시간을 주체적으로 편집함으로써 삶의 주인은 바로 자신임을 또렷하게 인식하는 과정이기도 한 것이다.

문화콘텐츠 생산자들 대우해줘야

오랫동안 각고의 노력으로 얻은 풍부한 지적 능력이나 예술적 역량을 발휘해서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생산해내고 있는 이들에게는 그에 걸맞는 대우를 해주어야 한다. 그들의 크고 작은 지적재산을 지켜주어야 한다. 거기에 합당한 보상을 제공하는 사회적 시스템을 구축해서 그들의 창조활동이 지속될 수 있어야 한다.

아인슈타인은 인생의 가장 훌륭한 스승은 즐거움이라고 했다. 누구를 막론하고 공부와 창조활동에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면 그 삶은 지금보다 훨씬 풍요로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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