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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
  • 기고
  • 승인 2015.04.24 23:0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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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도 눈물도 없는 원칙과 소신 위험 / 누리예산 세워야
▲ 김영기 객원논설위원,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대표
누리과정 예산 미책정에 대한 어린이집 관계자들의 외침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어린이집을 지켜야 할 원 관계자들이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전북교육청을 상대로 한 어린이집 연합회의 외침은 허공에서 산산이 부서지며 메아리 없이 분노와 저항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도교육청 앞에서는 연일 김승환 교육감 규탄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학부모들은 불안감이 깊어진다.

김승환 교육감의 ‘법대로’와 불통, 왜곡된 소신 앞에 애꿎은 어린이집 원장들과 교사들,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길 수밖에 없는 학부모들은 법과 소신의 도구로 전락된 지 오래다. 복지부와 교육부, 박근혜 정부의 공약,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교육 재정 분담과 관련된 힘겨루기, 소신과 철학의 문제 등은 하루아침에 해결 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법이 미비하면 교육감들과 정치권이 나서 법으로 풀어야 하고 부당하면 교육부를 상대로 교육청이 앞장서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러한 과정에서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길 수밖에 없는 부모와 아이들, 어린이집 교사, 원 관계자들이 더 이상 피해를 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도교육청이 교육부에 대해서는 ‘을’이라 하더라도 어린이집과 학부모를 상대로 ‘갑’인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이는 대통령과 중앙정부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선거를 통해 도민들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교육감과 도교육청에도 해당된다.

중앙권력과 지방권력의 소신과 원칙, 철학의 차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주권자 일부인 어린이집 관계자들과 학부모들의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

누구나 알고 있다. 중앙권력이 횡포를 부리고 갑질을 해대며 지방 정부를 요리하려 한다는 것을. 지방 교육 자치는 아직도 많은 영역에서 자유롭지도 못하다. 중앙정부를 규탄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그렇다고 지방 정부도 주권자인 지역민을 상대로 갑질을 하려 해서는 안된다. 약자인 주권자를 외면하는 행태는 결단코 지지를 받을 수 없다. 모래성에 쌓은 편견과 아집, 허울일 뿐이다. 주권자인 지역민을 불편하고 피곤하게 하며 피해가 있는 것을 뻔히 알면서 이를 외면하고 외치는 진보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진보는 목적도 만능도 아니다.

진보만 외치면 모든 것이 양해되며 당연히 올바른 것은 더더욱 아니다. ‘법대로’를 외치며 자신은 책임이 없으니 중앙정부를 상대로 싸우라는 말만 되풀이하는 것이 타당한가?

지난 현대사를 보아도 진보를 외치는 것만으로 시민들이 행복해지지도 않았다. 허울뿐인 진보는 보수보다도 더욱 주권자인 국민을 억압하고 황폐화시킨 예가 많다. 선거로 선출된 지방 정부는 점령군도 아니고 혁명군은 더욱 아니다. 법의 테두리 안에 있다. 권력의 원천은 지역민이다. 자신의 가치와 철학을 보존하기 위해 지역민을 거리로 내몰고 볼모로 삼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김승환 교육감은 여타의 타 지역 교육감들보다 법과 원칙을 늘 강조해 왔다.

도민들을 상대로, 도의회, 학교 현장에서 말만 하면 항상 법을 강조할 뿐만 아니라 자신 이외의 모든 사람들을 ‘법’이라는 이름으로 가르치려 들었다. 국보급 선민의식이다. 왜곡된 유대의 선민의식이 얼마나 많은 힘없는 아랍인들을 피와 죽음으로 내몰았나를 생각해 본다. 소신과 원칙은 자신보다 센 권력자들을 향해야 한다.

그러면서 자신이 외치는 법, 소신과 원칙으로 인해 불편한 사람은 없는 지 늘 확인하고 뒤돌아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도 괴물인 중앙권력자들과 다를 바 없고 그들을 닮아가게 된다. 피도 눈물도 없는 진보나 원칙과 소신은 위험하다. 애민이 빠진 진보는 역사를 후퇴시키고 폭력으로 귀결될 확률이 높다. 사람 향기 나는 교육감, “돌격 앞으로!” 만이 아니라 지역민을 위해 일시 후퇴도 할 수 있는 교육감을 기대하는 것이 전북에서는 불가능한 것인가?

더 이상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지역민이 없어야 한다. 어려운 조건이지만 의회와 함께 누리예산을 세워가며 법과 소신을 이야기하고 중앙정부와 싸워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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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희 2015-05-17 00:31:47
백번 천번 옳은 말씀입니다